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결산-유통] 사드 보복에 울고 롱패딩에 웃었다

박수민 기자 | 기사입력 2017/12/27 [16:12]

[2017결산-유통] 사드 보복에 울고 롱패딩에 웃었다

박수민 기자 | 입력 : 2017/12/27 [16:12]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2017년 올 한해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탄핵 정국으로 시작된 올해는 중국 정부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갈등으로 롯데그룹 등 수많은 기업들이 시름을 앓은 해이기도 하다.

 

특히 유통업계의 경우 중국 정부의 전 방위적 제재에 따라 현지 영업 정지 및 철수 결정 등 씁쓸한 뒷모습을 남겨야 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이 이뤄지면서 다시 한 번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아울러 공공연히 자행되던 프랜차이즈 오너들의 갑질도 정부의 철퇴를 맞았다. 또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시작된 롱패딩 열풍은 패션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롱패딩과 함께 경량 패딩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이슈들 가운데 올 한해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대목들을 짚어봤다.

 

#프랜차이즈 갑질 #사드보복 #면세점 사업권 경쟁 #롱패딩 #경량패딩 #포스트차이나 #K-뷰티 #공정위 제재 확대 #치킨값 인상

  

◇ 중국 진출 ‘한국산 대형마트’ 사드 보복에 ‘백기’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3월부터 현지에 진출한 한국 대형마트에 대한 中 당국의 제재에도 힘이 실렸다.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한 보복은 더욱 강력했고, 롯데마트 영업정지로 시작된 한국 대형마트 제재는 결국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중국 사업 철수를 불러왔다. 국내 유통공룡이라 불리는 롯데그룹과 신세계 그룹이 백기를 흔들게 된 것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혹평을 받으면서도 두 차례 긴급수혈 자금을 지원했다. 최근 한국과 중국의 관계개선이 이뤄지면서 해빙무드를 맞아 중국 관광객(遊客, 유커)들이 돌아올 것이라며 국내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롯데그룹을 향한 중국 정부의 제재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면세점, 특혜 논란부터 사업권 선정 경쟁까지

 

박근혜 정권 당시 청와대의 지시로 평가점수 조작으로 롯데면세점이 2번이나 부당 탈락했다는 사실이 지난 7월 감사원 관세청 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때문에 특혜를 받아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했다는 의혹을 받은 한화와 두산 두 면세점에 대한 특허권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불거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면세점 특허 재승인 관련, 지난해 3월 박근혜와 독대에서 K스포츠 재단 출연 및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사업권 등 현안을 두고 거래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후 감사원 결과로 한 시름을 덜게 됐다.

 

하지만 사드 보복으로 중국 정부의 한류 금지령 및 한국 기업에 대한 불이익 조치, ‘한한령(限韓令)’이 내려지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면세점 사업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최근 한-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면세점업계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놓고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양사는 끝까지 접전을 펼쳤고, 제주공항 면세점의 새주인은 신라면세점에게 돌아갔다. 롯데면세점은 단독 입찰한 코엑스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 선정 결과를 두고 면세점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증 관계 정상화 이후에도 롯데계열사를 지목, 배제하는 기조가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포스트차이나’냐, 최대 규모 ‘중국 시장’ 고수냐…각자도생 나선 K-뷰티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은 화장품 업계도 매한가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등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화장품 업계는 최대 규모의 중국 시장에서의 영업을 유지하느냐, 또 다른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포스트차이나’로 눈을 돌리느냐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면세점 매출에 타격을 입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포스트차이나’로 눈을 돌렸다. 양사는 중장기적으로 동남아시아와 유럽, 미국 등의 시장으로 판로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숍 ‘어퓨’ 역시 말레이시아에 매장 2곳을 오픈했다. 3년 내 말레이시아 매장을 총 12곳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반면, 한-중 관계 해빙무드에 중국 현지 사업을 강화하는 기업도 있다. 잇츠한불과 토니모리가 대표적인 예로, 두 기업은 중국 내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또 잇츠한불은 중국전용 브랜드를 출시하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사업도 전개한다.

 

토니모리의 경우 지난 10월 중국 화장품 전문 유통 기업 DMX와 독점판매 및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 지난 6월 26일 정우현 MP그룹 전 회장이 전격 사회 선언 이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 가맹점주들 두 번 멍들게 한 프랜차이즈 ‘갑질’

 

올해는 특히 프랜차이즈 본사나 오너의 갑질이 논란이 됐다. 갑질 논란에 휩싸인 해당 브랜드들에 대해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을 벌였고, 가맹점주들을 갑질에 한 번, 불매운동으로 떨어진 매출에 두 번 멍들었다.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오너였던 최호식 전 회장은 지난 6월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호식 전 회장에 대한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사이에서 불매운동이 확산됐고, 가맹점들의 매출은 20~40% 가량 줄어들게 됐다.

 

여기에 미스터피자도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 논란에 불을 붙였다. 탈퇴한 가맹점 근처에 직영점을 열어 ‘보복 영업’을 하거나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거래에 자신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어 치즈를 비싼 가격에 판매해 ‘치즈 통행세’를 받는 등 가맹점에 횡포를 부린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일로 정우현 전 회장은 공식사과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또 해당 혐의로 최근 검찰로부터 징역 9년을 구형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가맹점을 방문한 윤홍근 BBQ 회장이 막말 및 폭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BBQ 측은 사실이 아니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지난 8월 유통마진 공개 및 로열티 제도 도입 등 갑질을 뿌리 뽑겠다며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을 내놓은 뒤여서 이 같은 대책마련이 무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AI로 촉발된 치킨값 인상…세무조사 날벼락에 ‘철회’

 

지난 3월 조류독감인플루엔자(AI)를 이유로 가격 인상을 예고했던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정부의 세무조사 등 강한 압박에 이 같은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가격인상 계획이 발표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등 비난여론이 확산 된데다, 정부까지 AI 발생에 따른 ‘부당 편승’으로 지목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섰다. BBQ의 가격 인상 발표 후 타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이를 저지하고자 한 것이다.

 

이후 김태천 제너시스BBQ 부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이준원 차관 주재로 열린 ‘외식업계 CEO 간담회’에 참석, 정부 물가정책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계획을 철회했다.

 

▲ (왼쪽부터) 품절대란을 일으킨 2018평창동계올림픽 '구스롱다운점퍼'와 직장인들의 유니폼으로 자리한 '경량패딩조끼' (특정 브랜드 제품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 코트보다 ‘패딩’…롱패딩과 경량패딩의 ‘반란’

 

유난히 추운 올 해 겨울, 패션업계는 패딩으로 뜨겁다. 머리끝부터 발목까지 전부 감싸주는 롱패딩과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경량패딩이 그야말로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2018평창올림픽 공식 상품 중 하나인 ‘평창 롱패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거리에는 롱패딩으로 무장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또 하나의 패딩 대란은 바로 경량패딩 제품이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유니폼으로 통할 정도로 없어서 못판다는 ‘경량패딩 조끼’는 기존 패딩조끼보다 가벼우면서도 얇아 외투 속에 착용하기에 부담 없기 때문이다. 또 외부 활동량이 많은 현장 근로자들을 비롯, 근무 중 신체활동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체온 유지에 적합해 호평을 받고 있다.

 

문화저널21 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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