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들어설 곳에서 문화재 발견...미술관 운명은?

학계 "종친부 옮겨 와 복원해야 한다" 주장

배문희기자 | 기사입력 2010/06/07 [12:04]

미술관 들어설 곳에서 문화재 발견...미술관 운명은?

학계 "종친부 옮겨 와 복원해야 한다" 주장

배문희기자 | 입력 : 2010/06/07 [12:04]
종친부 건물은 조선시대 왕의 족보와 초상화를 보관하는 건물이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건립이 예정된 옛 기무사터에서 종친부 건물의 유구가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이 예정된 옛 기무사 터에서 종친부(宗親府) 핵심건물의 기반 흔적으로 추정되는 유구가 발견됨에 따라 옛 종친부 건물을 옮겨 와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강문화재연구원이 지난 3월부터 옛 기무사 터를 발굴조사를 한 결과, 경근당 옥척당 이승당 등이 있던 자리에서 초석렬과 흙돌, 다짐층, 월대(궁전 앞에 세운 섬돌) 등이 거의 온전한 형태로 확인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구가 종친부의 흔적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발견 위치 등으로 볼 때 종친부 건물의 유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유구가 발견된 만큼 이달 초에 종료되는 발굴조사 기간을 추가 연장해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미술관 건립 일정을 바꾸지는 않은 상태로, 최종 조사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관련 학계에서는 종친부 건물을 옛 기무사 터로 다시 옮겨와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학계 "종친부 건물, 원래 있던 자리로 돌려놔야"
종친부 건물은 조선시대 왕의 족보와 초상화를 보관하고 왕 친척들의 인사와 분쟁문제를 담당하던 관청이었다.
 
현재 종친부 건물은 정독 도서관으로 옮겨졌으며 종친부 건물이 있던 자리에는 국군 기무사에 들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왜 종친부 건물이 정독도서관에 가 있는 것일까. 정독도서관 앞 안내판에는 "원래 소격동 165번지에 있었으나 1981년 8월 이곳에 옮겨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1981년 8월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가. 당시 서슬이 퍼렇던 신군부 시절 보안사령부가 테니스장을 짓기 위해 관계기관에 압력을 넣어 종친부를 정독도서관 경내로 옮겨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기무사터에 국립현대미술관을 지을 것이 아니라 원래 제 주인이었던 종친부 건물이 와야 한다"며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문화재를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리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미술인들 "국립현대미술관 건립은 오랜 숙원"
기무사터에 미술관을 지을 것이 아니라 옛 종친부 건물을 옮겨와야 한다는 학계의 주장에 대해 미술인들은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은 오랫동안 미술인들의 숙원사업이었기 때문이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접근성이 좋지 않아 시민들이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기무사 터는 1만8281m², 국군서울지구병원은 9121m²로 이 둘을 합하면 2만7402m² 규모다. 이곳의 대지건물비율(49%)과 용적률(101%)을 적용하면 약 3만3000m²의 총면적이 나온다. 2000년 건축한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 갤러리는 총면적 3만4000m², 2006년 건축한 일본 도쿄의 일본국립신미술관은 4만8000m²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서울 도심에서 이 정도 면적이면 세계적인 미술관을 내세우기에 무난하다"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건립되면 경복궁과 광화문, 북촌을 잇는 문화지구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예정된 미술관 건립 일정 등과 관련, 문화재청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최종 조사결과를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화저널21 배문희 기자 baemoony@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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