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희, 거듭나는 신한은행의 새로운 '희망'

박진호기자 | 기사입력 2014/02/12 [11:14]

김규희, 거듭나는 신한은행의 새로운 '희망'

박진호기자 | 입력 : 2014/02/12 [11:14]

【문화저널21 = 박진호 기자】지난 1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신한은행과 하나외환의 우리은행 2013-14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경기에서는 김규희의 활약이 가장 빛났다. 이날 경기에 선발 출장한 김규희는 34분 24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4개의 스틸과 3개의 굿 디펜스가 증명하듯 강점인 수비력은 이날도 여지없이 나타났고, 3점슛 3개를 포함해 15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공격에서도 충분한 역할을 해냈다. 한 경기 3개의 3점슛과 15득점은 프로 4년 만에 거둔 김규희의 한경기 최고 기록이다.

청주여고를 졸업하고 2011 WKBL 신입선수선발회 1라운드 5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한 김규희를 두고 임달식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 팀까지 차례가 올 선수가 아니었는데...”라고 말하는 임 감독은 김규희를 선발한 것에 대해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올 시즌에도 차분하게 성장하고 있는 김규희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악착같은 수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김규희가 자신의 장점을 살려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국내 최고 가드로 손꼽히는 삼성생명의 이미선은 김규희가 어린 가드들 중 가장 돋보인다며, 상대할 때 힘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 시즌 김규희는 같은 포지션인 이미선은 물론 KB스타즈의 변연하, 우리은행의 박혜진을 전담 마크하며 상대의 에이스를 묶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팀의 주장이자 대표 가드인 최윤아의 부상 등으로 출전시간을 늘려간 김규희는 경기가 거듭될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최윤아가 복귀한 후에는 투 가드 시스템의 한 축으로 경기에 나서기도 한다. 최윤아는 김규희와 함께 뛰는 것에 대해 “재미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김규희에 대해 “아직 배울 점이 많고 부족한 게 많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난 저 나이 때 규희만큼 못했던 것 같다”며, “규희를 보면서 ‘나도 얼마 안남은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던 최윤아는 올 시즌에도 김규희에 대해 무한애정을 보이고 있다.

사실, 올 시즌 WKBL에서는 김규희와 함께 프로에 입문한 동기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신인왕 출신으로 지난 시즌 우승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자리를 잡은 우리은행의 이승아는 물론, WKBL의 인기 대세로 떠오른 KB스타즈의 홍아란과 심성영 등이 모두 김규희와 동기이며 같은 포인트가드 포지션을 뒤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최윤아는 이들 중 김규희가 가장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승아와 홍아란이 먼저 주전 자리를 차지한 탓에 김규희가 지금은 다소 밀려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분명히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는 게 최윤아의 설명이다. 최윤아는 자신도 어린 시절, 팀에서 함께 뛰던 전주원(우리은행 코치)을 보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같은 포지션의 경험 많은 선배가 팀에 있다는 점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곧, 자신이 김규희에게 여러 가지의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말이다.

다른 지도자들은 물론 김규희 역시 이러한 최윤아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면에서 김규희는 분명 행운아다. 현역시절의 전주원 코치는 물론 전성기를 누리는 최윤아의 플레이를 함께 뛰며 느꼈으며, 전주원-김지윤 등 대한민국 대표 가드 출신인 코치들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그러나 이런 부분이 시즌 초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최윤아의 부상 등으로 올 시즌 시작과 함께 부쩍 출전시간이 늘었던 김규희는 시즌 초반에 오히려 심리적인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통해 주변의 기대도 높아졌고, 김지윤 코치의 지도가 더해지며 오히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다는 것.

그러다보니 ‘당돌하고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와는 달리 오히려 소극적이고 위축된 플레이를 보였고, 그러면서 자신감도 잃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김규희는 ‘가능성 있는 선수’라는 것을 지난 시즌에 증명했다면, 올 시즌에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 큰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팀에서 주어진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며 김규희는 확실한 팀의 새로운 전력으로의 역할을 찾아갔고 경기가 거듭될수록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김규희는 최윤아에게 농구는 물론 농구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며, 농구 뿐 아니라 마인드까지도 최윤아를 닮고 싶다고 전한다. 그리고 경기에 나서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임달식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배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여기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김규희가 갖고 있는 가장 특출난 장점은 ‘힘’이다. 경기에서 매치업 되는 다른 선수들보다 연습 때 만나는 김규희와의 승부가 가장 어렵다고 말하는 최윤아는 물론, 지난 시즌 김규희에 대해 가장 인상적이라고 꼽았던 삼성생명의 이미선은 입을 모아 김규희가 힘이 정말 좋다고 말한다. 임달식 감독 역시 김규희가 빠르고 악착같은 면도 있는데다가 힘을 쓸 줄 안다고 칭찬한다.

이를 바탕으로 수비력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던 김규희는 최근 들어 자신 있게 슛을 시도하며 공격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김규희는 슛 연습을 꾸준하게 많이 하고, 경기에서 시도한 슛이 성공되면서 자신감이 붙어 득점도 조금씩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기인 이승아를 비롯해, 홍아란, 심성영 등이 성장하고 자리를 잡는 것을 보며 더 열심히해야겠다고 다짐했다는 김규희는 본인 스스로도 자리를 잡아간다는 점이 기쁘면서도 그만큼 작은 실수도 용납이 안 된다는 점에서 부담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래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전했다.
 


최근 여자농구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급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력은 물론 외모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규희 역시 그런 선수들 중 한 명이다. 동기들과 비교해 장단점을 말해보라고 하자 김규희는 “우리들 모두 각자의 모습을 다 보여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배울 것이 많고 성장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어떤 게 낫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그러나 외모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김규희는 신한은행을 대표하는 미녀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는 말에도 오히려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신기하다”고 전했다. “동기들 중 누가 가장 예쁜 것 같냐”는 질문에도 “평생 봐야 할 친구들이에요”라며 답을 피했다.

그러나 본인이 남자라면 김규희-이승아-홍아란-심성영 중 누구와 사귀겠냐는 질문을 하자 심성영이라고 답했다. 이유는 귀여워서라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뼈있는 말을 남겼다.

“제가 남자라면 농구하는 여자 안 만날거에요.”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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