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위니아그룹 '박영우 회장 직접 해결' 목소리↑

이한수 기자 | 기사입력 2023/10/04 [08:48]

대유위니아그룹 '박영우 회장 직접 해결' 목소리↑

이한수 기자 | 입력 : 2023/10/04 [08:48]

대유위니아그룹의 계열사가 줄줄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다. 기업회생절차는 한 기업이 사업을 계속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과잉투자나 금융사고 등의 문제로 인해 부채를 영업이익으로 감당할 수 없을 경우 밟게 된다. 클레쎄 등 가전으로 잘 알려진 위니아전자, 통신장비 및 전기차충전 사업을 진행하는 대유플러스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여기에 더해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이사는 수백억 원대의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처럼 임금체불 사태가 발생하고 계열사의 회생절차 신청이 이어지자 그룹 전체가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기업회생 절차는 박영우(68)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밀린 임금 및 퇴직금 액수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과 노조, 퇴직자연대 등은 박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이에 대한 해명과 직접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줄줄이 법정관리 신청

 

대유위니아그룹은 2014년 위니아(옛 위니아만도), 2018년 위니아전자(옛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며 종합가전 기업이 됐다. 이중 위니아전자는 대우전자와 동부대우전자를 거친 생활가전 중견기업이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2013년 동부그룹(현 DB그룹)에 매각됐고 2018년 대유위니아그룹이 샀다.

 

위니아전자는 경영악화로 지난 20일 회생법원에 기업회생 법정관리절차를 신청했다. 코로나 이후 해외 공장이 사실상 멈추고 세계 정세가 나빠지면서 영업이 마비된 탓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9년 45억 원에서 2021년 175억 원까지 늘었다. 지난해엔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재무제표를 공시하지 않았다.

 

21일에는 자회사 위니아전자 매뉴팩처링이 회생절차에 들어갔으며 25일에는 대유위니아그룹의 대유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대유플러스는 정보통신 사업, 전기차 충전 사업, LPG 차량용 연료탱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지난 3월 발생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조기 상환해야 했으나 지급하지 못했다.

 

계열사 임금체불 총 553억 원…위니아전자 대표는 '구속'

 

검찰에 따르면 위니아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수개월간 직원 412명에 대한 임금과 퇴직금 등 약 302억원을 체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됐다. 

 

위니아전자를 포함한 대유위니아그룹 가전 3사(위니아전자, 위니아, 매뉴팩처링)의 체불임금은 553억 원에 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지불능력이 있는 중견 기업집단인 대유위니아그룹이 500억 대의 체불임금을 1년이상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죄질과 그 부도덕성이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강용석 위니아전자 노조위원장은 "임금체불은 직접 당하지 않고서는 그 고통의 깊이를 알 수 없다"며 "아무 잘못 없는 가족들을 피해자로 만들고 종국에는 가장을 파탄내고 가족을 해체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말그대로 생지옥이며 가정 파괴범과 같은 최악의 악질 범죄"라고 힐난했다.

 

윤성복 위니아전자 광주공장 근무자는 "위니아전자와 생산법인인 위니아전자 매뉴팩처링 재직 직원들이 못받은 월급은 8개월, 의료보험과 국민연금은 체납 9개월"이라며 "지난 7월 중순에 회사는 급여의 70%를 줄테니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 강제휴업명령을 내렸는데 이마저도 안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자산 팔아 체불임금 변제?

 

그룹에서는 주요 자산 매각을 통해 체불임금 해소를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우선 위니아전자는 이란의 모하마드 레자 다야니 대표이사 측에 대한 강제집행을 통해 236억 원의 배당금을 확보하고 멕시코 공장을 매각해 체불임금 변제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란 최대 전자업체 엔텍합 그룹에 대해 236억 원 상당의 물품대금 채권을 갖고 있는 위니아전자는 원래 지난해 공탁금에 대한 배당절차에서 배당받을 금액 전부를 희망퇴직금 지급 및 체불임금 변제에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모하마드 레자 다야니 대표이사가 소를 제기해 정지된 상태다.

 

위니아전자 관계자는 "올해 7월 법원에 절차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해 조속한 체불임금 변제를 위해서는 신속한 진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회사 노동조합 위원장과 167명의 직원들도 이번 일의 조속한 진행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3000억 원 규모의 멕시코 공장을 매각해 대금을 체불임금 변제하고 계열사 등에 대한 차입금도 갚을 계획이다. 최근 멕시코 최대의 가전회사 마베(MABE)와 글로벌 가전회사 일렉트로룩스(Electolux)가 공장 실사를 진행했다. 위니아전자는  매각금액 및 인수구조에 대한 제안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번에 신청한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공익채권으로 분류되는 체불임금 변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의 경우 시가 900억 원의 공장 자산을 회생절차에 따라 체불임금 전액 변제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위니아전자지회 제공

 

박영우 회장, 지난해 임금 77억 원…"직접 해결해야"

 

일각에서는 박영우 회장의 무리한 회사 쪼개기와 분사로 경영난이 심화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77억으로 기업오너 중 재계 3위인 점을 들어 직접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이은주 의원은 "대유위니아 그룹의 박영우 회장은 이 와중에도 약 70억원대의 연봉을 받고 있고 가족을 동원한 선단식 경영과 투기적 인수합병으로 기업족벌의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해 왔다"며 "국감장에 서서 노동자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체불임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시민 앞에 직접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회장은 지난 18일 35억 원 규모 사재 출연을 단행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과 계열사 동강홀딩스는 이날 대유에이텍이 보유한 위니아 지분 887만주를 사들였다. 매입 가격은 총 90억원 규모로 박 회장은 35억 원, 동강홀딩스는 55억 원을 들였다.

 

하지만 강용석 위니아 전자 노조위원장은 "이번에 위니아전자에서 내놓은 해결방안도, 박 회장의 사재 출연 이야기도 무슨 의도인 지 모르겠다"며 "이란 쪽에서의 236억을 받겠다고 했지만 언제가 될 지 알 수 없고, 멕시코 공장 3000억도 받을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멕시코 공장의 경우 자체 부채가 1000억 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매각 금액도 1500억 원 안쪽으로 제시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채를 갚고 남아야 우리가 받을 수 있을텐데 가시화된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하는데 이것을 피하려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라며 "지난달 25일이 월급날인데 또 못받았다. 회장이 가진 몽베르골프장과 자동차 부품업체는 수익이 안정적으로 나고 있는데 왜 활용을 안하는 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최정필 위니아전자 퇴직자 연대 대표는 "이번에 내놓은 방안은 희망고문을 하는 것일 뿐"이라며 "박 회장이 마치 많은 금액을 사재 출연한 것처럼 말하는데 지금 밀린 금액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회생절차 기간이 상당히 오랜 시간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체불 임금을 언제쯤 변제받을 수 있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막연하게 기다리라고만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위니아전자 측은 "법원에서 위니아전자의 신청을 받아들여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체불임금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변제가 용이해진다"며 "체불임금 이슈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우선 대규모 임금 체불과 관련해 오는 17일 노동부 소속기관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날 직접 나서서 공식적인 사과와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문화저널21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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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하 2023/10/04 [20:50] 수정 | 삭제
  • 기자님 너무 순진하십니다. 좀더 팩트를 .... 원하시면 기사에 도움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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