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S의 수상한 보도 '적십자의 수상한 입찰'입찰 참여기업 임원이 미국 적십자 혈액원 책임자(?)
KBS는 지난 20일 <적십자의 ‘수상한 입찰’…다국적 업체 특혜 의혹>기사를 통해 적십자사가 670억원대의 혈액검사기기 입찰을 진행하면서 한 다국적 제약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KBS보도에 따르면 적십자는 제약업체를 따로 불러 서류보완과 기기성능을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하는가 하면 국내업체에는 제공하지 않은 혈액검체 500개를 제공했다. 또한 KBS는 미국 적십자 혈액원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자국에서 공급되는 기술에 대해 기술평가도 없이 탈락시키는 것을 어느 적십자사에서도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결과 해당 의혹을 제기한 사는 입찰진행 과정에서 서류 탈락한 국내 P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P사는 KBS보도 3일 뒤인 23일 대행사를 통해 익명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적십자의 입찰행태를 비난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KBS 보도에서 미국 적십자 혈액원 책임자로 지명된 Trudie Potteiger(트루디 포테거)는 미국 적십자사 혈액원을 수년전에 퇴사한 뒤 A사를 거쳐 서류심사에서 떨어진 P사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Trudie Potteiger(트루디 포테거)라는 이름의 미국 적십자 혈액원 책임자는 지난 2017년11월 부로 P사 임원진으로 영입된 상태다.
2018년3월13일 작성된 주주총회소집공고문에 따르면 트루디 포테거 이사는 P사의 보통주 1만주의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받았다.
트루디 포테거 이사는 1989년부터 11년 간 미국 적십자사에서 일했으며, 2000년도부터는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와 그리폴즈에서 15년간 고위경영진을 역임했다.
외국 적십자사에서 일했다 하더라도 2000년도부터는 미국 적십자사 소속이 아니었던 셈이지만, 인터뷰에서는 미국 적십자 혈액원 책임자로 깜짝 둔갑했다.
문제의 P사는 KBS의 보도를 인용하며 홍보대행업체를 통해 ‘적십자사의 국가경쟁입찰에서 다국적 기업 밀어주기 의혹’ 이라는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해당 자료에는 "적십자가 제약업체를 따로 불러 서류보완과 기기성능을 시연하는 자리를 마련하는가 하면 국내업체에는 제공하지 않은 혈액검체 500개를 제공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면서 외국 적십자 관계자의 입을 빌려 “자국에서 공급되는 기술에 대해 기술평가도 없이 탈락시키는 것을 어느 적십자사에서도 본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내용을 적십자에 확인한 결과, 이러한 내용은 상당 부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에 성능평가가 주어지지 않은 이유를 묻자 “서류심사에서 탈락했기 때문에 성능평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실상 P업체가 서류에서 탈락해 면접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일련의 논란에 대한 답변을 듣고자 본지는 P사에 내용 확인을 요청했지만 “오늘은 답변을 드릴 수 없다”,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고 답변을 회피하고, 트루디 포테거 이사가 근무하고 있는게 사실이냐는 질문에도 "죄송하다."며 답변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 의구심을 더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박영주 기자 <저작권자 ⓒ 문화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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