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점입가경…'문화향유' 혹은 '자연보호'박근혜 정부 부당행위 확인도 없이 ‘조건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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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케이블카사업은 지난 1995년 3월 양양군에서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천연기념물 제171호로 지정된 남설악지역 오색약수터부터 끝 청 아래까지 3.5km 구간에 걸쳐 곤돌라와 정류장, 전망대, 산책로 등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587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하지만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2012년과 2013년 동식물 및 특별보호구역 훼손을 우려해 사업을 부결시켜왔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케이블카 사업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하면서 2015년 정부가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
2015년 조건부 승인을 받아 사업이 추진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듬해 문화재청 문화재현상변경허가에서 부결됐다. 그러다 양양군은 이번 행정심판을 통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로부터 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하다는 해석을 받은 것이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양양군은 내년 상반기까지 설악산 케이블카사업 관련 행정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2020년 말 설악산 케이블카를 일반 관광객들에게 오픈한다는 계획이지만 난제가 겹겹이 쌓여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토대로 환경단체가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는데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등 3개 단체가 지난달 27일 강원도지사, 양양군수, 삭도추진단장 등 책임자 3명을 고발했다.
최근 감사원이 내놓은 감사결과에 따르면 양양군이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을 하면서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을 위반하고 구매계약도 절차 이행 없이 체결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 당시 관리·감독자인 중앙정부가 이 같은 부당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확인 없이 ‘조건부 승인’을 내준 것으로 밝혀졌다.
5일 새로 취임한 김은경 환경부장관도 설악 오색케이블카에 비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은경 장관은 지난 3일 인사청문회에서 오색케이블카와 관련해 "파급력이 우려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사실관계나 가능한 방법이 뭔지 좀 더 찾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행정심판을 언급하며)그럼에도 놓치지 않으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생태보존이 우선시되는 국가'라는 공약"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도 예고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강원행동,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등 3개 시민단체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내놓은 ‘문화재위원회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에 대한 불허결정이 부당하다’는 결정에 대해 “비상식적 내용”이라면서도 ‘최종 판결문에 따른 후속조치는 문화재위원회의 재량에 달려있다’라는 권고입장에 따라 “문화재현상변경심의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cjk@mhj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