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에 몸 달은 安…‘속도’ 둘러싼 동상이몽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위해 전날 저녁 전격회동

강도훈 기자 | 기사입력 2021/03/08 [11:37]

단일화에 몸 달은 安…‘속도’ 둘러싼 동상이몽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위해 전날 저녁 전격회동

강도훈 기자 | 입력 : 2021/03/08 [11:37]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위해 전날 저녁 전격회동

큰틀 합의했지만, 실무적 내용서 미묘한 입장차 포착

합의 안되면 후보들 나서야 vs 실무진에 맡기겠다

안달복달 안철수, 연일 ‘속도전’ 주문…느긋한 국민의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의힘 최종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제3지대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협상 시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두 사람은 전날인 7일 저녁 처음으로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큰 틀에서의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속도나 방식을 둘러싸고 미묘한 입장차가 여전히 포착되는 분위기다.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도 넘어야할 산이 많은 만큼 양측의 기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제3지대 단일후보로 이름을 올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최종후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문화저널21 DB, 국민의힘)

 

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날인 7일 저녁 모처에서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안 대표는 “한시간 반 정도 맥주를 마시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전반적인 생각 방향에 대해 의견 교환을 했다”며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뤄가자, 사소한 것 가지고 실랑이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자, 합의가 잘 되지 않으면 후보들이 나서서 풀자는 이야기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현재 안 대표 측에서는 ‘빠른 단일화’를 계속 주문하고 있다. 이미 제3지대에서 금태섭 전 의원과의 경쟁을 벌인 안 대표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상당히 몸이 달아있는 상태다.

 

후보 등록이 18일에서 19일 양일간 이뤄지기 때문에 양측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 짓기 위한 데드라인은 후보등록 전날인 17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 측은 단일화를 위한 실무팀을 이미 꾸리고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자신은 각 당의 후보가 선출 되는대로 바로 단일후보 선정에 나설 수 있도록 하자고 계속 말해왔음을 강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도 안철수 대표와 큰 틀에서 단일화 원칙에 공감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오 전 시장은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후보와 맥주를 한잔하며 왜 정치를 하느냐부터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번 해볼 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시기는 가급적 후보 등록일 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나 단일화의 필요성 등 큰 틀에서의 원칙에 공감했다고 밝혔지만, 단일후보의 기호를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 등 실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합의 부분은 실무진에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무 협상팀에서 치열하게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더라도 안철수‧오세훈 두 후보만큼은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하지만, 미묘한 입장차는 여전히 포착되고 있다.

 

안 대표는 당장 오늘부터라도 실무팀을 가동해 후보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고 합의가 잘 되지 않으면 후보들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오 전 시장은 아직 실무적 논의는 시작되지 않았다며 실무진에게 맡기겠다는 입장을 보여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후보 단일화의 ‘속도’ 측면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좀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실무진 논의 과정에서 속도가 지지부진 하거나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펼쳐지면 양측이 어긋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실제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 요구에 계속 유보적 입장을 보여온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일반 상식으로 판단하면 (단일화가) 별로 어려울 게 없을 것”이라면서도 “오늘 여론조사에 나온 것을 보면 오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국민의힘 후보인 오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 위원장이 당장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부분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실무진 논의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단일후보의 기호 번호를 2번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4번으로 할 것인가, 후보 단일화를 시민참여형 경선으로 할지 100% 여론조사 형식으로 할지 등에 대해서도 입장차는 여전하다.

 

국민의힘에서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단일화 방식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시민참여형 경선 방식을 제안하고 있지만 안철수 대표 측에서는 “이해타산을 따르면 선거에서 질 것”이라며 이제까지 해왔던 방식인 100% 여론조사 형태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호 문제 역시도 안철수 대표는 1번이냐 2번이냐의 싸움으로 가면 여당 후보에게 질 수 있다며 에둘러 4번을 달겠다는 의사를 타진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에서는 기호 2번을 달아야만 제1야당 중심의 단일 후보로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기호 몇 번을 달지를 놓고 김 위원장과 안 대표의 신경전은 지속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단일화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안철수 대표의 전략과 컨벤션 효과를 바탕으로 제1야당에 쏠린 관심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국민의힘 측의 의중이 팽팽히 맞붙으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신속함’을 요구하는 안 대표와 서두를 것 없다는 국민의힘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저널21 강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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