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에 명운 건 신동빈…악수될까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3/04/07 [16:29]

‘2차전지’에 명운 건 신동빈…악수될까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3/04/07 [16:29]

롯데그룹, 국내 4대 시중은행과 공동협약 체결…5조원 확보

경쟁상대 많은 2차전지 시장, 롯데 성장 기대할 수 있을까

 

‘2차전지 사업’은 롯데그룹을 살리는 신동빈의 묘수가 될 것인가, 아니면 자금만 투입하고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악수로 끝나고 말 것인가. 

 

기존에 유통사업 중심의 롯데그룹을 화학‧바이오 중심으로 개편해 재탄생 시키려는 신동빈 회장의 구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롯데케미칼을 핵심으로한 그룹 체질개선이 자리하고 있다. 

 

7일에는 4대 시중은행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미래 핵심사업 육성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하면서 신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 5조원을 총알로 확보해 눈길을 끌었다. 

 

자금 확보에 성공하며 롯데케미칼, 나아가 신동빈 회장의 부담도 줄긴 했지만 이미 쟁쟁한 경쟁상대가 산적한 2차전지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롯데가 어떻게 치고나갈지는 여전히 의문이 많은 상황이다. 자칫 자금만 투입하고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롯데)

 

4대 시중은행, 롯데 ‘2차전지’ 육성 힘 보태

롯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으로 사업 구체화 

 

롯데는 이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국내 4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미래 핵심사업 육성을 위한 공동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은 2차전지 소재, 수소·암모니아, 리사이클·탄소저감, 바이오 등에 대한 투자금 확보를 위해 진행됐으며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바이오로직스 6개사가 참여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의심할 여지없는 ‘2차전지’다. 롯데지주부터 케미칼, 정밀화학, 알미늄, 에너지머티리얼즈 까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5개 회사를 관통하는 요소는 결국 2차전지 소재 사업이기 때문이다. 

 

2차전지는 롯데 신동빈 회장이 뉴롯데를 위해 꺼내든 지속가능성장의 선봉장으로,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롯데그룹을 성장시키려는 신동빈 회장의 구상과 연결돼있다. 롯데케미칼 최대주주가 롯데지주인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해석은 확실해진다.

 

실제로 롯데케미칼은 배터리소재 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달 리튬이온 배터리 필수소재인 동박(음극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5%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출범시켰다. 당장 다음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본사를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모여있는 잠실 쪽으로 옮길 예정이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이미 2차전지 핵심소재 중 하나인 알루미늄박(양극박)의 경우 관계사인 롯데알미늄을 통한 확보가 꾸준히 이어져왔던 만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롯데그룹은 또다른 소재인 동박(음극박) 확보가 가능해졌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인수와 자금확보를 기반으로 2차전지 핵심소재 생산을 위한 밸류체인 구축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 (왼쪽부터) 롯데지주 고정욱 부사장, 우리은행 강신국 부문장, 신한은행 정근수 부행장, 하나은행 성영수 부행장, KB국민은행 서영익 전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김연섭 대표가 협약식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채무부담 우려 해소됐지만, 성장 가능성은 ‘글쎄’

경쟁자 많은 2차전지, 아직까지는 롯데의 ‘낙관론’

 

이번에 롯데기업이 유치한 4대 시중은행과의 협약은 롯데케미칼에 있어 마른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기쁜 소식이다. 

 

그동안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저하에 더해 레고랜드발 롯데건설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자금투입,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으로 채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적자도 7584억원에 달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사업을 위한 계속적인 투자에 더해 갑자기 불거진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까지 더해지며 ‘롯데케미칼 발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이 너무 빠른 속도로 롯데케미칼 중심 체질개선을 추진하면서 악수를 두고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한국신용평가나 나이스신용평가에서도 대규모 인수자금 지출과 지속적 투자부담 확대로 재무안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평가와 건설 부문의 높은 PF 우발채무 부담도 잠재적 부담이라는 평가를 내놓는 등 부정적 신용등급 강등 압력이 확대되고 있던 찰나였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4대 시중은행과의 협약은 자금 우려를 해소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2차전지 사업이 성공을 거둘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최근 ‘2차전지 사업’이 각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LG화학‧현대자동차 등 쟁쟁한 경쟁상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심사 당시, 관련 시장의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한 바 있다. 이번 결합으로 롯데케미칼의 종합적 사업역량이 경쟁사를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커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인데, 뒤집어 말하면 2차전지 소재 사업 부문에서 롯데 측이 확실한 메리트를 갖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도 된다. 

 

2차전지가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로 각광받고는 있지만 ‘후발주자’인 롯데가 시장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나타낼지는 현재로서는 ‘낙관론’에만 그쳐있는 상황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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