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③] 늘어난 여가시간 소비도 바뀐다

강도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2/21 [15:46]

[한국인의 삶-③] 늘어난 여가시간 소비도 바뀐다

강도훈 기자 | 입력 : 2023/02/21 [15:46]

일, 가사, 수업 등 의무적인 활동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 여가시간은 삶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삶의 질 수준을 가늠하는 기초 지표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이 갖는 여가시간은 늘었지만, 이를 즐기는 객관적 지표인 문화, 예술, 스포츠 관람 등의 지표는 물론 만족도까지 하락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관광여행은 증가하는 추세로 국민의 여가활동 소모가 문화, 예술에서 여행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통해 여가활동 만족도와 여가 소비 경향을 살펴봤다.

 

여가생활 만족도 2021년 27%, 2019년比 1.8%p 하락

 

여가생활 만족도는 삶의 다양한 영역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종합 지표로 사용된다. 이는 여가생활이 건강 상태나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으로 여가만족도와 삶의 만족도 사이의 높은 상관관계는 여러 지표를 통해 객관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나라 국민이 여가생활에 만족하는 비율은 2009년 21.8%에서 2013년 27.1%로 높아진 이후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여가생활 만족도는 27%로 2019년 대비 1.8%포인트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져, 10대는 47.9%가 여가생활에 만족하는데 비해 60대 이상에서의 여가생활 만족도는 18.8%에 불과하다. 여가생활 만족도에 대한 연령대별 차이는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횟수의 지표추세와도 일치한다.

 

▲ 사진=문화저널21 DB

 

매년 증가하는 여가시간

2021년 4.4시간, 2020년 대비 0.2시간 증가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2021년 평일 여가시간은 3.8시간이고 휴일 여가시간은 5.8시간이다. 이를 합친 여가시간은 4.4시간으로 지난 2006년 3.8시간에서 2010년 4.9시간으로 증가 후 4시간 전후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여가시간은 남자와 여자가 모두 4.4시간으로 동일하다. 요일별로 보면 평일에는 여자가 3.9시간으로 더 길고 휴일에는 남자가 6.0시간으로 여자(5.6시간)보다 더 길어 요일에 따른 차이를 보여준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 노인인구의 여가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60대는 4.6시간, 70대 이상은 5.7시간이다. 50대 이하에서는 20대가 4.5시간으로 여가시간이 긴 편이다. 2020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전체 연령대에서 여가시간이 증가하였으며, 특히 30대에서 2020년 3.7시간에서 2021년 4.1시간으로 증가하여 다른 연령대에 비해 증가 폭이 크다.

 

여가시간 충분도도 시간 증가만큼이나 증가하고 있다. 응답에 의존한 결과를 보면 충분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은 2021년 57.2%로 2020년 57.0%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나, 2014년 66.2%, 2016년 60.1%에 이어 감소추세다.

 

여가시간이 2016년 이후 증가추세인 것과 비교하면 객관적인 여가시간과 여가시간이 충분한지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에는 차이가 있다. 다만 평일과 휴일을 비교하면 여가시간과 동일하게 평일보다는 휴일에 여가시간이 충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자가 58.3%, 여자 56.2%로 남자가 여자보다 2.1%p 높게 나타났다. 휴일 여가시간에 대해 충분하다는 응답은 남자가 67.7%, 여자가 62.0% 정도로 남자가 5.7%p 높으나, 평일 여가시간에 대해서는 남자는 48.8%, 여자는 50.4%로 여자가 1.6%p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 여가시간의 충분정도가 다른데 30~40대에서 낮고 20대와 60대 이상의 고령인구에서는 높다. 여가시간 충분정도가 가장 낮은 40대는 48.5%인데 비해 60대는 61.8%, 70대 이상에서는 78.1%로 나타나 연령대별로 차이가 크다. 

 

2020년과 비교했을 때 30~40대와 70대 이상에서는 여가시간이 충분하다는 응답이 증가한 반면, 15~19세와 20대는 2020년에 비해 여가시간이 충분하다는 응답이 소폭으로 감소했다.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횟수 큰 폭으로 하락

 

문화예술 및 스포츠 관람횟수는 2004년(관람률 51.0%, 평균 관람횟수 7.1회) 이후 2013년까지 급격히 증가했으나 이후 관람률과 관람횟수가 증감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문화예술활동 및 스포츠관람 횟수가 절벽수준으로 급락했다.

 

지난 1년간 예술공연, 영화, 박물관과 미술관, 스포츠 등을 한 번이라도 관람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2021년 24.1%이고, 이들의 관람횟수는 1인 평균 4.5회로 나타났다. 2019년의 관람률과 비교해보면 2019년 66.2%에서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관람한 사람들의 1인 평균 관람횟수(2019년 8.4회) 또한 절반가량 감소했다.

 

성별로는 남자는 4.6회, 여자는 4.4회로 남자가 약간 더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과거에 평균 관람횟수가 남자 보다 여자가 약간 높았던 것과는 다른 경향을 보여준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에서 다른 연령보다 약간 높긴 하나 연령대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이는 과거의 연령대별 관람횟수와는 다른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2019년까지는 20대의 관람횟수가 가장 높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낮아졌다. 특히 13~19세의 관람횟수는 2019년 9.0회에서 2021년 4.2회로 급격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난 반면, 60세 이상의 관람횟수는 5.8회에서 4.3회로 감소하여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감소폭이 낮다.

 

▲ 사진=문화저널21 DB

 

지난해 여행일수는 6.58일, 전년대비 0.77일 증가

 

여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여행인구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났다.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가활동 중 하나이자, 가장 희망하는 여가활동이 됐다.

 

2021년 15세 이상 인구 1인당 국내 관광여행일수는 6.58일로 2020년의 5.81일에서 0.77일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뿐 아니라 국내여행 및 이동에도 제한이 있어 여행일수가 급격히 감소한 2020년에 비해 소폭으로 증가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여행경험률을 비교해보면 국내관광 여행 경험률은 2020년 75.5%에서 2021년 89.0%로 약 13.5%p 정도 증가하여 코로나19 이전(2019년 85.0%)보다 더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2020년과 2021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여행이 급감하면서 국내여행의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여행일수의 증가폭은 크지 않아 숙박여행보다는 당일여행이 증가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국내 관광여행일수는 20대와 30대에서 각각 8.7일, 9.1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70대 이상에서 1.9일로 가장낮다. 2020년과 비교해보면 전체 연령대에서 여행일수가 증가했으며, 상대적으로 70대 이상에서 증가폭이 적고, 20대에서 증가폭이 가장 크다.

 

가구소득별로 보면 가구소득이 증가할수록 국내 관광여행일수도 증가하여, 600만원 이상인 가구의 1인당 국내 관광여행일수는 9.0일이다. 특히 100만원 미만에서는 2.0일, 100~200만원 미만에서는 2.8일로 200만원을 기준으로 그 차이가 크다. 2020년과 비교해보면 전반적으로 여행일수가 증가하였으나, 100만원 미만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문화저널21 강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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