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문화로 세상보기] 연극 같은 영화, 완성도 높은 블랙 코미디 ‘완벽한 타인’

정재영 청소년기자 | 기사입력 2018/11/09 [10:49]

[18세, 문화로 세상보기] 연극 같은 영화, 완성도 높은 블랙 코미디 ‘완벽한 타인’

정재영 청소년기자 | 입력 : 2018/11/09 [10:49]

▲ 정재영 청소년기자 (용인외대부고 2학년)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가 한국적인 설정과 함께 ‘완벽한 타인’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협소한 공간 속에서 7인의 배우들이 이끄는 영화는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잘 짜여진 상황들은 서로 맞물려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관객들을 더욱 몰입시킨다.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아는 타인들의 관계를 다룬 영화는 치정극, 드라마, 시사 풍자, 그리고 블랙 코미디의 색깔이 강해 관객들은 웃고 있는 자신들을 뒤돌아보며 씁쓸한 뒷맛을 느낄 수 있다.

 

많은 관객들이 ‘완벽한 타인’이 영화보다는 연극에 비슷하다고 느낄 것이다. 아파트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7명밖에 안 되는 배우들이 나와 동시다발적으로 상황들을 만드는 형태의 스토리는 ‘라이어’와 같은 코미디 연극에서 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설정은 몰입도 증가와 메시지의 더욱 직접적인 전달에 도움을 준다. 

 

핸드폰의 모든 것을 공유해야 되는 게임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영화는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배우들과 관객들에게 상황을 던진다. 어떠한 한 상황이 시작되면 모든 인물들이 그 상황에 따라 이동하고, 또 다른 사건이 터지면 인물들 모두가 또 그 사건을 중심으로 하나의 앙상블처럼 행동한다. 이에 관객들은 더욱 디테일에 집중하고, 이런 미스터리들이 얽히고설키는 과정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쌓이는 오해와 각 인물들 간의 갈등, 그리고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은 웃음을 유발하기에 충분히 자극적이다. 또한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들이 많아 웃으면서도 어딘가가 불편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불과 몇 시간 동안의 게임이 얼마나 관계를 파국으로 몰 수 있는지 보여주며 영화의 주제인 ‘비밀의 자아’의 위험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영화에서 나타나는 월식처럼, 가려지는 타인의 모습에 대한 존중을 이야기한다. 꽤 많은 관객들이 영화가 보여주는 시사성에 놀랄 수 있다. 이탈리아 영화를 그대로 가져와서 리메이크해서 일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감성적으로 다가간 적이 별로 없는 주제를 아주 진중하게 접근한다. 영화의 많은 매력들 중 하나이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사실 ‘완벽한 타인’은 많은 분위기를 오고간다. 드라마의 공감서, 치정극의 막장성, 코미디의 자극성을 자유롭게 오고 가면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자칫 개연성과 완성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이런 전환들은 배우들의 열연으로 설명된다. 배우들의 생활 연기는 상황에 현실성을 더하고 각종 주제 전환을 자연스럽게 하도록 해준다. 각자 맡은 역할을 때론 능청스럽게, 때론 오바스럽게 잘 수행한다. 

 

‘완벽한 타인’의 반전은 영화의 주제를 극대화시킨다. 결국 영화 자체가 큰 What if?였다는 사실과 함께, 게임으로 인한 파국이 간단히 해결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이다. 서로의 비밀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 그리고 비밀의 자아를 존중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고찰. 이러한 메시지와 함께 정교하게 짜여진 ‘완벽한 타인’은 웰메이드 블랙 코미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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