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0억 쌓고 상폐 추진" 신성통상, 편법 증여 등에 압수수색

이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7/30 [14:41]

"3800억 쌓고 상폐 추진" 신성통상, 편법 증여 등에 압수수색

이한수 기자 | 입력 : 2025/07/30 [14:41]

▲ 탑텐, 지오지아 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션기업 신성통상이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일가의 편법 증여와 배임 의혹으로 경찰의 강제수사를 받고 있다. / 신성통상 홈페이지 갈무리


신성통상 오너가 편법 증여·배임 의혹 압수수색

주식 증여 후 주가 상승, 가족회사에 고가 매각

압수수색 이어 국세청 세무조사도 이뤄질 전망

 

탑텐, 지오지아 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션기업 신성통상이 압수수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신성통상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일가의 편법 증여와 배임 의혹 때문이다.

 

이번 경찰 수사에서의 쟁점은 2021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편법 증여 의혹이다. 염 회장은 2021년 6월 7일 세 딸인 혜영·혜근·혜민 씨에게 신성통상 지분을 각각 4%(574만여 주)씩 증여했다. 당시 주가 2645원을 기준으로 1인당 증여액은 약 152억 원 수준이었다. 

 

문제는 세 자매가 9월에 주식을 팔면서 벌어졌다. 이들은 9월 14일 신성통상의 최대주주인 가나안에게 각각 100만 주씩 주식을 팔았다. 가나안은 주당 4920원에 매입했고 세 자매는 구입할 때보다 약 22억 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가나안은 어떤 회사일까. 바로 염 회장의 아들인 상원 씨가 지분 82.43%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즉, 염 회장이 자신의 딸들에게 지분을 증여했다가 이 중 일부를 가나안을 통해 다시 사들인 것이다.

 

이러한 편법 증여는 2024년 2월에도 이뤄졌다. 염 회장은 세 딸에게 2%씩 추가 증여를 했는데 증여가격은 저가인 1906원이었다. 이후 신성통상은 2024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공개매수를 실시, 1차에선 2300원, 2차에선 4100원에 진행했다. 공개매수가 단가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평가차익이 커졌다.

 

최근 신성통상 오너 일가는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 95.19%를 확보,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상폐요건인 95%를 초과했다. 이에 따라 지난 17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8월 26일 한국거래소에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액주주 보호 조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상장폐지 이후 내부 이익잉여금 약 3800억 원이 오너일가의 배당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익잉여금은 신성통상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이상 무배당 기조를 유지하면서 축적한 비용이다.

 

경찰은 현재 ▲염태순 회장 일가의 배임·횡령 혐의 ▲편법 증여 및 불공정 거래 여부 ▲상장폐지 과정에서의 소액주주 권익 침해 등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제기하기도 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당시 "해당 이슈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고 국정감사에서 제기한 이슈이니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편법 승계와 소액주주 권익 침해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에선 경찰의 강제수사 결과와 국세청의 세무조사,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사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화저널21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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