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노트] 미스킴, 오페라 70년사에 우뚝 선 국민오페라 되었으면

전국 극장들에 신청 받아 공급할 터

탁계석 | 기사입력 2021/06/07 [14:37]

[탁계석 노트] 미스킴, 오페라 70년사에 우뚝 선 국민오페라 되었으면

전국 극장들에 신청 받아 공급할 터

탁계석 | 입력 : 2021/06/07 [14:37]

초절전 예산 효과 만점, 앞다투어 공연 예상
 
그간 적지 않은 대본을 써왔다. 이번 작품은 소나기, 메밀꽃 필 무렵, 도깨비 동물원에 이어진 4번째 작품이다. 솔직히 평론가로서 너무 이미지가 굳은 탓에 대본 작가로 생각해주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대본을 10년 넘게 썼다. 물론 칸타타도 있다. 한강, 송 오브 아리랑, 조국의 혼, 달의 춤, 동방의 빛, 코리아판타지, 태동, 나의 나라, 훈민정음 등이다.

 

▲ 국민오페라 정착을 향한 오페라 미스킴

 

사실 미스킴은 경기문화재단 지원의 쇼케이스 작품이다. 오페라는 순수성의 가곡과 달리 경영이 따르는 사업에 속한다. 따라서 이것을 작가 입장에서 하는 것은 지난한 일이어서 손도 대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최정은 지휘자 쪽에서 작품 하나를 달라고 해서 미스킴을 건네게 되었다. 조건은 그 쪽에서 모든 경영을 하고, 여기서는 홍보 및 네트워크를 열어 주는 경영과 예술의 분리를 약속하고서다. 그래서 K-Opera  경기의 사업자 등록도 내었다.

 

아시다시피 오페라에 치명적인 약점이 큰 돈이 들고 표는 안 팔린다는 것이다. 때문에 기획사는 많지만 누구도 오페라에 손대지는 않는다. 결국 열정을 가진 오페라단들이 하지만, 그것도 외국 오페라일뿐 창작에 겁없이 달려드는 것은 가뭄의 콩이다. 재벌 자녀가 아니고서야, 확실한 손해가 보이는 창작을 하지 않는 것은 그래서 비겁함이 아닐 수 있다.

 

그 결과는  창작오페라 70년이 흘렀건만 아리아 하나가 불려지지 않고 ‘이것이 국민오페라다!’ 하는 작품이 쉽게 연상되지 않는다. 개인이 이러하고, 국립오페라단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은 체 흘러 흘러 여기까지 왔다. 40년 이상 창작을 본 입장에서 이것은 피할 수 없는 화두가 되었다. 국민오페라를 만들 수 없을까? 그 소재는 무엇이어야 하나? 나름 칸타타에서 네이밍에도 성공한 만큼 오페라에서도 하나 대어(大漁)를 건지고 싶었다. 그래서 나온게 미스킴(Miss Kim)이다. 

 

수많은 작곡가들이  밤을 지세우며 작품을 낳기는 했으나 일회성에 그칠뿐 대책이 없었다. 누구라도 홈런 한방 날려야 오페라가 풀릴텐데… 나에겐 이런 간절함이었다. 그렇다. 황무지에서 꽃을 피우려면 지극 정성이 필요하다. 최고를 투입하자. 최대의 노력과 정성으로 감동을 만들자. 당장 눈 앞에 이익이 아니라, 길을 만들어야 누구나 길을 갈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한번 실행에 옮겨 보기로 하자.

 

글로벌 수준의 특급 선수들 투입, K-Opera 원정 경기가능할 듯  

 

돈, 돈. 돈부터 앞세우면 안하면 그만인 것이고, 얼마주냐? 연습 빠지고 하는 등의 구태라면 아예 근처에도 올 수 없게 하겠다. 엄격한 정신훈련을 바탕으로  그래서 하나로 뭉쳐 터지고 나면  살길이 생긴다는게 최정은 예술감독의 마인드다(그는 지난주 독일 바덴바덴과 체코에 초청받아 오케스트라를 연주하고 돌아와 지금 자가 경리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뉴욕타임즈로부터 극찬을 받은 안병구 연출가(이내 그의 작품은 영국 에든버러에 초청을 받았다). 금상첨화로 색소폰의 달인 이정식 색소포니스트가 까메오로 등장해 색소폰 동호인들을 흥분시킬 것이다.

 

작곡가 박영란 수원대 교수 역시 실력파다. 3년 전인가 한류 국가브랜드 작품 만든다고 정부가 공모한 관현악곡에서 아리랑으로 대통령 상을 받았다. 이후 작품들을 통해서도 필자는 그의 작품성에 공감했다. 이로써 스텝진의 평론가 1차 검증은 끝난 셈이다. 이제 고스란히 남은 것은 관객의 몫이요 평가다. 음식이 세프의 주장에 있지 않듯 맛을 선택하는 것은 손님이다. 이번 오페라가 국민 심판대에 올랐으면 한다. 공연은 오늘 10월 중 무대에 오르며, 7월부터 지역의 극장들로부터 신청을 받는다.

 

<오페라의 줄거리>

 

'미스킴'은 우리의 근대화, 산업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룸살롱을 배경으로 소시민의 애환을 담은 것이다. 우리가 겪어 온 일상이자 현실을 반영한 베르즈모 (Verismo=사실주의)오페라이다. 그래서 오늘의 진행형 스토리다.

 

화가가 꿈인 ‘미스킴’은 룸살롱에서 일하면서, 대기업의 술상무인 박상무와 동병상련의 사랑을 싹 틔운다. 여기에 성악가 출신으로 이태리 유학이 좌절된 강마담과 유흥업소를 뛰는 색소폰 김씨 아저씨 등 소외의 그늘에서 을(乙) 의 사람들의 입장은 마치 영화 국제시장을 보듯이 감성 피부에 따갑게 와닿는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꿈을 되찾으려는 사회풍자오페라. 그래서 절망을 딛고 일어선다. 어둠에서 빛을 찾아 나비가 되는 인생 재기(再起)극이어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휴먼 드라마다. 무엇보다 이번 오페라가 출구가 막힌 청년 성악가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치단체장의 ’명예오페라단장 위촉‘을 통해 사회 지도층 인사들부터 오페라에 관심을 갖는 기회를 만들어 도시 문화 인프라 구축에 일조 하기를 바란다.

 

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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