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의 치졸함, 결국 병살타 되나… 韓반도체 ‘아리가또 닛폰’

호황 끝나자 재고 급증, 일본이 준 ‘감산의 명분’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7/12 [10:23]

日의 치졸함, 결국 병살타 되나… 韓반도체 ‘아리가또 닛폰’

호황 끝나자 재고 급증, 일본이 준 ‘감산의 명분’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7/12 [10:23]

일본 정부 강제징용 판결 보복단기효과 논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올 1분기 재고자산 늘어

공급 과잉에 미끄럼틀 타던 반도체, 완충 기대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쏟아지지만, 이는 과도한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지난해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을 겪으면서 초래된 공급 과잉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의 강제징용을 인정해 피해자들에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한국으로의 수출 규제라는 치졸하기 짝이 없는 보복에 나섰다. 일본 측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고는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말을 믿는 사람은 없다.

 

 

첫 번째 표적은 반도체 소재다. 일본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불산화수소(에칭가스)와 포토레지스트(감광액),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소재의 한국 수출을 막았다. 이들 소재는 70~90% 정도가 일본에서 생산된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과거사 문제 은폐는 물론 자국 내 정세 전환에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뒤늦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몇 개월 치의 완제품 재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다만 기업이 더 걱정하는 것은 완제품을 위해 들어와야 할 소재 부품이라며 “(일본의 수출 규제가) 오래간다면 굉장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총 6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소재와 부품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의 수출 규제 때문에 반도체 감산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두 회사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수요 위축에 따른 재고 조정을 언급한 바 있다. 실제 감산에 들어가더라도 공급 대비 부족한 수요 때문이지 일본의 수출 규제 때문은 아니라는 얘기다.

 

   

두 회사가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보유한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1분기 공시 자료에 따르면 DS(반도체)부문 재고자산은 14579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2조원 가량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같은 기간 44227억원에서 51172억원으로 7천억원 가까이 늘었다. 재고자산의 증가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좋은 신호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감산설이 돌자 이들 회사의 주식은 3일 연속 상승했다.

 

세계 각국의 반도체 제조사는 산업이 호황이던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설비투자를 늘려왔다. 국제 반도체 제조장치 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장치 판매는 2018645억 달러(한화 약 755600억원)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8년을 정점으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고, 공급 과잉 상태가 됐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에 따르면, D램의 가격은 최고점일 때보다 59% 급락했고,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82%나 떨어졌다.

 

반도체의 재고 증가가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0일 발간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S&P전자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재고 수준과 세계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 고조가 생산과 민간투자에 계속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관련 이슈를 다룬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제품 생산을 위한 주요 소재의 재고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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