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둘러싼 샅바싸움…불투명한 野 단일화

기호 2번이냐 4번이냐, 안철수 둘러싼 기호논쟁 격화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1/03/03 [17:38]

‘기호’ 둘러싼 샅바싸움…불투명한 野 단일화

기호 2번이냐 4번이냐, 안철수 둘러싼 기호논쟁 격화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1/03/03 [17:38]

기호 2번이냐 4번이냐, 안철수 둘러싼 기호논쟁 격화

2번 안달면 지원 없다는 김종인 vs 굽히지 않는 안철수

나경원·오세훈도 김종인에 힘 보태 “安, 2번 달아야”

기싸움 양상에 보수진영 내 ‘김종인 책임론’ 스물스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단일화에 앞서 ‘출마 기호’를 둘러싼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을 필두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기호 2번을 달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안 대표 측에서는 기호 논쟁을 하기에 앞서 단일화 논의가 우선이라면서도 4번을 달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1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기호 2번을 달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해줄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기호 2번은 국민의힘에 주어진 번호다. 안 대표가 2번을 달라는 의미는 단일화를 하더라도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라는 취지로 볼 수 있다. 

 

물론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인지도는 안 대표가 다른 야당 후보들과 비교해 앞서는 모습이지만, 향후 당력 지원이 필수적인 것을 감안하면 당장 안 대표가 탈당해서 국민의힘으로 입당하진 않더라도 2번을 달아 국민의힘과 함께한다는 의사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국민의힘 소속 다른 후보들도 김종인 위원장의 입장과 결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후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기호 2번을 달고 출마하는 게 아마 득표에는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장 혼자 시정을 이끄는 것이 아니어서 시의회의 도움이나 이런 것도 필요한데, (국민의힘이) 시의회의 의석수는 많지 않지만 안철수 후보의 당에서는 시의원이 한명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 역시 CBS라디오에서 “모든 당원, 또 우리 당을 좋아하는 분들이 투표장에 열렬히 나가려면, 2번을 달지 않은 안철수 후보는 제약이 있지 않겠나”라고 반문해 보수세력 집결을 위해서라도 2번을 달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의 생각은 다르다. 

 

안 대표 측은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기호가 몇번이 되든 야권 단일후보는 두 번째 후보”라며 번호에는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면서도 “1번과 2번의 대결이 된다면, 지금까지 서울에서 7연패를 했다. 계속 진 방법보다는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 말해 에둘러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 대표는 “단일화의 이유는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자는 것”이라며 “실무선에서 협의하면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2번을 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야권 단일화를 앞둔 상황에서 기호 번호를 둘러싸고 때아닌 샅바싸움이 펼쳐지면서, 보수진영 내에서는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 기호 2번, 4번을 논하는 것이 우리 진영 전체에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건가”라며 김 위원장을 향해 “도대체 이게 무슨 고약한 심보냐”고 꼬집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이미 자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패배주의 발상”이라며 “끝까지 심술 부리는 모습은 서울시장 승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을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경선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좀처럼 자당 후보들이 부각되지 않는데다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선 이전에 세력싸움부터 비화되는 양상에 ‘김종인 책임론’ 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김종인 위원장은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 돼서는 시장선거에 이길 수 없다”, “솔직히 얘기해서 그게 진짜 지지율이 아니다. 그걸로 착각하는 것 같다”며 ‘안철수 필패론’을 전면에 꺼내든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좀처럼 생각을 바꾸지 않는 상황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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