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도래할 술값 5,000원 시대

황진석 기자 | 기사입력 2022/01/11 [09:16]

곧 도래할 술값 5,000원 시대

황진석 기자 | 입력 : 2022/01/11 [09:16]

소주와 맥주 5,000원 시대가 올까. 맥주, 소주 등 주류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술값’은 물가의 변화에 가장 둔하면서도 예리한 양면을 가진 기준의 척도다. 쉽게 가격이 오르지는 않지만 한 번 오르면 100~400원 오르는 법 없이 기본 1,000원 단위로 20% 이상 인상되는 것이 식당 술값이다. 특히 맥주와 소주는 납품가 차이에도 가격을 연동시키는 것이 암묵적인 규칙이다.

 

식당 술값 인상은 물가 상승 변곡점에서 이뤄져 왔다. 지난 2013년 밀가루 등 원재료 인상과 주세 등을 이유로 음식점들은 술값을 3,000원에서 4,0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 대부분의 식당이 가격을 올렸다.

 

소주(맥주)는 음식점의 대표 메뉴로 쉽게 가격을 올리기가 어렵다. 아무리 물가가 치솟고 운영경비가 늘어도 도매상의 납품가가 바뀌지 않는 한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명분이 필요한데, 정부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주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명분이 생긴 것이다.

 

  © 문화저널21 DB

 

이미 시작된 술값 인상

코로나19로 원자재 가격 상승

사라진 ‘4캔 1만 원’ 패키지

 

일단 주류 제조업에서 명분을 챙겼다. 특히 수입 맥주사들은 맥아와 홉 등 원자재 가격 인상과 알루미늄 캔 품귀 현상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처지다. 이미 지난해 세계 최대 알루미늄 캔 제조사인 볼코퍼레이션은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인상 폭이 최대 50%까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주세도 인상된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1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은 맥주와 탁주에 붙는 세금 인상 내용이 담겼는데, 4월부터 맥주와 막걸리 제품에 붙는 세금이 리터당 20.8원, 1원씩 오른다. 

 

마트 편의점에서는 이미 수입맥주가 4캔에 1만 원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앞서 하이네켄, 에델바이스 등을 취급하는 수입맥주 1위 업체 하이네켄코리아는 지난해 12월 1일자로 교차 구매 프로모션 가격을 '4캔에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했고, 12월 말 오비맥주가 수입·판매하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등과 하이트진로의 블랑1664, 산미상사의 산미겔 등이 4캔에 1만1000원으로 인상했다.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던 수제 맥주 등 국내 맥주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제 맥주 업체인 제주맥주는 다음 달부터 자사 제품 6종의 공급가를 10%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 식당 술값 인상의 마지막 공은 국내 대형 주류업체가 쥐게 됐다.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등의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형 업체들이 세금 인상분에 대한 수익 보존을 위해 납품가를 인상할 것이냐는 문제다.

 

작금의 세법이 물가에 연동된 종량제 방식이라는 점에서 매년 가격이 변동되어야 하는데, 가격 인상으로 식당 술값이 한 번 인상되면 다시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부담이 자칫 소비 위축과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저널21 황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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