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경제학으로 본 '오병이어'의 기적

박항준기자 | 기사입력 2023/02/07 [16:00]

[박항준 칼럼] 경제학으로 본 '오병이어'의 기적

박항준기자 | 입력 : 2023/02/07 [16:00]

富의 대전환을 주도하는 새로운 사회의 과제 ‘임팩트금융’

 

임팩트금융은 사회적 공동선(social impact)을 달성하기 위해 다수의 대중이 참여하는 금융을 말한다. 프로토콜 금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임팩트금융은 성경에 유사한 모델이 있다. 예수께서 어린 아이가 들고 있던 5개의 떡과 2마리의 물고기로 5000여명을 배불리 먹이시고, 일곱 광주리가 남았다는 ‘오병이어’의 기적 이야기다. 

 

이 사건을 임팩트금융적 관점에서 바라보자. 5000명이 예수의 지시대로 자신들이 준비한 음식을 한 곳에 모두 내려놓고, 자신들이 먹을 만큼, 먹고 싶은 음식을 먹게 한다. 그런데 오히려 일곱 광주리가 남는다. 예상하건데 4인 가족이 김밥 네 줄만 가져왔을 리가 없다. 4인이 먹기에 충분한 음식에 과일, 간식, 음료까지 합쳐진다면 분명 음식물 쓰레기가 남게될 것이다. 반면 사정상 맨손으로 온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음식을 한 곳에 모으고 자신들이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게 하니 모인 자들이 배불리 먹고도, 쓰레기도 없이, 오히려 음식이 일곱 광주리가 남았다는 것이 오병이어 이야기 속 교훈이 아닐까. 

 

예수께서 마술과 같은 기적을 베풀어 말씀으로써 5천명을 먹였다는 것보다는 예수의 인도함으로 5천명이 가져온 음식들을 모두 내려놓고 함께 나누어 먹었더니 일곱 광주리가 남았다는 뿌듯한 스토리가 더욱더 신앙적이고 감명이 깊어진다. 하이델베르크 출신의 신학자 H.E.G. 파울루스를 위시하여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은 신학자들의 주장이기도 한 이관점은 5000명 모두가 스스로 자비(charity)를 넘어 박애(Philanthropy)로, 나눔을 넘어 누림을 경험하도록 한 것 자체가 진정한 예수의 선지자적 능력이요, 기적이 아닐까 싶다.  

 

현대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남은 일곱 광주리는 그간 쓰레기로 버려졌던 초과 자원을 의미한다. 임팩트금융은 이 버려지는 초과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금융시스템이다. 내가 원하는 자원을 가질 만큼 갖고도, 남아 버려지는 자원이 최소화되는 구조로 인해 오히려 세상이 아름다워지게 되는 것이 임팩트 금융의 정신이다.  

 

현대 경제학은 이제껏 한정된 자원을 전제로 최적의 배분을 고민해왔다. 이는 제로섬구조를 전제로 한다. 제로섬 구조 하에서의 삶은 곧 경쟁과 생존을 의미했다. 남아 버리더라도 모자람보다는 낫다고 배우게 된다. 자칫 정신 차리지 않으면 모자람으로 인해 나와 가족이 고통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가르친다. 사실 우리는 윤리나 의지와 상관없이 정치, 경제, 사회의 제도와 구조적 한계로 경쟁체제 하에서 사냥몰이에 참여하며 살았다. 심지어 기업의 고객을 타겟(사냥감)이라 부를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유니버스의 시대가 지나고 무한확장성을 가진 메타버스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껏 인류가 유니버스라는 한정된 공간을 전제로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 삶을 살아왔다면, 메타버스는 공간 경계를 뛰어 넘는 무한자원을 전제로 살게 된다. 물론 3차원 공간 안에 살고 있는 인류에게 정신적, 기술적 메타버스 공간이 생겼다하더라도 무한한 공간 확장이나 무한한 자원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임팩트금융이 이 갈등에 완충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새로운 인류 세대는 이미 이전처럼 국가, 사회, 고향, 집안, 학교, 회사, 가정, 출산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종속되어 경쟁하며, 쪼들리게 살려고도 하지 않는다. 비대면, 네트워크, 사이버공간 등은 가상자산, 게임, 아바타 등을 탄생시키며 인류의 자존감과 행복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렇듯 3차원 공간의 실물경제와 메타버스 공간의 가상경제를 연결해주는 경제적 요소이자 新경제사회 시스템 중 하나가 임팩트금융이다. 이제 현명한 정치인, 현명한 경영자라면 현대판 오병이어의 공급과 분배알고리즘을 실경제에 하는 임팩트금융 시스템을 설계하고, 실천해 보기를 바란다.   

 

박항준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누림경제발전연구원 원장

(주)디케이닥터 대표이사   

 

(공)저서

• 더마켓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 좌충우돌 청년창업

•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 CEO의 인생서재 

 

 ※외부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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