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객 2억돌파…이제 ‘체인형 커피전문점’과 경쟁

2013년 2억 돌파 키워드와 2014년 흥행코드는?

이영경기자 | 기사입력 2013/12/19 [09:42]

영화관객 2억돌파…이제 ‘체인형 커피전문점’과 경쟁

2013년 2억 돌파 키워드와 2014년 흥행코드는?

이영경기자 | 입력 : 2013/12/19 [09:42]
【문화저널21 = 이영경 기자】 2013년 12월 17일, 영화 관객 2억 돌파를 이뤄냈다. 정확히 하면 관객 2억 명이 아니라 영화관람 2억 회 시대다. 맥스무비의 영화연구소 김형호 소장은  “‘영화’보다 ‘관람’에 더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영화 콘텐츠가 아닌 소비자 변화를 중심으로 분석한 2014년 흥행코드를 분석해 본다.

맥스무비 영화연구소는 연령대에서는 10대와 40~50대, 성별로는 남성의 증가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관람행태는 가족관객, 나홀로 관객, 남성의 증가를 꼽았다. 김형호 소장은 “관람횟수 2억 회 돌파를 10년 전과 비교하면 영화관람은 특정 연령층과 관람행태 중심의 ‘문화 생활’에서 불특정 다수의 ‘소비 생활’로 확산된 것”이라면서 “영화가 다른 카테고리의 문화 콘텐츠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소비’라는 상품으로 체인형 커피전문점과 경쟁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 영화관람 시장의 흥행코드로는 “비주류층의 독자적인 관람문화, 15세 이상 관람 등급 강세, 나홀로관객 증가로 인한 개봉 첫날의 높은 비중이 흥행을 좌우하는 2014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대 가장 큰 폭 증가, 40대 증가

맥스무비의 영화연구소 분석 결과 전체 연령 분포는 10대 3.5%, 20대 24.2%, 30대 40.5%, 40대 24.9%, 50대 이상 6.9%를 차지했다. 2012년과 비교하면, 10대 관객 비율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전년도 2.6%에서 3.5%로 1.33배 증가했다. 다음으로 40대가 1.04배, 20대가 1.03배, 50대가 1.01배로 소폭 증가했다.

10대 비율 증가를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흥행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팬덤 효과라고 보기에는 <컨저링> <소원> <열한시> 등 10대 비중이 높은 영화들의 장르는 다양했고, 흥행요인도 달랐다. 따라서 10대 관객 비율의 증가세를 일시적인 스타 효과보다는 관객 2억 명 시대 이후 혹은 2014년 흥행 코드로 바라보는 편이 더 적당하다.
 
40대 지속 성장, 50대 이상 존재감 확실

10년 전인 2003년과 비교하면, 50대 이상의 비율이 7.9배 성장했고, 10대가 6.3배, 40대가 4.2배, 30대가 1.5배 증가했다. 해당 데이터는 비율인 만큼 20대 관객의 절대 수치가 감소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수치가 유의미한 것은 관객의 확산을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특정한 연령대에 매몰되지 않고 전연령층으로 확산됐기 때문에 2억 명 돌파가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0년 전부터 2억 명이 돌파하는 현재까지 40대가 10년 동안 부침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50대 이상 관객은 2008년 10대 관객 비율을 넘어섰고 2011년 6%를 넘어서면서 유지하면서 존재감을 확실히 하고 있다.
 

가족 관객 증가, 동반 자녀는 중고생까지, 시니어는 독자적으로

40대~50대의 변화는 영화관람 2억 회 돌파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큰 키워드다. 이들이 상징하는 것이 ‘가족관객’이기 때문이다.

40대 관객은 2012년에 처음으로 20대 관객을 앞지르면서 연초부터 영화계 화두였다. 40대 관객은 20대 관객과 달리 1인당 티켓 구매량이 1~2매가 더 많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존에는 자녀 동반의 가족관객이었다면 올해는 유독 부모를 동반하는 20~30대 성인 자녀 가족관객으로 확산되면서 의미가 더욱 확장되었다.

이 같은 현상은 <7번방의 선물>을 기점으로 <설국열차>, <관상>, <아이언맨3>, <베를린> 등 상위 5편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40대 이상이 <7번방의 선물> 42%, <설국열차> 43%, <관상> 42%, <아이언맨3> 42%, <베를린> 41%로 전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영화관람 2억 회 돌파 이후 2014년 흥행 코드는 ‘기존의 가족관객 개념의 세분화’이다. 자녀 동반 가족 관객은 초등학생 자녀가 아니라 중고생 자녀까지 포함시켜야 한다. 15세 관람가 이상 등급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50대 이상 관객이 증가한다는 것은 성인 자녀가 티켓을 대신 예매해주는 행태에서 더 나아가 독자적인 문화생활을 영위하는 새로운 가족 관객으로 존재감을 더욱 보일 가능성이 크다.
 
남성 비율 증가,  남남 동반 관람 비율 증가
 
관객 성비는 여성 53.3%, 남성 46.7%로 여전히 여성 비율이 과반수를 넘어섰다. 그런데 2012년과 비교하면 남성 관객 비율이 0.3% 증가했다. 비율 크기가 작아 보이지만 2억 명 기준으로 치환하면 60만 ‘대군’인 셈이다. 특히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비는 2003년 37.3%에서 1.3배 증가했다. 남성비의 증가는 친구와 함께 가는 관람 행태가 10년 전보다 3.5배 증가했다.
 

2인 동반 관객일 경우, 2003년 맥스무비 설문 조사에서 남성은 친구가 11%, 데이트가 89%, 여성은 친구가 33%, 데이트가 67%였다. 2013년 조사에서는 남성은 친구가 38%, 데이트가 62%, 여성은 친구가 42%, 데이트가 58%였다.

즉, 친구와 함께 가는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남성은 3.5배, 여성은 1.3배 증가했다. 남남 관객이 남녀 관객보다 증가하면서 남성비가 증가한 것이다. 영화관람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는 뜻이고, 그만큼 보편화된 소비생활이라는 방증이다.
 
나홀로 관객 17% 역대 최고, 개봉일 비중 중요해져

가족, 동성친구 비율의 증가가 ‘함께 관람’ 행태의 증가라면 동시에 ‘나홀로 관람’의 증가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나홀로 관객의 비율은 17%로 지난 10년 동안 가장 높았다. 2003년과 비교하면 3.3배 증가했다. 10년 동안 매년 나홀로 관객의 비율은 높았고, 올해도 소폭이지만 증가했다는 뜻이다.

특히 통계청이 연초에 올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5.3%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점을 감안하면 2014년에 나홀로 관객 비율은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나홀로관객의 비중이 20%까지 높아진다면 청소년층과 시니어층을 합한 것보다 2배 가량의 수치로 영화흥행 요인으로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집단’이다.

따라서 평일 저녁 시간대에 나홀로관객의 비중이 높은 만큼 개봉 첫날의 중요도가 여느 때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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