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화가(예술가)의 자화상(Ⅰ)

최병국 기자 | 기사입력 2020/09/04 [13:07]

[기획] 화가(예술가)의 자화상(Ⅰ)

최병국 기자 | 입력 : 2020/09/04 [13:07]

[편집자 주] 화가(예술가)들의 자의식과 욕망 등이 투영되어 있는 자화상은 그들의 가려져 있는 일생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단서로서 깊은 영감을 안겨준다. 본지는 ‘자화상미술관’을 건립을 목표로 국내 유명 화가(예술가)들의 자화상을 꾸준히 수집하고 있는 Lee Collection 이원주 (주)대일포장 대표를 통해 화가(예술가)들의 일생·예술관·의식(고뇌)·욕망·시대상황 등을 8회에 걸쳐 살펴본다.

 

1. 예술가(화가)의 자화상을 통해 그들의 고뇌와 시대상황을 엿본다. 

 

중세 이래 동·서양을 막론하고 화가(예술가)들은 자화상을 창작하여 역사에 남기곤 했다. 그들이 남긴 자화상을 통해 우리는 걸작 뒤에 가려져 있던 화가를 만날 수 있으며, 일련의 자화상을 통해 변화하는 화가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러한 자화상은 그들의 일생과 자의식(고뇌), 시대상황 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단서를 발견하곤 한다. 자화상은 당시의 사회적 환경 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특히 화가(예술가)들의 자의식과 욕망의 상징이기도 하다.

 

▲ 이원주 초상화. 김동유. 16×22 캔버스에 유화. 2014.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1493년 “알브레이트 뒤러”가 그린 자화상은 ‘서양미술사 최초의 독립 자화상’이다. 그전까지 화가는 그림의 한 구석에서 관람자를 바라보는 인물로 등장하는 정도로 자기 모습을 기록했다. 특히 강한 자의식의 소유자였던 “렘브란트”는 인기 있는 초상화가로서의 명성과 부를 누리던 젊은 시절부터 외로운 노년에 이르기까지 100여점의 자화상을 남겨 놓기도 했다.

 

▲ 자화상. 신학철. 72×60. 캔버스에 유화. 2019.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루벤스"의 마지막 자화상인 1639년의 작품은 왕이나 통치자들과 능숙하게 교제하는 귀족의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서 군주와 동등했던 인물의 품격이 느껴진다. “카라바지오”는 특이한 ‘분장한 자화상’을 남겼으며, 1650년의 창작된 "푸생"의 자화상에는 그의 회화이론이 담겨져 있으며, "앙리 루소"의 자화상에는 위대한 화가로서의 자부심이 넘쳐흐르고 있다. 거울을 보고 자화상을 그린 “고흐‘의 자화상은 반대로 되어 있으며, 1888년 고흐를 위해 자화상을 그린 "고갱"은 결국 고호와 결별한다. 특이한 성격의 괴짜 화가 "세잔"은  장미 무늬 벽지를 배경으로 자화상을 그렸으며, 고집불통 "드가"는 불만의 자화상을 그렸다. 이외 “밀레” “로뎅” “뭉크” “레제” “모딜라이니” “레제” “르동” “모네” “피사르” “쿠르베” “바스키야” “루벤스” “라두르” “플록” 등 역사에 빛을 남긴 수많은 위대한 화가(예술가)들은 나름의 독특한 자화상을 남겨 후세의 우리들에게 시대를 읽어낼 수 있도록 하면서 깊은 영감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자화상은 미술에 심취한 고려시대 공민왕이 자화상을 창작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이를 확인할 근거는 없다. 조선시대 초기부터 궁중의 화원들에 의해 어진(御眞. 왕의 초상)등이 제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작품으로는 전주 경기전(慶基殿)의 태조어진, 서울 창덕궁의 영조어진·철종어진·익종어진, 그리고 영조의 연잉군(延礽君) 때의 도사본이 현존하고 있다.

 

▲ 자화상. 이종구. 53×45.5 종이에 유화. 2017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어진(御眞. 왕의 초상)등의 제작을 초월하여 작가들에 의한 자화상(초상화) 제작은 조선시대 표암 강세황과 공제 윤두서로 대표된다. 이들이 제작한 초상화는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보존되어 널리 알려진 상태다. 이러한 변환기를 거쳐 조선 후기 영국 왕실화가 휴버트 보스가 서울풍경과 고종황제의 어진(御眞)등을 그려 주목을 받기 시작한 상황에서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이 출현하여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뒤이어 장면총리의 형인 우석 장발이 서울대 미대학장으로 재직하면서 성화(聖畵)화 자화상을 그렸으며, 연이어 최초의 여류화가 나혜석이 출현하여 염문을 뿌리면서 자화상을 제작하여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근·현대 화가들의 자화상 제작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자화상 제작은 일제 강점기 시절의 김찬영, 서진달, 김용준, 이인성, 김종태, 배운성, 길집섭 등으로부터 본격화되어, 해방정국을 거치면서 이중섭, 이마동, 이종우, 손응성, 구본웅, 문신, 장욱진, 천경자, 이달주 등을 거쳐 확장된다. 특히 1980년대 민중미술시대를 맞이하면서부터 획기적으로 확장되면서 자화상 제작은 예술가(화가)들의 필수항목 인식되면서 앞 다투어 자화상을 제작한다. 또한 이 시기부터 청와대의 대통령 초상화가가 걸리기 시작한다. 화가(예술가)들의 자화상 제작은 이런 과정을 거쳐 진화된 것이다.

 

반 고흐는 종종 “내 영혼에까지 감동을 주는 것은 오직 인물 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화상(초상화)이 작가 예술의 핵심임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예술가들의 자화상을 통해 그들의 고뇌와 시대상황을 훔쳐볼 수 있다.

 

2. Lee Collection(자화상)은 예술의 보고. 영감의 공유를 위해 기획(공개)  

 

살펴본 바와 같이 예술가들의 자화상은 그들 예술의 중핵적인 위치를 점유하고는 있으나 대부분 공개나 타인에게 양도를 꺼려하면서 은밀히 보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왕이나 제후, 대통령, 부호 등의 요청에 의해 그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경우와 예술가들의 자화상 창작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 자화상. 권순철. 41×32. 캔버스에 유화. 1976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예술가들의 ‘자화상미술관’ 건립은 예술문화 발전을 위한 의미 깊은 사안이다. 이를 위해 미술업계에서 나름 비중 있는 K모 화랑 K모 대표가 오래전부터 각별히 노력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상심하고 있다는 사실은 화랑업계에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일포장의 이원주 대표이사가 ‘자화상박물관(미술관)’ 건립을 목표로 10여전부터 Collection의 초점을 예술가(화가)들의 자화상에 맞춰 이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림에 따라 예술문화를 사랑하는 필자(기자)로서는 반갑기 그지없다 아니할 수 없다. 특히 그는 지난 10여년에 걸쳐 발품을 팔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현재 200여 작가들의 자화상을 수집했으며, 향후 10년 이내 300여명의 주요 작가들의 자화상을 더 수집하여 500여명에 이르는 국내 최초의 ‘자화상미술관’ 건립 의욕에 전국의 작가들을 방문하여 자화상을 요청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예술문화를 사랑하는 진정한 문화전령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자기다짐으로 읽혀진다.

 

그의 예술가(화가)들의 자화상 Collection 면면을 살펴본 바, 민중미술계열의 ‘현실과 발언’ 멤버들인 ‘임옥상’ ‘신학철’ ‘이종구’ ‘김정헌’ ‘민정기’ 주재환‘ ’심정수‘ ’박불똥‘ 작가 등을 필두로, ‘서용선’ ‘전준엽’ ‘송창’ ‘이명복’ ‘이석주’ ‘주태석’ ‘정중원’ ‘윤석남’ ‘이숙자’ ‘김동유’ ‘이동재’ ‘권순철’ ‘최경태’ ‘전병헌’ ‘이대원’ ‘안창홍’ ‘최영림’ ‘이제하’ ‘박형진’ ‘조영남’ ‘최석운’ ‘김봉준’ ‘김건희’ ‘강형구’ 등 등 무려 2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모두 명성이 자자한 인기 작가들이다. 극사실주의, 팝아트, 여성작가 등 모든 장르와 작가군 들을 아우르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원주 대표는 20년 전부터 미술품 수집을 시작한 컬렉터로서 10년 전 ‘자화상미술관’을 건립하여 남기겠다는 계획을 생존 작가들을 찾아다니면서 뜻을 전하자 호응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뜻을 세운 미술품수집인 것이다.

계획과 진행상황이 이러하다면 그에 의한 ‘자화상미술관’건립은 현실화되어 질 것으로 보여 진다. 이는 미술문화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인 춘곡 고희동 화백의 수많은 자화상과 비운의 화가들인 나혜석, 이인성, 구본웅, 이중섭, 배운성 화백 등의 자화상을 쳐다보면 아픔 속에 흘러나오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다. 작품(자화상)들을 통하여 시대와 예술가들의 아픔들이 절실히 가슴에 와 닿기 때문에 영감과 아픔의 눈물이 절로 흘러내리는 것이다. 특히, 자화상은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시대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의 비운의 화가들 자화상은 더욱 스잔함과 애절함이 피어오르는 것이다.

 

▲ 이원주 대표

어쨌든 이원주 대표의 자화상 컬렉션은 인연의 나뭇가지마다 피어난 애절한 생명(生命)의 파노라마로서 우리시대에 되돌아보아야 할 예술의 보고이다. 독자들과 영감을 공유해야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국내 최초의 ‘자화상미술관’건립을 위한 Lee Collection의 주요 내용을 테마별·경위(사연)별로 8회에 걸쳐 기획·취재하여 이를 전달함으로서 영감을 공유하면서, 문화로 하나 되는 세상을 위한 다리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이원주 대표(60세)는 S모 회사의 간부로 재직하다 2008년 퇴사하여 대일포장 주식회사를 건립하였으며, 명지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석사) 졸업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는 등, 미술 분야에 해박한 식견을 바탕으로 ‘자화상미술관’건립을 위해 작품수립 등에 노력하는 등, 미술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문화저널21 최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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