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불붙인 ‘차등의결권’…엇갈린 견해

유니콘 기업 성장에 도움 vs 경제력 집중 폐해 커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2/17 [17:34]

쿠팡이 불붙인 ‘차등의결권’…엇갈린 견해

유니콘 기업 성장에 도움 vs 경제력 집중 폐해 커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1/02/17 [17:34]

정치권까지 번진 토론…정부는 차등의결권에 ‘긍정적’

권칠승 중기부 장관 “벤처 성장 생태계 조성엔 도움될 것”

경실련 “우리나라에선 재벌 경제력 집중 더 심화될 것”

 

최근 쿠팡이 국내가 아닌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택한 것과 관련해 ‘차등의결권’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쿠팡이 미국증시로 간 배경을 놓고 정치권은 물론 증권가 등에서도 한국에는 없는 차등의결권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쿠팡 주식은 클래스A와 클래스B 두종류로 나뉜다. 클래스A주식이 1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가진 것과 달리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가진 클래스B 주식은 1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가졌다. 

 

이른바 차등의결권(복수의결권)을 보장해주는 것인데, 차등의결권을 통해 창업주나 CEO가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어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의 글로벌 기업들 역시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차등의결권이 자칫 경영권 장악의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1주당 1개의 의결권을 부여, 차등의결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물론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로 향한 배경이 차등의결권 때문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차등의결권을 둘러싼 논쟁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지난 15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쿠팡이 한국증시에 상장하면 경영권 탈취 위험이 있어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며 한국에는 없는 차등의결권이 미국에는 있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미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하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차등의결권이 있다고 해서 상장이 편하고 없다고 해서 상장이 안된다고 보긴 힘들다”면서도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견해를 밝혔다. 

 

현재 권 장관은 차등의결권이 벤처기업의 유니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관점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도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규모가 크다보니 높은 가치를 받고 싶었던 것 아닌가 싶다”며 “차등의결권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이번 기회에 또다른 유니콘 기업이 상장하고 투자자들도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에서는 쿠팡이 차등의결권 때문에 미국행을 택했다는 해석은 경계하면서도 유니콘 기업의 성장에 차등의결권이 도움이 된다는 관점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지난 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은 복수의결권과 무관하다”며 “국내회사인 쿠팡은 미국회사인 ‘Coupang LCC’의 100% 비상장 자회사고 주요 주주들이 미국 내 기관투자자들이기 때문에 미국행을 택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들은 쿠팡의 뉴욕증시행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차등의결권 논의가 이뤄지는 점에도 우려를 표하며 “미국 증시에 상장하려는 유니콘기업들을 붙잡기 위해, 홍콩 등 일부 증시들도 우회상장을 조건으로 차등의결권이나 복수의결권을 허용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카카오나 네이버 등은 차등의결권 없이도 국내 상장에 성공했던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처럼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심한 상황에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면 오히려 폐해가 커질 것이라 우려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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