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의 재산 기부

[발행인 칼럼]

최세진 | 기사입력 2011/01/07 [16:34]

김영삼 대통령의 재산 기부

[발행인 칼럼]

최세진 | 입력 : 2011/01/07 [16:34]
사람은 나이가 들어 수족(手足)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갖지 않아도 될 욕심이 더 많아진다고 한다. 특히, 물질에 대한 욕심이 많아져서 자신이 소유한 돈을 감춰두거나, 있어도 없는 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혼자서 살던 노인이 죽어 방구들을 수리하려 젖혔더니 뭉텅이 돈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 역시 돈을 가짐으로써 대리 만족과 함께 존재의 가치를 확인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노욕(老慾)이다. 왕조 시대에 내시(內侍)들이 돈과 권력을 탐닉하는 것 역시 여자로 인해 만족을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돈과 권력을 통해서 내세우기 위해서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50억 원 상당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5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신년 인사를 받는 자리에서 “자식에게 일체 물려주는 것이 없다. 집도 내놓았고, 거제도 땅도 전부 환원하겠다”라며 전 재산 기부 의사를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전 재산 기부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내가 가지고 있거나 자식들한테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춘추가 80이 넘었고 예측할 수 없는 운명적 시점을 예감하고 한 말과 약속으로 말미암아서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다소 안 좋은 감정이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성공이란 앞으로 어떤 정치적인 술수로 일시적인 제스처가 아닌 가장 인간다운 마음의 표출이라 믿기 때문이다. 종교에서나 실생활에서 흔히 사람들은 죽어서 저승까지 단 한 푼의 재산을 가져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를 실천하면서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죽기 전까지 이전투구(泥田鬪狗)를 통해서라도 물질을 획득하려는 것이 인간일진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은 국가의 어른으로서 물질에 대한 참다운 가치와 삶의 진정한 본질을 보여 후세에도 오래 기억나는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이다.

혹여, 그의 재산 기부를 다른 눈으로 보는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으나, 더 넓은 안목으로서 지켜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이를 계기로 우리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에 물꼬가 트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더 많은 지도자들이 훗날을 위해 재산 기부를 통해서 살신성인(殺身成仁)하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우리사회의 건전성과 신뢰도 그만큼 성장하는 것이 될 것이다.

우리 정치사는 늘 대통령의 임기 후 돈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김영삼 대통령의 이번 결단은 우리도 퇴임 후 선진국들처럼 존경받는 대통령 상(像)을 만들어 가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란 점에서 국민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것으로 본다. 

문화저널21 발행인  최세진  master@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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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관이다 2011/01/08 [03:55] 수정 | 삭제
  • 참 가지가지한다 자기재단에 돈내놓을거면 창피해서라도 조용히 내 놓을 것이지 참 얼굴도 철판수준이듯 고맙게도 기부하신다고 광고를 해주시니 고귀한 도덕적의무를 보여주심히 내가아는 사람과 똑같네 그밥에 그나물이라 했던가! 생가는 거제시에 기부해서 어쩌라고요~? 역사적인곳으로 만들어 보존잘해라고 한것인가~! ㅋㅋ 거제시는 관리하느라 혈세만 낭비하겠네요! 거제시는 그냥 팔아서 싸그리 갈아업고 공영 주차장으로 만드심이 좋을듯
  • 기부는 2011/01/07 [17:26] 수정 | 삭제
  • 사회사업 단체에 기부하던지~ 아니면 장학재단에 하던지 자기 기념사업하는데 기부하는게 기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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