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최성규 목사, 조선족 소학교를 우롱했나?

하얼빈 도리조선족소학교 통학버스기증 등 지원약속 안지켜

박명섭기자 | 기사입력 2014/01/10 [14:23]

조용기·최성규 목사, 조선족 소학교를 우롱했나?

하얼빈 도리조선족소학교 통학버스기증 등 지원약속 안지켜

박명섭기자 | 입력 : 2014/01/10 [14:23]

【문화저널21 = 박명섭 기자】지난 2011년 12월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1층 코스모스홀 강당에서 장하림(張下臨·55)감독이 제작한 조용기(趙鏞基·77) 목사 일대기를 그린 만화 ‘절망에서 희망으로’ 출판기념회 및 감사예배가 신도 및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더불어 인천 순복음교회 최성규 목사(72)가 이사장으로 있는 ‘성산청소년효(孝)재단’ 산하에 안중근의사의 혼과 정신, 그리고 얼이 살아있는 중국 하얼빈(哈爾濱) 도리조선족중심소학교(道里朝鮮族中心小學校·교장 백미옥)를 돕는 가칭 안중근의사기념후원회를 설립하면서 이 후원회에 대표고문으로 조용기 목사를 추대하고 추대패를 전달했다.

조 목사는, “나 자신을 시사한 만화를 보니 부끄러워서 다 읽을 수 없었다”며 “책의 판매수익금을 중국 하얼빈의 도리조선족소학교에 기증하겠다는 말에 출판을 수락했고 이에 따라 도리학교가 후원을 받아 학생들이 모이고 다시 왕성하게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참석을 위해 하얼빈에서 달려온 백미옥 교장(하얼빈 도리조선족소학교)은 주최 측으로부터 조용기 목사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 판매수익금 전액을 도리소학교에 기증하겠다는 약속과 이날 행사에서 도리소학교 학생들을 수송 할 수 있는 대형버스 1대를 기증서로 전달 받은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백 교장은 감사인사를 통해 “1909년에 설립되어 102년간 안중근(安重根) 의사의 민족혼과 얼을 이어받으며 발전해 온 저의 학교가 어려운 상황에 놓은 것을 알고 관심과 지원을 베풀어 주시는 것에 감사를 드린다”면서 “학교를 더 열심히 발전시켜 민족교육의 요람이자 자랑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안중근의사기념후원회 에서는 백미옥 교장에게 학생들이 사용할 대형차량 구입 기증서를 전달했다. 도리소학교에 버스를 기증하는 이유는 조선족 학생들이 이 학교와 멀리 떨어져 살고 있기에 점점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는 이유로 학생 수가 줄어들어 학교가 폐교가 될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도리소학교는 1909년에 개교를 한 105년의 역사가 있는 조선족 중심소학교로 학교가 개교된 그해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또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기 직전 이 학교(당시 동흥학교)에서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머무르며 거사를 준비하고 계획했던 최후의 작전지로 안중근의사의 혼과 정신이 깃든 민족교육의 요람이자 성지이기에 현재 국내외로 널리 알려져 있는 학교다.

그러나 조용기, 최성규 두 목사는 거창한 기증서 전달식만 가진 후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아무런 조치 없이 그저 기다려달라는 말의 반복이었다.

2012년 10월 26일 모 일간지는 “국회의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게 출판 기념식이 공개됐고, 한 언론사는 도리소학교 측에 통학버스 구입비가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후원금은 전혀 전달되지 않았고, 목사 한사람의 과시용 행사로 끝을 맺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 한 바 있다.

출판기념식 후 1년 6개월이 지난 2013년 5월, 최성규 목사는 도리소학교 백미옥 교장을 한국으로 불러 버스 1대 값도 안 되는 2,500만원만 주고 중국으로 돌려보냈다. 그것이 처음 건낸 지원금이었고 그 후로도 기다려달라는 말만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도리소학교에서는 이 돈으로는 버스는 커녕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학교통장에 넣어두고 애를 태우고 있다.

백미옥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돈으로 버스를 살 수 없다. 어찌어찌해서 중고버스라도 구입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운전기사 월급과 기름값, 수리비 같은 운영비용이 만만찮아서 지금처럼 기다려보라는 말만 듣고 있는 상황에서는 엄두를 낼 수 없다”고 밝혔다.

해외선교비로 수많은 비용을 쓰는 대형 교회에서 우리 민족혼과 독립투사들의 얼이 깃든 소학교 하나 지원하는 것에 이리도 인색한 이유는 무엇일까?

장하림 감독은 “아마도 조용기 목사님께 그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 당시 나또한 서운한마음에 비판을 하기도 했지만 조목사님께서 그런 일을 외면하실 분이 아니기에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 한다” 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행사는 누가 봐도 조용기 목사 본인의 일대기를 다룬 조용기 목사 출판기념회였다. 이후 진행상황을 확인했어야할 것이고, 지금이라도 이행해야 옳은 일일 것이다.

park2@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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