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박성규 시조집 ‘고향은 여전합디까’

마진우 기자 | 기사입력 2023/02/03 [11:01]

[신간] 박성규 시조집 ‘고향은 여전합디까’

마진우 기자 | 입력 : 2023/02/03 [11:01]

 

‘우러러 볼 어른이 없다’는 말이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시대를 산다. 사는 게 힘이 들거나 무언가 결정을 하지 못하고 막막할 때 의지할만한 어른이 없다는 자조 섞인 푸념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바라는 어른의 상은 저런 것인데 주변의 어른을 보면 젊은 세대를 가르치려고만 하고, 자신의 기준을 들이밀며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하면서 고집을 피우는 사람이 많다고 여기는 것이다. 요컨대 ‘요즘 사람’들은 어른에게 ‘가르침’보다는 ‘위로’를 받아서 ‘위안’을 얻고 싶어 한다는 말이다. 

 

‘고향은 여전합디까’(가꿈, 2023)는 시조집에 이런 위안거리가 들어 있다. 지은이 박성규 교수는 고려대학교 한문학과에서 많은 제자를 배출한 교육자이며 학자이고 문장가다. 젊은 학생들에게는 따뜻한 선생님으로 후배 교수들에게는 공평하고 인자한 사람으로 존경받았다. 우러러 볼만한 어른이었다. 

 

“숟가락이 밥맛 모르듯이, 인생을 좀 살았다고는 해도 제대로 삶의 의미를 모르는 자신의 작품으로 말미암아 읽는 사람들에게 빈축을 사지는 않을까 두려움이 앞선 데다 완미하지 못한 작품을 통해 졸렬한 속마음이 세상에 공개된다는 두려움도 적지 않았다.”<「자서(自序)」 중에서>

 

저자의 끊임없이 스스로를 낮추며 굳이 알려지려고 하지 않는 태도로 독자는 지은이의 지인이나 친구로 혹은 어른으로 시조를 읽으며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저널21 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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