임지호 화백의 예술…시시각각 유동하면서 우주의 본원을 향해 비행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1/05/03 [10:03]

임지호 화백의 예술…시시각각 유동하면서 우주의 본원을 향해 비행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1/05/03 [10:03]

방랑 식객으로 애칭(愛稱)되는 자연요리전문가 산당 임지호 화백은 화업 30여년의 중견작가다. 그의 예술은 요리스케치에서 발원되어 쾌감의 형태소를 넘어 추상의 세계를 펼치면서 본격적으로 개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이 예술의 다리가 되어 낯 섬들과 소통하면서 오염된 마음들을 조금이나마 정화하는 청량제가 되길 갈망하면서, 임지호 화백 예술의 특징들을 살펴본다.  

 

요리스케치에서 발원되어 쾌감의 형태소를  넘어 추상의 세계를 펼치다

         

산당 임지호 화백은 음식하나로 신비의 세계를 구축해 놓은 명인이다. 지난 기사(4 6. 석모도 앞에 울려 퍼지는 울부짖는 생명 미학)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의 삶은 참으로 다사다난했고, 어찌 보면 눈물서린 삶이었다. 그는 이제 미술이라는 또 다른 예술의 창을 열고 거친 항해를 시작했다.

 

▲ 작업하는 임지호 화백(2018. 산당아틀리에)


1990년경부터 붓을 들기 시작하였으니 화업 생활은 30여년에 이르고 있다. 음식명인의 유명세에 밀려 그의 회화세계가 살짝 가려져 있었을 뿐, 그의 회화적 내공은 결코 범상치 않다. 그의 회화는 자연의 음식에서 받은 영감의 표현으로 출발했다. 단맛, 쓴맛, 매운맛, 짠맛 등등의 자연음식의 갖가지 향취가 작품의 뿌리이며, 음식과 회화가 서로 상생작용을 일으키면서 창조본능을 자극했다.

 

그는 수많은 요리스케치 작업을 하였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요리스케치 작업은 임지호 화백에 있어 일종의 드로잉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갖가지 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요리들을 감성언어로 마음껏 표현함으로서 음식=작품의 일체화를 시도한 것이었다. 이와 관련 작가는 “스케치는 메마르지 않는 영감으로 단숨에 그려낸다. 이미 열린 통로이기에...”라고 술회하고 있다.

 

그는 머무름을 거부하는 영원한 아방가르드 작가다. 그의 요리가 날로 변화를 거듭하듯이, 그의 회화 작업 역시 광속 변화를 거듭하면서 끝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초기 구상적 회화에서 소, 새 및 물고기시리즈, 정물 등 각종생물의 형태를 축약의 쾌감언어로 표현해 나가다 이윽고 추상의 세계로 진입한다. 추상의 세계로 진입하면서 마음의 눈과 감각의 물성언어로 그려내면서 그의 작품들은 형언할 수 없는 판타지아를 울리기 시작한다.

 

얽매임을 거부하면서 무한의 상상과 함께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 특징 

 

▲ 임지호 作 달을 건지는 법. Mi×ed media, 259.1×193.9cm(2019)  © 문화저널21 DB


지난 30여 년간 산당 임지호 화백은 수천 점을 창작했다. 다행스럽게 기자는 임지호 화백의 작품 수백여점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우선 작업량에 압도되지 않을 수 없다. 더하여 30여 년의 풍상 속에 진화를 거듭해 나가는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그의 인생과 예술을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우선 그는 역경 속에서도 강인한 의지로 마침내 음식하나로 명인의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러나 운명은 그를 자연요리연구가의 영역에 머물게 하지 않았다. 섭리(攝理)의 작용에 따라 붓을 들었고, 요리스케치 작품에서 비구상을 거쳐 추상의 세계를 펼쳐가고 있다.

 

사실 그는 자연요리연구가로서의 명성을 구축하였기에 회화를 해야 할 필연성이나 절박감 등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자기 몸속에 무한한 예술의 광맥들이 분출하는 것을 참지 못해 자연스럽게 붓을 든 것이다. 결코 충동도 허영도 아니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회화세계는 풍상의 세월을 거쳐 가며 변화를 거듭했고, 마침내 영험한 추상의 예술세계를 펼치면서 화가로서 우뚝 등장하고 있다.

 

▲ 임지호 作 꿈꾸는 소. Mi×ed media, 162.1×130.3cm(2016)  © 문화저널21 DB


30여년에 걸친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회화세계를 짧은 문면으로 스케치하기에는 언어의 빈곤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나, 우선 그의 예술은 얽매임을 거부하면서도 생명율의 법칙에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 특장이다. 그의 작품들은 누구의 것과도 닮지 않는 유일한 것으로 정신세계의 표현이다. 즉, 어느 유파에 경도되거나, 지금까지 보아온 것들에 대한 연상 등을 철저히 거부, 무한의 상상력을 불러오게 하면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어쨌든 그의 작품들은 자연요리연구가로서 정진을 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그러므로 자연요리들은 그의 회화에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즉,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회화세계를 불타오르게 한 것이다. 요리스케치에 시작된 그의 작품들은 생동하는 존재들(새, 물고기, 정물, 꽃과 나무 등 정물)을 표현, 감수성이 더욱 돋보이면서 맛깔스런 음식처럼 유머와 위트가 흘러넘쳤다. 이어 추상작업에 천착하면서 지구의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영원함을 표현함으로서 범신론적 영감의 세계를 구축했다. 인생(철학)의 투영인 것이다.

 

임지호 화백은 마침내 예술의 원시림 속으로 뛰어들어 우주를 향해 비행하기 시작했다. 그의 추상작품들은 나날이 발전, 빛의 층으로 점철된 시간을 넘어 영원을 갈망하는 환생의 꽃밭으로 이끌어 가면서 휘도는 바람의 숨결과 함께 영원으로의 회귀를 위한 울림과 설렘마저 오롯이 피어나게 하고 있다.

 

사실 그는 오래전부터 행태들을 서서히 지워가면서 근원의 예술을 찾아 나섰다. 특히, 2014년 강화군 석모도 앞에서 식당(산당 한정식)개업에 뒤이어 2층에 산당아틀리에를 마련하면서부터 더욱 추상예술에 심취하며 우주의 원리와 운행질서를 화폭에 담아내기 위해 몸부림쳤다. 자신의 예술들이 오랜 비바람 속에서 견뎌내면서 영생의 꽃을 피우는 무한의 열매처럼 더욱 영글어 가는 꿈을 꾸면서 말이다. 이런 과정에서 신묘함을 불러일으키는 갖가지 추상 예술이 탄생했다. 임지호 화백의 제3기 예술시대가 개막(2014〜)된 것이다.

 

▲ 임지호 作 천부경. Mi×ed media, 259.1×193.9cm(2018)  © 문화저널21 DB


이러한 작품세계 변환 등과 관련하여 임지호 화백은 “그림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마음을 비워가는 수행의 한 방법이다. 우선 작품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해야 하기 때문에 담는 것 모두가 진실해야 한다. 그러므로 수많은 영감을 떠올려가면서 한 점 한 점 찍어나가는 과정이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작품은 나의 영혼이자 분신이기에 맑은 정신으로 작품을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고된 창작 과정 등을 설명했다.

 

작가인생의 또 다른 발전계기는 고운 최치원 정신을 영감과 명상으로 형상화한 작품 창작이다. 2015년부터 고운 최치원 장편소설 전5권(저자 최진호)을 탐독하여 최치원의 유⋅불⋅선 통합 및 풍류도 선비정신과 평화, 개혁, 애국애민(愛國愛民)정신을 50여점의 그림으로 풀어내는 과정(2018〜2020년)에서 내공이 심오한 경지로 진입한 것으로 보여 진다. 소설 최치원 전5권에 삽입된 그림 등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본지 4.19〜27. 소설 최치원 6회 연재기사), 최치원 사상과 철학의 회화적 표현을 위한 불꽃같은 영감과 심오한 명상(冥想)을 통한 형태화를 성공적으로 진행시켜 광대무변한 영감의 미학을 구축했다.

 

영감과 명상에 의해 발현되어진 ‘소설 최치원’ 에서 보여 지는 작품들은 그의 예술이 궁극(우주)에 도달하려는 몸부림으로 요동치고 있으며, 마치 꿈속에서 환생(還生)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신묘함마저 느껴지게 한다. 이렇듯 그의 예술들은 시시각각 유동하면서 우주의 본원을 향해 비행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들이 오염된 마음을 정화하는 청량제가 되길 갈망. 더욱 정진을 기대 

 

▲ 임지호 作  조화로움은 열정을 춤추게 한다. Mi×ed media, 259.1×193.9cm(2019)  © 문화저널21 DB


그는 북녘이 보이는 고독한 산당아틀리에서 왕성한 힘으로 무수한 작품들을 끝임 없이 쏟아내고 있다. 각 작품 한 점 한 점 마다 봇물 터지듯 흘러내리는 영감의 향연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무관심한 관중조차 그의 작품을 대하는 순간 작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 명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음식만이 그의 천업이 될 수는 없었다. 운명의 필연적인 흐름에 따라 붓을 들었고, 초기 사실적 감동의 전달이나 감수성 경향의 구상에서 대상을 지워가면서 우주의 본질을 노래하는 추상의 세계로 진행되면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머무름을 거부하면서 완성을 지향하는 영원한 아방가르드이자 열정의 보헤미안이다. 이 점에서 천성(天成)의 예술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임지호 화백은 생의 시련들을 자양분으로 삼아 자신을 단련시켜가며 정신세계를 현대적 조형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에게 그림 그리기란 생명의 숨결로서,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상태에서 정신과 행위(창작)을 일치시키면서 혼신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예리한 긴장 속에서 그림 그리는 행위 이외에는 어떤 것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순도 높은 그의 그림들에는 지고지순함과 맑은 정신성이 듬뿍 흘러내리면서, 평온함과 희열이 뿜어 나오고 있다.

 

어쨌든 임지호 화백의 예술세계는 생명의 빛을 향한 갈망의 숨결이다. 임지호 화백의 순결하고 자유로운 영혼이 켜켜이 스며있는 투명하고 밀도 높은 작품들 속에 우주의 운행원리가 숨겨져 있다. 그 원리는 보는 이들의 관점에 따라 각각 다르게 사유될 수 있다. 임지호 화백의 작품을 풀어내는 비밀의 열쇠는 여기에 있다. 임지호 예술은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열린 예술이다. 이와 관련 임지호 화백은, “나의 작품들이 푸른 바람이 되거나 부드러운 햇살 또는 흰 구름이 되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통로를 열어주는 열린 예술이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예술의 여정에 동행을 갈망했다.

 

이제 그의 예술은 본격적으로 개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오래지 않아 한줌의 먼지로 돌아 가야하는 세상의 이치를 되새기면서 생의 종점까지 치열한 예술 혼을 불태워 작가로서의 소명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이 (예술의) 다리가 되어 낯 섬들과 소통하면서 찌든 삶의 과정에서 오염된 마음들을 조금이나마 정화하는 청량제가 되길 갈망하면서, 더욱 힘찬 정진을 기대한다.

 

▲ ‘소설 최치원’에 십입된 임지호 화백 그림  © 문화저널21 DB


산당 임지호(Yim Gi Ho. 자연요리 연구가 / 화가)가 걸어가는 길

 

산당 임지호는 그림 개인전 18회와 방송 △더 먹고 가 △정글의 법칙 with 헌터와 셰프 △잘먹고 잘사는법, 식사하셨어요? △인간극장 요리사 독을 깨다 △방랑식객 다큐 7편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99회 △한국 한국인 645회 △KBS MBC SBS EBS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 했다.

 

저서로는 △임지호의 밥 땅으로부터 △마음이 그릇이다. 천지가 밥이다 △방랑식객 맟 △행복이가득한집 △건강단 △우먼센스 △주부생활 △글마루 등 다수의 잡지에 연재했으며, 영화 <밥정 “The Wandering Chef“>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 참가연혁

서울 여성 영화제 1~7회 오프닝 퍼포먼스

전주 국제 영화제 1회 오프닝 퍼포먼스

죽산 국제 예술제 1~4회 요리 퍼포먼스

국립 중앙 박물관 주최 주한 외교관 부인 초청만찬

2008년 일본 동경 긴자 한국의 자연요리 퍼포먼스 / 싱가폴 리콴유 수상 만찬 / 가봉 대통령 만찬 / 북한어린이돕기 자장면 퍼포먼스

2003 UN (국제연합) 한국 음식축제

2004 캘리포니아 사찰 음식 퍼포먼스 / 독일 슈투트 가르트 음식시연회

2005 독일 프랑크푸르트 마르틴호텔 초청 코리안 푸드페스티발 / 베네수엘라 수교 40주년 한국 음식전 / 아르헨티나 수교 40주년 코리아 푸드페스티발 부에노스아이레스 쉐라톤 호텔 초청

2006 UN(국제연합) 코리안 푸드 페스티벌 / 미국 뉴욕 스파크링 코리아 선포식 한류우드상 수상 / 미국 푸드아트 표지모델 (12월호) / 외교통상부 장관 표창 / 문화관광부 장관상 표창 / 경기 으뜸이 선정

2011 경상북도 산채박람회 홍보대사

2012년 스페인 마드리드 퓨전행사 초청 요리퍼포먼스 (한국의 맛)

2013 터키 이스탄불 힐링 푸드쇼

2013 화천 세계 평화 안보 문학축전 24개국대사 초청 만찬 및 음식 퍼포먼스 

2017 청와대 경제인만찬 메인쉐프 외 다수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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