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도용 논란 끊이질 않는 ‘카카오VX’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3/04/17 [15:59]

[초점] 도용 논란 끊이질 않는 ‘카카오VX’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3/04/17 [15:59]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으로 인한 ‘아이디어 도용’ 문제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스크린골프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카카오VX’가 호되게 몸살을 앓고 있다.

 

스타트업인 ‘스마트스코어’의 골프장 정보기술(IT) 솔루션을 그대로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특허법원이 카카오VX가 골프존의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언제나 ‘혁신’을 외치지만, 정작 속내는 도용과 침해로 얼룩져있는 모양새다.

 

 (사진=카카오VX) 

 

지난12일 특허법원 제24-1부는 골프존이 카카오VX와 SGM을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 금지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이들 업체가 골프존의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 장치에 관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특허법원의 판결에 따라, 카카오VX는 관련 스크린골프 제품을 모두 폐기하고 19억2000만원의 손해배상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골프존은 2016년 카카오VX와 SGM이 자사 ‘비거리 조정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데, 작년 대법원이 두 회사의 기술이 골프존의 발명을 침해한다며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카카오VX는 골프장 IT솔루션을 놓고도 스타트업 ‘스마트스코어’와 법적공방이 예고된 상황이다. 

 

스마트스코어는 올해 초 법원에 카카오VX를 대상으로 부정경쟁행위 등 금지청구 소송 및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데 이어 공정위 제소에까지 나선 바 있다. 이 회사는 2015년부터 태블릿PC로 점수를 기록하는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사업을 이어왔는데, 2021년 카카오가 비슷한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며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업체 관계자는 클럽체크, 단체점수 집계, 라이브스코어, 캐디수첩 등 세세한 기능까지 추가하면서 점점 비슷해졌다며 카카오VX가 앱 개발 당시부터 자사 서비스를 조직적으로 모방했다는 주장을 폈다. 

 

물론 카카오VX 측은 해외에 비슷한 기술들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자신들이 베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유독 카카오를 둘러싸고 도용이나 베끼기 논란이 계속되는 모습은 소비자들에게 석연치 않은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가 2017년 스크린골프 프랜차이즈 업체 ‘마음골프’를 인수하고 사명을 바꾸면서 탄생한 카카오의 손자회사다. 

 

부장‧국장급 나이든 선배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골프에 흥미를 가진 2030세대 ‘골린이(골프+어린이의 합성어)’들을 공략해 몸집을 키워갔고, 전문성 면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다소 떨어지더라도 카톡‧게임 등을 중심으로 MZ세대 골퍼들을 사로잡으며 성과를 냈다. 

 

카카오VX가 스크린골프 시장에 진입했을 당시 카카오 캐릭터를 박아넣은 것 말고는 혁신이라 할만한 것은 없는 베끼기 사업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운 뒤 골프 예약사업에 까지 뛰어들자 업계의 불만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왔다. 카카오가 상생 노력없이 업계 생태계를 완전히 뒤흔들어놨다는 것이다. 

 

물론 카카오 입장에서는 이를 혁신이라 할지 몰라도 업계에서는 공룡기업 카카오가 강력한 자금력 등을 바탕으로 중소업체들을 벼랑으로 내몰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내용을 비슷하게 베끼는 형태까지 발생하면서 참다 못한 업체들은 소송전에까지 나서고 있다.

 

그동안 김범수 창업자는 국정감사장에 불려갈 때마다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 확장 문제에 대해 사과하며 “침해하지 않겠다”, “진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왔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특허침해와 서비스 모방 문제는 이러한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우려만 키우는 형국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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