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때기가 얼얼한 요즘 추위

<발행인 칼럼>

최세진 | 기사입력 2011/01/18 [16:20]

귀때기가 얼얼한 요즘 추위

<발행인 칼럼>

최세진 | 입력 : 2011/01/18 [16:20]
ⓒ최재원기자
요즘 매서운 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반도 기온이 거의 영하 20도 선을 오르락거리며 가끔 눈까지 내려서 도로가 빙판길을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 겨울철의 삼한 사온, 즉 사흘은 춥고 나흘은 따뜻하다는 통상적인 기후의 리듬도 깨진 것 같다. 지구 온난화로 말미암은 기후변화가 겨울철에도 기온을 올려놓아서 예전처럼 귀때기가 얼얼한 추위는 없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추위의 감도가 다르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겨울은 요즘처럼 미지근한 추위가 아니라 물을 묻혀 물건을 잡으면 손가락이 달라붙는 그런 추위였다. 그런데 더운 것에 익숙하다 보니 신체의 리듬감각이 조금만 추워도 오므라드는 그런 매서운 추위가 되어버린 것이다.

6~70년대에 겨울철에 군대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그 당시의 추위가 얼마나 매서운 것인가를 알 수가 있다. 요즘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신체의 모든 기능이 추위에 상향조정이 되다 보니 그렇게 몸의 반응이 변화된 것이다.

인도나 동남아 같은 아열대지방은, 우기와 건기가 있어서 우기에는 비가 내리는 여름이고 건기는 비가 내리지 않는 겨울이다. 우리가 느끼는 체감온도는 우기나 건기 때나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항상 무더운 날씨이다. 그런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기온이 민감하게 작용하여 기온이 조금만 내려가도 동사(凍死)를 한다고 한다.

추위가 이어지고 눈이 많이 내리면 인간만이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야생동물도 먹을 것이 없어 사슴이나 노루가 마을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의 선조는 이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보호하다가 날씨가 안정되면 산으로 돌려보내는 인간적 미덕을 보여왔다.

날씨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날씨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추위가 있어야 겨울철 기생하고 있는 해충을 없애주고 태풍이 있어야 바닷속을 정화한다는 자연의 법칙, 그것을 고맙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자연의 현상을 증오의 감정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 원인이 인간의 안락함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지나친 열기구의 사용은 대기권의 오존층을 파괴하고 본래 있던 자연에 변화를 주게 된다.

사시사철 춥거나 덥거나 한 나라가 얼마나 많은가. 아직 우리는 사계절이 뚜렷해서 계절마다 바뀌는 운치를 맛볼 수가 있다. 추위라 것도 자연 일부분이고 추위를 즐겁게 받아드리는 것 역시 삶의 한 지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문화저널21 발행인 최세진 master@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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