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청약 들러리를 찾습니다”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2/11/14 [10:45]

“일반 청약 들러리를 찾습니다”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2/11/14 [10:45]

일반분양을 앞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올림픽파크포레온)의 평면도와 배치도가 공개되면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탑상형의 일부 세대는 주방끼리 마주 보는 이른바 주방뷰로 사생활 침해는 물론 일조량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또한 소형평수에서는 90년대 주로 지어지던 복도식으로 건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비 청약자들의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이윤도 적당히..” 

조합원 중심의 끝판, 주방뷰에 복도식까지

내장, 외관 설계도 조합원과 일반분양 ‘차별화’

일반 청약자 들러리 세운 둔촌주공 조합

 

  © 문화저널21 DB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1만 2032가구 규모로 조합원을 제외한 일반분양만 4786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지로 2019년 12월 착공했다. 당초 예상되는 분양가는 3.3㎥ 당 2,600만원대로 예상됐지만 공사비 증액과 여러 이유로 2020년 HUG로부터 3.3㎥ 당 2,978만원으로 통보받았다. 하지만 조합측이 분양가가 턱없이 낮다며 이를 거부했다. 당시 조합은 분양가를 3,550만원을 고수했다. 때문에 일반분양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공사비 증액 문제와 조합의 이권개입 정황 등이 드러나면서 둔촌주공 사업은 공사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끌어내면서 추가 공사비 1조 원 이상의 비용을 더 들이게 됐다. 분양가를 감안하면 해당 비용은 고스란히 일반 청약자들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됐는데, 설계와 마감재까지 조합측이 일반분양과 너무 큰 차등을 둬 논란이 되고 있다.

 

먼저 논란이 되는 주방뷰는 전용 84㎡ 일반분양 물량 1,200여 가구 중 560여 가구에 달하는 타워형 E타입이 상대집과 주방창이 1.5~2m 정도의 간격으로 마주 보고 있는 형태다. 또한 150여 가구에 달하는 전용 59㎡ C타입 역시 창이 이웃집과 가깝게 마주 보는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구조는 사실상 주방 쪽에서의 일조량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으며, 마주 보고 있는 세대와의 사생활 문제, 움푹 들어간 주방 구조에서의 와류로 외부 환기가 어렵거나 이웃집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까지 상당한 단점을 초래한다. 반면, 판상형, 남향으로 선호도가 높은 84A 타입은 1780가구 중 조합원이 1562가구를 선점했다.

 

▲ 한 층에 'ㄷ' 형태로 10가구가 배치된 복도식 소형 주택 구조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소형 평수에서의 복도식 설계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개된 평변 배치도를 보면 중앙복도를 중심으로 ‘ㄷ’ 형태로 4가구 3가구-3가구로 배치되어 한 층에 10가구가 거주하는 사실상의 복도형 아파트다.

 

이런 소형 규모 역시 분양가가 3900만원 가량으로 책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5억원에서 8억원 정도의 분양가로 구형 복도식의 아파트를 매매한다는 것은 과도한 조합 이윤 중심의 설계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조합세대에만 차별화된 자재를 사용하는 차별적 고급화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조합원 가구의 창호를 기존 일반 PVC창호에서 AL CAP이중창으로 변경하겠다는 내용의 사업시행 변경안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조합원세대에 유상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마감재를 고급화하는 경우는 있지만 외부에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창호에 차별을 두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합은 2020년 6월 시공사와 체결한 계약서에도 84㎡ 이상 조합원 세대에 대해서만 특정 등급 이상의 창호를 설치하도록 한 바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복도식 소형주택, 주방뷰 중형주택은 말 그대로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줄이기 위한 희생자를 찾는류의 설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그것도 모자라 일반분양자 간의 외관까지 차이를 두는 것은 장기적으로 스스로 상표 가치를 깎는 일로 조합이 너무 이기적인 태도를 고수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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