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다] One-Way 하림, 푸드로드 청사진 "자연에서 식탁까지"

이한수 기자 | 기사입력 2024/04/22 [13:47]

[가봤다] One-Way 하림, 푸드로드 청사진 "자연에서 식탁까지"

이한수 기자 | 입력 : 2024/04/22 [13:47]

▲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전경  © 이한수 기자

 

하림 그룹, 모든 제품의 '신선' 최우선

온라인 물류센터, 연내 완공 목표

도계부터 생산까지 독보적 기술 활용

"하림푸드 트라이앵글 조성할 것"

 

"신선한 식재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출시하지 않는다"

 

올해로 창립 38주년을 맞은 식품기업 하림의 식품 사업 원칙이다. 식품의 본질은 자연에 있고 신선한 식재료로 최고의 식품을 만든다는 확고한 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5.06% 늘어난 1조4108억 원, 영업이익은 13.61% 줄어든 404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60.47% 급증한 13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림 측은 "전년 대비 생닭 가격이 상승하고 품질 향상에 따른 판매 경쟁력이 향상됐다"며 "생산성과 원가 개선으로 인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하림이 내놓은 주요 브랜드  © 이한수 기자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에 게재된 재계순위를 보면 하림그룹은 지난해 기준 27위로 공정자산총액은 17조1000억 원에 달한다. 또 한국육계협회,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23년 도계수수 기준을 보면 하림계열이 국내 시장 점유율 34.5%를 점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림은 이제 제조부터 유통까지 모두 가능한 '푸드 콤플렉스(Food Complex)'를 기반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올라서고자 한다.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독보적인 신선함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퍼스트 키친(First Kitchen)'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Poultry Processing Complex)'를 통해 이를 구현한다. 본지는 지난 17일 전북 익산에 있는 하림의 공장 '퍼스트 키친'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를 방문했다.

 

▲ 하림산업의 '키친로드'를 함께 다니며 설명해주는 임직원.  © 이한수 기자

 

먼저, 하림산업의 '키친로드'를 걸었다. '키친로드'는 식품 공장인 '퍼스트 키친'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면류와 즉석밥, 육수 및 소스 등 간편식 생산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 

 

퍼스트 키친은 주방에서 조리를 담당하는 공간이 밖으로 나가 모여 만들어진 식품공장(커다란 부엌)을 말한다. 실제로 오늘날 가정의 주방은 조리기능이 최소화돼 퍼스트키친에서 조리한 식품을 가져와 간단히 데워먹거나 식사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공장은 가정간편식(HMR), 육가공, 소스 등을 만드는 K1과 면류를 생산하는 K2, 즉석밥 공장인 K3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밥, 국, 탕, 찌개류 등 가정식 그 자체인 'HMI(Home Meal Itself)'와 천연조미료, 라면 등 건강하고 조화로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된다. K1과 K3 사이에는 연내에 완성되는 '온라인 물류센터'가 있다.

 

▲ 라면 장인의 주방에서는 하림이 선보이는 면류 제품을 시식해볼 수 있다.  © 이한수 기자

 

라면 장인의 주방을 재현한 K2에서는 건면과 유탕면(용기, 봉지면)이 제조되는 단계를 볼 수 있다. 하림의 주력 라면은 'The 미식 장인라면'이다. 김홍국 하림 회장이 라면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아토피가 있어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첨가물 없는 라면으로 잘 알려져 있다.

 

K2에는 유탕면 라인과 건면 라인이 2개씩 운영되고 있다. 유탕면은 150도 오일에 튀기고, 건면은 하림만의 '제트노즐' 공법으로 균일하게 건조한다. 면대가 지나갈 때 온풍과 함께 위아래에 붙어있는 수많은 노즐들이 바람을 불어넣어서 면을 건조시킨다. 짦은 시간에 120도 이상으로 건조하기 때문에 면발이 더욱 탄력적이다. 

 

K1에서 신선한 재료를 20시간 동안 우려낸 육수를 기반으로 생산한 스프가 K2로 이동하면 여기서 만들어진 면과 스프가 함께 포장돼 완제품이 된다. 최첨단 설비를 통해 1시간당 1만8000개가 생산되고 있고 라인을 모두 가동하면 72만 개까지도 생산이 가능하다. 하림에 따르면, 라면 소비량이 늘면서 조만간 설비 증설을 검토할 계획이다.

 

▲ 하림의 즉석밥 제품들.  © 이한수 기자

 

K3에서는 즉석밥 공정을 확인했다. 하림의 즉석밥은 가정에서 밥을 짓는 것처럼 100% 쌀과 물만을 사용한다. 이는 나사 클래스 100 수준의 클린룸이 있기에 가능하다. 극도로 깨끗한 공기 상태의 공간으로 의약품, 반도체공장의 청정도 수준이다. 때문에 산도조절제 등 다른 첨가물이 필요하지 않으며 무균화 포장으로 10개월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 클린룸은 총 2개로 밥을 지은 후 포장지 실링작업 역시 이곳에서 이뤄진다.

 

뜸 들이는 방법도 하림만의 방식이 있다. 일반적으로 즉석밥의 뜸을 들일 때 냉수로 하는 반면, 하림은 수많은 노즐을 사용해 100도 이상 고온에서 서서히 온도를 낮춘다. 냉수로 뜸을 들이면 수축이 일어나 포장 뚜껑이 눌리지만, '더미식 즉석밥'은 포장이 눌리지 않고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있게 된다.

 

이후 즉석밥 포장이 완료되면 리크테스터를 거친다. 리크테스터란 사각에 빨판이 있는 기기를 통해 압력으로 끌어당겨 포장에 문제가 있는 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완벽한 밀봉이 확인된 제품만 내보낸다.

 

▲ '온라인 물류센터'로 제품들이 이동하는 통로.  © 이한수 기자

 

K1, K2, K3 사이에는 두 종류의 다리가 있다. 이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하는 '온라인 물류센터'로 제품들이 이동하는 통로다.

 

온라인 물류센터는 하림이 약 1400억 원을 투자한 대규모 시설로 생산부터 제조, 유통까지 중간 단계없이 D2C(소비자 직접 판매)를 한 공간에서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온라인 물류센터를 통해 당일 생산한 신선한 제품을 밥상 위에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의 치킨로드.  © 이한수 기자

 

'퍼스트키친'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는 닭의 도계 공정부터 제품으로 완성되는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하림은 최고 품질의 신선육 생산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원종계농장 등으로부터 할머니 닭(원종계)이 낳는 종계, 종계가 낳는 육계까지 3대에 걸쳐 관리한다. 특히 동물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좋은 품질과 신선함을 유지한다. 닭을 이동시킬 때에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조명과 색상을 활용한다. 

 

▲ 에어칠링된 닭을 만져봤다.  © 이한수 기자

 

도계를 앞두고는 '가스스터닝' 방식으로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닭을 재운다. 외부 충격 없이 편안하게 잠들게 하기 때문에 닭의 스트레스 및 경직을 줄여 모세혈관 안의 피까지 깔끔하게 배출되도록 돕는다. 이러한 방식으로 육질을 살리고 신선도를 올린다.

 

이후엔 닭을 얼음물이 아닌 차가운 바람으로 식힌다. 이는 '에어칠링' 으로 국내 최장 길이인 7km의 레일을 통화하는 닭의 온도를 찬바람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닭의 기본 체온은 41도에 달하는데 이를 2도까지 낮춘다. 수분 흡수를 원천 차단해 풍미를 보존하는 것이다. 이후엔 영하 25도의 냉각터널을 40분간 통과하며 살얼음으로 코팅한다. 

 

이곳에서는 치킨을 부위 별로 해체하는 발골 과정도 공개하고 신선한 닭고기를 시식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다.

 

▲ 치킨을 부위 별로 발골하는 장면.  © 이한수 기자

 

이러한 과정을 거친 닭은 닭고기로 포장이 되거나 삼계탕, 너겟 등 육가공 생산라인으로 이동된다. 염지와 개체 포장 과정인 로딩빈(loading bin), 영상품질검사 등을 거친다.

 

냉동 제품 가공 과정에도 하림의 독자적인 기술이 사용된다. 하림의 냉각기술 IFF(Individual Fresh Frozen)는 갓 잡은 닭고기를 영하 35℃로 급속 동결하는 방식이다. 세포조직을 보호하고 육즙 손실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편, 하림은 '퍼스트 키친'과 '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그리고 국가식품 클러스터인 '하림푸드'까지 완성해 일명 '하림푸드 트라이앵글'을 조성하고자 한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푸드 트라이앵글은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내 식품시장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동북아 식품시장의 수출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저널21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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