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그땐 틀렸고 지금은 맞다? 尹의 ‘내로남불’

검찰총장 패싱 놓고 상반된 발언…식물총장 이라더니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2/06/23 [15:57]

[초점] 그땐 틀렸고 지금은 맞다? 尹의 ‘내로남불’

검찰총장 패싱 놓고 상반된 발언…식물총장 이라더니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2/06/23 [15:57]

▲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 -2020.10.22

“우리 법무부장관이 능력이라든지 감안해 제대로 잘했을 것으로 봅니다” -2022.06.23.

 

검찰총장 시절의 윤석열과 대통령 윤석열의 발언을 나란히 놓아봤다. 최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 공백 상태에서 검찰 간부 인사를 대거 단행한 것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제대로 잘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라는 애정 어린 단어는 덤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검찰총장이었을 당시 인사권을 놓고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장관과 연신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과 상관과 부하관계가 아닌 동급인데 이렇다할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검찰인사를 단행했다며 ‘검찰총장 패싱’이라 불쾌감을 드러내던 모습이 생생하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그때와 180도 다른 태도로 발언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은 전국 검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차피 검사에 대한 인사권은 장관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며 “저는 검사나 경찰에 대해 책임 장관으로서 인사권한을 대폭 부여했기 때문에 아마 우리 법무부장관이 능력이라든지 이런 것을 감안해 잘 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 패싱 우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총장이 식물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불과 2년여 전에 국회에서 스스로를 식물총장이라 칭하며 “전 비호할 능력도 없고 인사권도 없는 사람이다”, “식물총장이라 하지 않나? 인사도 완전히 배제됐다”고 말했던 윤 대통령은 분명히 다른 발언을 내놓고 있다.  

 

검찰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다른 모습이다. 과거도 그렇고 지금도 총장 패싱이 벌어지고 있지만,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장관 때 일제히 들고 일어났던 검찰 조직이 한동훈 법무부장관 때는 침묵만을 지키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시절과 지금 검찰총장이 아직 임명되지 않은 상황하고는 다른 것 같다”고 해명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검찰총장이 있음에도 장관이 인사를 단행한 것이고, 지금은 검찰총장이 없는 상황에서 인사가 단행돼 다르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검찰총장은 공석으로 버려두고,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검찰총장을 겸직하며 검찰 조직을 꾸리고 있는 형태는 자칫 여론의 반발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윤석열 정부는 정부 주요 요직에 검찰 출신들을 대거 인선하는 바람에 ‘검찰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쓴 전례가 있다. 

 

과거 검찰총장 패싱을 문제삼았던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서있는 자리가 바뀌었다고 해서 검찰총장 패싱을 당연시하는 모습은 그토록 비난했던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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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정한 2022/06/25 [19:40]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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