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의 화살’ 민주당 분열의 신호탄으로 갈까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3/06/29 [15:45]

‘이낙연의 화살’ 민주당 분열의 신호탄으로 갈까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3/06/29 [15:45]

이재명 애표를 쓰려뜨려야

이낙연 전 대표의 정치적 현주소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2021.10)에서 패배한 후 작년 6월 미국으로 떠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귀국하면서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라는 발언과 함께 정치재개를 선언했다. 

 

이어 28일 국립현충원의 DJ묘소를 참배한 후 “김대중 대통령은 제 정치의 원점이다”면서 김대중 식 정치복귀를 암시했고, 더불어 봉하마을 참배 및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계획 등도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정계복귀와 맞물려 친명계와 친낙계 간의 권력암투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더하여 분당설까지 퍼져 나오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정계복귀와 맞물린 민주당의 내홍(전망) 및 분당설 등을 살펴본다.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 민주당 제공

 

이재명 대표와 갈등

2022. 6. 출국 후 정계복귀 선언까지

 

이낙연 전 대표는 2021년 10월 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당내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패배한 후 즉각적인 승복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으며, 그러는 사이 그의 지지자들이 (불복)시위를 벌이면서 민주당을 규탄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경선 보름 후에야 이재명 후보와 만나 협조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자발적인 협조라기보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압력 등을 의식한 책임모면용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알려진 바와 같이, 2022년 3월 9일 실시된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유례없는 격전이었으며, 1, 2위 후보 간의 표차는 불과 24만 여 표에 불과했다. 대선 패배 후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명실상부하게 민주당을 장악하기 시작했고, 그해 6월 1월 인천 계양구 을 지역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어 정치적 안전판을 확보했다. 

 

이와는 달리 이낙연 전 대표는 대선-지선 연패에 대한 책임을 둘러싸고 이재명계와의 전면전에 대비해 자신의 계파 의원 20여 명과 심야 회동을 가지면서 의욕을 보이기도 했으나 도리어 ‘대선에 흔쾌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일부)지지들의 원망서린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즉, 대선이후 당 장악 등을 노리고 이재명 대표와 일전을 벌이려고 하였으나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땅한 정치적 활동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중 후일을 기약하면서 지난 해 6월 7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낙연 대표의 미국 체류기간(2022.6∼2023.6) 동안에는 몇 번 사안에 대해 야권입장에서 원론적인 언급 외 주목할 만한 정치적 발언을 자제했다. 그러나 지난 4월 장인상을 당해 일시 귀국한 후 다시 출국한 후부터 측근들을 통해 정치 재개 의사를 내비추었으며, 지난 24일 귀국 직후 공항에서 "저의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모든 국정을 재정립하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 이재명 당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책의총에 참석하여 피켓팅을 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제공

 

정치 가시밭길 속으로 뛰어든 이낙연 

 

귀국 직후 공항에서의 기자회견 및 28일 DJ묘소에서의 정치적 발언 등에 비춰보아 그의 정치복귀는 확실시 되는 상황이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복귀선언을 할런지가 호사가들의 관심사일 뿐이다. 

 

그러나 당장은 정치일선에 뛰어들기보다 대학 강연 등을 통해 (국가)비전제시 및 청년들과 대화 등에 치중할 것이고, 민주당의 내홍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정치적 활로를 설정해 나갈 것으로 보여 진다. 즉, 우선은 외곽 때리기 및 세 불리에 치중하면서 이재명 중심 야권의 구도변화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집권여당의 당 대표 및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이낙연 전 대표의 꿈은 대통령이다. 국무총리 및 당 대표시절 상당기간 지지율 1위를 유지하자 ‘황홀한 함정’이라고 표현하면서 강한 의욕을 비추기도 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패배하자 납득하지 못하여 상당기간 분을 싹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쨌든 정치적 활로모색을 위해 출국했고, 정치활동 재개를 위해 귀국한 것이다.

 

묘하게도 그의 정치적 활로는 이재명 현 대표의 입지 및 위상과 맞물려 있다. 즉, 이재명 대표가 쓰러져야만 그의 정치적 장래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전 대표의 활약에 따라 민주당의 내홍은 향후 심각하게 진행될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서는 분당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즉, 야권이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의 당과 이낙연의 당으로 갈라진다는 뜻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낙연 전 대표가 비명의 구심점으로 강건히 활동하면서 세 불리기를 통해 꿈을 심어주는 지도력을 보여주는 것이 전제된다.

 

이낙연 전 대표가 꿈을 안고 돌아와 정치재개를 선언했지만 현실적 상황이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같은 거친 야생마 정치인은 아니다. 

 

도리어 고건, 정운찬, 반기문 등등 일시 희망을 안겨주었다 꺼져버린 유목류(流木類)에 가까운 느낌이 드는 인물(정치인)로 보여 진다. 앞으로 몰아칠 폭풍과도 같은 정치상황을 그가 과연 어떻게 해쳐 나갈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2024년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명운이 걸친 중요한 선거이다. 특히 중간평가의 성격을 갖고 있는 선거로서 향후 대권향배의 가늠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에 임하는 여∙야 진영의 태세는 차이가 확실히 느껴진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별다른 소리(잡음)없이 전열을 정비해 나가고 있는 중이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벌써부터 친명, 비명 진영 간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분당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열의 길목 길에 대권의 꿈을 버리지 못한 듯한  이낙연 전 대표가 있음은 물론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친(親)이재명계 70%, 반(反)이재명계 30% 정도의 세력으로 갈라져 있으며, 반(反)이재명계 세력은 친(親)이낙연계 세력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즉, 주류 이재명계, 비주류 이낙연계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중이다. 향후 주류 세력의 확대 또는 비주류 세력의 확대 여하에 따라 이재명 당으로 공고화, 또는 야권분열로 치닫게 되리란 것은 운명처럼 정해진 수순이다.

 

28일 국립현충원의 DJ묘역 참배에 동행한 설훈, 윤영찬 의원을 중심으로 비명계 의원들의 세력결집은 향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진다. 공천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의원들이 중심이 될 것이고 그들은 여차하면 당을 뛰쳐나갈 태세를 갖추면서 이낙연 전 대표 주위를 뱅뱅 돌면서 이 전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할 것이다. 이런 연유로 향후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고심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귀국 및 정치재개선언으로 이낙연 전 대표는 험악한 정치의 뻘 밭 속으로 뛰어들었다. (차기)대통령 직 쟁취를 위해서 말이다. 이를 위해선 야권의 맹주가 되어야 하고, 또한 차기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해야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또한 현실적으론 현 야권 대표주자격인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거나 격파시켜야만 야권맹주가 될 수 있다. 대표로 있든 없던 이 대표가 (민주당)최대주주임은 분명한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 측과 정치적 협상을 하여 공천권 일부를 보장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제안을 할리도 없고, 이 대표 측에서 받아 들 일리 만무하다. 정말 모든 것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분당 등을 통한 새로운 정치 결사체 형성 외 달리 방법이 없다. 지금 야권에서 양향자 신당, 금태섭 신당설 등이 떠돌아다니고 있지만 이낙연 신당설에 비할 바는 아니다. 물론 (신당)창당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이낙연 신당이 구체화 되어질 조짐을 보인다면 이재명 대표는 대표직 사퇴 및 (선거)비대위 구성이란 초강수를 던져 이낙연 신당을 무력화 시키려 할 것이다. 

 

그럴 경우 명분을 확보한 이재명 대표 측에서 선거 (패배)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이낙연 대표에게 씌워 정계퇴출을 시도할 것이다. 예견될 수 이런 상황을 이낙연 전 대표 또한 모를 리 없다. 정말 갈수록 첩첩산중의 심산유곡이 이낙연 전 대표를 기다라고 있는 것이 정치현실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24일 귀국을 통해 정치재개라는 화살을 쏘아 올렸다. 창공으로 날아간 화살이 어디에 쿵하고 밖 힐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시대의 풍운아를 자처하는 수많은 호걸들이 화살을 쏘았지만 대다수 부러지거나 되돌아와 자신의 가슴 속에 박혀 스스로를 쓰러뜨렸다. 

 

70여년 파란의 헌정사를 살펴보면 이는 쉽게 알 수 있는 역사의 교훈이다. 어쨌든 이낙연 전 대표는 험난한 정치의 가시밭길 속에 자신을 던졌다. 시위를 떠난 이낙연 화살이 어디로 날아갈지 궁금해진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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