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훅’ 들어간 쿠팡, 적자 속 이례적 행보

‘사업확장’ 몸집 불리기만 집중…비판 피하려 입 닫았나

송준규 기자 | 기사입력 2020/07/23 [15:57]

OTT ‘훅’ 들어간 쿠팡, 적자 속 이례적 행보

‘사업확장’ 몸집 불리기만 집중…비판 피하려 입 닫았나

송준규 기자 | 입력 : 2020/07/23 [15:57]

훅 디지털 인수 소식에 “어떤 내용도 확인해줄 수 없다” 

누적적자 3.7조원, 소프트뱅크 적자인데…투자 어쩌나

‘사업확장’ 몸집 불리기만 집중…비판 피하려 입 닫았나

 

쿠팡이 최근 싱가포르 기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훅 디지털’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쿠팡은 훅 인수에 대해 “어떠한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 쿠팡의 모습은 훅 인수에 대해 숨기고 싶어하는 기력이 역력해 보인다. 쿠팡이 막대한 적자를 내면서도, 계속 사업 확장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쿠팡 사옥 전경. (사진제공=쿠팡)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일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싱가포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훅의 소프트웨어 사업부문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가격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실 확인을 위해 쿠팡에 취재를 요청했지만 쿠팡 관계자는 훅 인수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 어떠한 내용도 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쿠팡 측은 훅 인수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며 답하기 꺼려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자상거래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도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마련하기 위해 훅을 인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처음엔 훅에 한류 콘텐츠 등을 선보이고 수익을 내다가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 전자상거래 사업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이다.

 

다만, 문제는 훅이 넷플릭스만큼 저력을 가진 회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회의적이다. 훅은 동영상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한 라이크 커머스 역량도 갖고 있지 않아 쿠팡이 필요로하는 분야에서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이 훅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이를 통해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훅은 2015년 싱가포르 통신사 싱텔·소니픽처스·워너브라더스가 합작해 설립한 OTT 업체로 싱가포르·필리핀·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을 상대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대 해왔다. 출범 당시엔 넷플릭스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으나 결국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3월 파산신청을 한 데 이어 4월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결국 쿠팡에 인수됐다. 

 

여기에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하지만 그간 쿠팡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던 소프트뱅크가 과연 쿠팡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수십조에 달하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내며 경영이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미국 T모바일 지분과 알리바바 지분을 잇따라 매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매각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소프트뱅크가 만년 적자상태인 쿠팡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쿠팡이 이번 인수합병으로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쿠팡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 15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64.2% 증가한 수치다.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 1조 1276억원보다 36% 감소했다. 적자 폭을 4000억원 이상 줄이기는 했으나, 영업 손실은 여전히 7000억에에 달하고 있으며,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지금껏 누적 적자가 3조 7210억원에 이른다.

 

계속되는 적자로 재무구조가 우려되는 쿠팡은 훅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이를 통해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동남아 커머스 시장 진출하기 위한 자금은, 소프트뱅크의 경영 사정 악화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 7년간 누적 3조 7000억원대에 이르는 만성적자 상황에서도 내실을 다지지 않고 오로지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내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훅 인수에 대해 쿠팡은 어떠한 내용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함구하고 있다. 쿠팡이 입을 닫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막대한 적자를 내면서도 계속 몸 불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화저널21 송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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