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내환 빠진 ‘포스코’…최정우 회장 골머리

황진석 기자 | 기사입력 2023/06/14 [15:01]

외우내환 빠진 ‘포스코’…최정우 회장 골머리

황진석 기자 | 입력 : 2023/06/14 [15:01]

▲ 민주노총이 지난 2018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포스코 노동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포스코는 5년만인 2023년 금속노조를 탈퇴한다. / 문화저널21 DB

 

포스코 노조, 민주노총 금속노조 탈퇴 

최정우 포스코 회장, 윤석열 대통령 순방 명단에서 제외돼 

 

민주노총 금속노동조합 산하에 있던 포항의 포스코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포항지부의 포스코지회)가 세 번의 시도 끝에 금속노조를 탈퇴했다. 그런가 하면 재계 5위의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다가오는 윤석열 대통령 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빠졌다. 최 회장은 올들어 대통령이 주재하거나 실행하는 행사나 순방에 등장한 적이 없어 이른바 ‘최정우 패싱’논란이 제기되는 중이다. 

 

포스코 지회, 세 번 끝에 금속노조 탈퇴 성공 

두 번 시도는 절차적 문제, 세 번 째 시도에서 이뤄내 

금속노조 대표 지회였던 포스코 노조 탈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포스코 지회는 지난 13일 노조 소식지를 통해 “고용노동부의 설립신고필증 발부로 (기존의)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서 포스코 자주노동조합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며 “산별 단체에서 기업노조로 변경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금속노조에 가입한 지회는 4년 만인 지난해 11월 산별노조 탈퇴를 위한 두 차례 조합원 총투표에서 모두 70% 가까운 찬성표가 나왔지만, 절차상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첫 번째는 공지 기간이 규정보다 짧아서였고, 두 번째의 경우 투표를 앞두고 금속노조가 포스코지회 간부들을 제명하거나 징계를 내려 총회 소집권자 없이 총회와 투표가 진행됐다는 이유로 정부 승인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지회 집행부 3명이 제기한 ‘제명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지난달 법원이 받아들였다. 포스코지회는 2일 임시대의원회의에서 탈퇴를 의결한 뒤 곧바로 기업노조 설립을 신고했고, 9일자로 신고필증을 받았다. 산별노조에서 기업노조로 전환됐다는 의미. 

 

지난해 11월까지 200∼300명이었던 포스코지회는 집단 탈퇴가 무산되자 노조원들의 개별 탈퇴가 이어져 현재는 100여 명 수준이다. 금속노조 광양지회는 아직 탈퇴 움직임이 없다.

 

한편 정부가 민노총 산하 산별노조들이 기업 단위 지회들의 집단 탈퇴를 막는 규약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있어 추가 이탈 전망이 나온다. 민노총 화섬노조에 소속됐던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노조(420명)도 지난달 30일 총회에서 투표자 400명 중 찬성 321명(80.3%)으로 탈퇴 안건이 통과됐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대표 지회였던 포스코 노조의 이탈이 민주노총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 포스코 최정우 회장과 포스코 로고 / 포스코 제공 

 

포스코 최정우 회장 두고 지역에서 끓는 여론 

‘버텨야 한다’ 對 ‘물러나야 한다’  

대통령실과 상의, 윤 대통령 베트남 순방 사절단에 ‘최정우’ 이름 없어 

베트남에 앞서 파리 BIE 총회엔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참석 

포스코, 베트남 기반 사업 영위 32년째 

 

포스코의 본산인 포항에선 최정우 회장을 두고 찬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여전희 회장이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과 ‘정부와 여당이 모두 최 회장에게 그만두라는 신호를 보내는 상황에서 눈치껏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맞부딪치는 모양새다. 

 

13일 대통령실과 대한상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에 ‘최정우 회장’ 이름이 빠져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에는 10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윤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명실공히 재계 5위에 대표 철강기업. 이를 두고 이미 정부는 최 회장의 용퇴를 바란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찍이 32년 전 베트남에 진출한 포스코는 주력인 철강 뿐 아니라 에너지, 식량자원, 건설 등 그룹 내 대부분의 계열사에서 다양한 베트남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은 모집 공고에서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교역·투자 실적, 유망성, 미래 산업협력 성과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대한상의 측은 설명했다. 베트남 순방 경제사절단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이른바 10대 그룹 총수들이 전원 참석한다. 최 회장만 빠진 셈. 

 

포스코에서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베트남에 앞서 들르는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 정탁 포스코 인터내셔널 부회장만이 참석 명단에 담겼다. 포스코 측은 최 회장의 불참에 대해 “알아보겠다”고만 답했다.  

 

최 회장은 올 초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비롯해 같은 달 있었던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지난 4월 미 국빈방문 경제사절단 등에 모두 불참했고, 심지어 지난달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2023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거의 모든 경제계 행사에 참석했었다. 이를 두고 기업계에선 최 회장에게 이미 전 정부 사람이라는 인식이 박혀 현 정부에서 홀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나왔다. 

 

다른 의견도 있다. 최 회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로부터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가 침수될 때 현장에서 지휘하지 않았다는 질책을 받았는데 태풍 상륙 전날 미술관 관람, 골프 약속을 다녀왔지만 재난 당일 대응을 진두지휘 하지 않고 현장에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공무를 앞에 두고 사익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을 해왔다는 인식 때문에 이 정부 및 정치권으로부터 눈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무엇이 됐든 최 회장이 이 정부로부터 홀대를 받는다는 말은 사실처럼 들린다. 포스코 내부에선 최 회장이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8일까지다. 최 회장은 2018년 회장에 취임해 2021년 한 차례 연임해 지금까지 직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전임자였던 권오준 전 회장은 2018년 건강상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문화저널21 황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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