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은 걱정하지 말라" 3년 지나 마스크 공장 10곳 중 8곳은 중단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발발로 마스크 사업 진입 규제를 무분별하게 풀어줬던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화근이 돼 돌아왔다. 국내에서 마스크 생산 공장 10곳은 문 정부의 약속만 믿고 공장을 증설했다가 처치곤란의 상황에 빠졌다. 현재 단 2곳만이 마스크 울며겨자먹기로 마스크 생산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2020년 2월 마스크 품귀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문 정부는 마스크 공장의 진입 규제를 풀었다. 같은 해 3월 문 전 대통령은 경기도 평택의 한 마스크 제조업체를 직접 찾아 "나중은 걱정하지 말고 충분히 생산량을 늘려 달라"며 "남은 물량은 전량 정부가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가 이익을 약속하면서 시장 진입을 유도한 덕분에 마스크 제조업체는 빠르게 증가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판매 허가를 받은 마스크 제조업체는 2020년 1월 137곳에서 2021년 4월 1495곳이 됐다. 화장품, 유통, 철강 등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도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착용의무가 해제되자 우려했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마스크는 재고가 쌓여갔고 수요는 계속 줄었다. 업계 관계잔에 따르면 큰 비용을 내고 구입한 기기들은 가격이 폭락해 처분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 의약외품(보건·비말차단·수술용) 마스크 생산량을 1장 이상으로 보고한 업체는 식약처 등록업체 1451곳 중 15.6%인 227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업체는 문을 닫거나 마스크를 생산하지 않은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일례로 국제약품을 들 수 있다. 국제약품은 정제, 캡슐제, 주사제, 점안제 등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기업이다. 코로나가 터지기 2년 전 마스크를 생산하게 됐다가 정부의 권유로 생산라인을 늘리게 됐다.
실제로 매출을 분석해보면 2020년 3분기 매출에서 마스크가 차지하는 비율은 11.62%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줄었다. 2021년 내수 7억4900만 원, 수출 3억200만 원, 2022년엔 내수 5억7600만 원, 수출 2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마스크 생산업체 관계자는 "당시 정부에서 가격도 마음대로 못 정하게 하고 생산라인을 증설하라는 압박만 넣었다"며 "정부가 하라는 대로 했고 시설 구비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정부 지원이나 인센티브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3분기까지 국제약품의 안산 마스크 공장 가동률은 0%다. 2020년 308%에 달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르다. 정부가 한 번 뱉은 말에 대해 정책 책임을 지지않고 말 뿐인 상황을 이어간다면 어떤 기업이 마음 놓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까.
문화저널21 이한수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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