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의 북칼럼] 도리스 메르틴의 저서

품위 있는 종말을 보장하는 곳에 투자하라

박항준 | 기사입력 2023/04/20 [10:21]

[박항준의 북칼럼] 도리스 메르틴의 저서

품위 있는 종말을 보장하는 곳에 투자하라

박항준 | 입력 : 2023/04/20 [10:21]


Habit이 몸에 밴 습관이라면, attitude는 태도라 한다. 도리스 메르틴의 저서 '아비투스'에서는 프랑스어 ‘아비투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부모나 조상, 국가와 사회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 내 지식과 경험이 결합되어 7가지의 ‘자본’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문화자본, 심리자본, 사회자본, 경제자본, 지식자본, 신체자본, 언어자본이다. 

 

우리가 이제껏 성공한 사람들의 기준으로 알고 있던 재산, 학력, 경력, 인맥, 매너, 교양, 지식, 외국어 능력 심지어 골프나 바이크, 와인이나 여행할 수 있는 여유는 내 사회적 품위를 나타내는 결과물인 자본들이다. 

 

그러나 경제학에서 자본은 자산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재원일 뿐이다. 성공한 인간의 최종 목적은 자산화여야 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내 인생을 마감했을 때, 혹 그 이후라도 내 품위가 유지되고 보장되는가가 내 삶의 족적이자 훌륭함의 기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가 성공의 7가지 기준들을 ‘자본’이라 표현한 것도 자본에 아비투스를 통하여 자산화에 노력하라 얘기하고 싶었던 의도로 보인다. 특히 ‘품위 있는 종말을 보장하는 곳에 투자’하라는 저자의 주장을 비취어볼 때 7가지 자본이 아비투스를 통해 전환되는 자산을 ‘품위자산’으로 명명할 수 있겠다.      

 

결국 자신의 노력과 유산으로 만들어 낸 자본을 품위자산화 시키는 데 있어서 필요한 관대함과 사회적 생산성(사회적 공동선에 자신의 이익이 결합되어 나오는 결과), 고유함을 추구하는 태도와 자세가 ‘아비투스’라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저자가 제시한 7가지 자본이 곧 아비투스는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의 의도야 어떻든 자본의 자산화 공식에 따라 자신이 갖게 된 자본을 자기 성찰을 통하여 품위자산으로 만들기 위한 마음가짐이자 자격, 의무와 책임이 바로 아비투스여야 한다는 의미다. 그 자산화 노력의 결과로 탄생하게 되는 ‘필란트로피(philanthropy)’는 자기 성찰을 통한 아비투스에서 나오는 최고의 품위자산이라 할 수 있겠다. 


출판된 저서, 학교설립과 같은 인재 발굴 및 육성, 묘비(비석의 내용), 존경받는 삶의 족적, 문화재 수집, 역사고증, 아카이브, 독립운동과 같은 사회ㆍ문화ㆍ역사적 자산이 대표적 품위자산이 될 것이다.          

 

따라서 아무리 많은 책을 읽더라도 자산화 의지가 없는 즉, 아비투스 없는 독서는 단순히 공부(자본축적)가 될 뿐이다. 반면 품위자산화 의지가 있는 독서는 자기 성찰을 낳는다. 관대함을 넓히고, 사회적 생산성에 고유함을 입히는 자기 성찰의 성과가 자연스럽게 필란트로피가 된다. 이 관점에서 도리스 메르틴의 ‘아비투스’를 훑어본다면 '품위 있는 종말을 보장하는 곳에 투자하라'는 저자의 주장이 이해가 된다.  

 

지금은 격변의 사회다. 지식이 대중에게 공유되면서 엘리트 주도의 역사시대를 맞이한 지 2천 년 만에 대중이 주도하는 사회(crowd-based society)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새로운 철학과 시대정신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현 인류에게 사회적 자본 구축만이 성공의 목표(goal)가 아님을 명확히 해주고 있다. 자본에 만족하지 말고, 품위자산을 구축하라는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윤리와 도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아비투스는 인류가 한 단계 진일보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시대적 사명이자 정신이라 할 수 있겠다.

 

박항준(dhanwool@gmail.com)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기술거래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공)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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