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타이완, 65년 만에 첫 당국 간 회담

박진호기자 | 기사입력 2014/02/12 [08:49]

중국-타이완, 65년 만에 첫 당국 간 회담

박진호기자 | 입력 : 2014/02/12 [08:49]
【문화저널21 = 박진호 기자】중국과 타이완이 11일, 장광금 회담을 실시하고 정부 성격의 '상시 연락 소통 기구' 설립에 합의했다. 1949년 7월, 장제스(蔣介石)가 이끌던 국민당이 국공내전(國共內戰)에서 밀린 후 타이완에서 망명정부를 수립하며 중국이 분단된 이래로 65년 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진 당국 간의 합의다.

중국과 타이완은 이날, 국민당의 옛 수도였던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 있는 자금산장(紫金山莊)  호텔, 컨퍼런스센터에서 회담을 열고 이같은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중국 측에서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이 참석했으며 타이완 측에서는 타이완 행정원 대륙위원회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 1993년 4월, 싱가포르에서 민간 기구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가 처음으로 회담을 개최하며 처음으로 공식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의 논의 대상은 경제협력과 민간교류로만 범위가 제한되어 있었다. 또한 타이완에서 국민당과 민진당 가운데 어느 쪽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가 급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중국가 대만이 상시적으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하므로서 양 측의 관계가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번 회담에서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향후 당국 간 회담이 정례화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오는 17일, 타이완의 롄잔(連戰) 국민당 명예주석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베이징에서 만날 예정이어서 이러한 흐름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과 타이완의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히 중국과 타이완은 분단 상황에 대해 통일과 독립이라는 정반대되는 입장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자연스러운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타이완 모두 시진핑 주석과 타이완 마잉주(馬英九) 총통의 회담 자체는 이번 회담의 의제가 아니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회담 이후 중국과 타이완이 전향적인 논의를 전개하게 되면 오는 10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양 측의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기대하기도 했었다.

또한 이번 회담에서도 왕 주임위원은 중국 측과 어떤 형식의 문건이든 공동 성명을 채택하고, 중국이 '하나의 중국' 혹은 '타이완 독립 반대' 등 타이완의 주권을 침해하는 주장을 수용하는 것, 그리고 어떤 형식의 정치적 담판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3대 불가론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역시 대만의 공식 국호인 '중화민국'을 언급하지 말아야 하며, 정치적 이슈도 거론해서는 안되고, 인권이나 민주주의를 언급해서는 안 된다는 3가지 기준을 대만 측에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양 측이 평화적 발전에 뜻을 모으고 무력 대립이 이어지던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한 점 등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과거 상호간의 직함과 관련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 속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양 측의 공식 직함을 서로 호칭하며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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