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돌아왔다 … 정치권 지각변동

박원순 서울시장 비롯, 정치권 빅네임들 안철수로 헤쳐모여?

박진호기자 | 기사입력 2013/03/12 [15:05]

안철수가 돌아왔다 … 정치권 지각변동

박원순 서울시장 비롯, 정치권 빅네임들 안철수로 헤쳐모여?

박진호기자 | 입력 : 2013/03/12 [15:05]

대선패배와 미국외유, 안철수에게는 명분과 실리 만들어...
박원순 서울시장 비롯, 정치권 빅네임들 안철수로 헤쳐모여?

 
[문화저널21·이슈포커스] 안철수가 돌아왔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렵부터 ‘안철수 광풍’을 일으키는 신드롬으로 대한민국 정계를 휩쓸었던 안철수 전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82일 만에 다시 대중 앞에 나타났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나타내고 선거 당일이었던 12월 19일 돌연 미국으로 출국했던 안철수 전 원장은 지난 11일 오후 6시, 지지자들의 뜨거운 환영 속에 인천공항을 통해 다시 귀국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오는 4월 24일 치러지는 국회의원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선거구에 출마하겠다며 본격적인 정치 투신 의지를 천명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에 의하면 안 전 원장의 보궐선거 출마에 46%의 국민이 반대의 뜻을 보이며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안 전 원장은 노원병 선거구의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묻는 설문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특히 새누리당 후보로 보궐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포함해, 이동섭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의 다자간 대결에서도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안철수 전 원장의 이번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는 정치권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시발점이라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안 전 원장 스스로도 귀국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위에 군림하고, 편을 갈라 대립하는 높은 정치 대신에 국민의 삶과 국민의 마음을 중하게 여기는 낮은 정치를 하겠다”고 밝히며, 보궐선거 출마는 그 시작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스스로를 ‘정치신인’이라고 낮췄지만, 이미 대권을 바라봤던 유력주자로서 노원병 선거구에서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한 안철수 전 원장은 자신이 지지를 선언했던 문재인 전 대선후보의 패배로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지는 못했지만, 대선과 80여 일간의 미국 생활을 통해 정치적으로 상당한 실리와 명분을 쌓을 수 있었다.
 

文 ․ 민주당 패배와 미국외유 … 안철수만 살아남았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효과는 기존 정당 정치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개혁이라는 바람을 몰고 왔다. 하지만 ‘정당 정치’의 불신을 제기한 안철수 전 원장이 새로운 당을 만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었고, 그렇다고 지역 간의 확실한 갈등으로 이를 대변하는듯한 정당구조가 갖추어져 있는 대한민국 정치현실에서 ‘정당’이라는 안정적인 기반 없이 정치에 뛰어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결국 안 전 원장은 민주당과의 ‘어설픈 동거’에 들어갔고 ‘정권교체’라는 명분 속에 부자연스러운 문재인 지지 선언으로 대선에서 발을 빼야했다.

일부에서는 문 후보의 대선 패배에 안 전 원장의 전폭적인 지지가 부족했음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현재 여론의 추이는 ‘문재인과 안철수가 패했다’보다는 ‘안철수가 지지한 문재인을 내세우고도 패배한 무능한 민주당’으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어찌되었건 대선에서 대승적인 양보를 보여줬던 안 전 원장이 정치 일선으로 등장하기에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흐름과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 게다가 이미 ‘정당’이라는 딜레마로 인해 지난 대선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었던 안 전 원장이기에 이제는 ‘안철수 신당’의 창당도 특별한 비판을 받을 이유가 없다.
 
‘선거의 해’였던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론몰이만 성공하고, 참패를 면치 못했던 민주통합당은 여전히 비상대책위원회만 꾸려놨을 뿐, 오는 5월 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뾰족한 정치 쇄신의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국정운영 초반, 야당의 무리한 발목잡기에 고전하는 것으로 비쳐졌던 박근혜 대통령 역시 거듭된 인사문제와 미래창조과학부와 관련한 정부조직법 개편을 두고 국회의 입법기능을 간과하고, 여야의 합의를 뒤엎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여전히 대한민국 정치는 국민적 외면을 자아냈던 정치 불신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만 주고 있다. 안 전 원장의 복귀가 여전히 관심과 환영을 받는 것은 이러한 분위기의 영향도 일조를 하고 있다. 

안철수의 ‘사람들’, 정치권의 新권력 획득하나?
80여일의 숙고를 통해 안 전 원장은 기업인의 이미지를 벗고 정치인의 옷을 입었다.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알린 안 전 원장의 행보에 정책과 철학만큼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다. 누가 안철수의 편에 서느냐에 따라 ‘안철수와 아이들’ 혹은 ‘안철수 신당’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안 전 원장의 등장에 가장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는 민주통합당은 당내 이탈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안 전 원장만큼의 구심점을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오히려 제 1야당의 자리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 이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안 전 원장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겠다던 응답이 23%에 이르며 11%를 얻은 민주통합당을 두 배 이상 앞섰다.
 
새로운 안철수의 사람들로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통합당을 탈당하고 안 전 원장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송호창 의원과 박선숙, 김성식 전 의원, 국민정책본부장 출신 장하성 고려대 교수, 비서실장을 맡았던 조광희 변호사, 상황실장을 맡았던 금태섭 변호사,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강인철 변호사 등 대선캠프의 인사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역 의원이 아닌 박선숙 의원과 김성식 의원이 ‘안철수의 사람’이라는 색깔을 들고 4월 재보선 지역인 부산 영도나 충남 청양ㆍ부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그릴 때는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연대도 예상할 수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어려움을 겪던 박 시장의 승리에는 이른 바 ‘안철수 효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장 취임 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하기는 했지만, 박 시장은 “시민이 절대 권력을 이기고, 참여가 낡은 정치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하며 이러한 목표를 위해서는 야권단일화가 필요하다며 민주통합당의 당적을 입었다. 결국 박 시장은 자신의 주장과 오히려 일치하는 노선을 보이고 있는 안 전 원장의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외에도 지난 대선에서 조연 역할에 머물렀던 민주통합당의 거물급 인사들의 이동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민주통합당이 저조한 국민지지도를 극복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 이상의 필승카드도 뽑아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실리 측면에서도 민주당 보다는 ‘안철수 신당’이 훨씬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안 전 원장으로서는 통합 차원에서 이러한 인사들을 모두 수용하며 강력한 정치태풍으로 급부상할 것인지, 아니면 ‘구태’에 대한 적극적인 배제를 원칙으로 계단을 밟아나가는 수순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득권과 국민적 관심을 놓치지 않으려는 새누리당은 물론, 안 전 원장의 등장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는 민주통합당이 펼치는 정치적 공세에 휩쓸려 ‘안철수’라는 카드가 갖고 있는 참신함과 쇄신의 강점이 흔들리지 않도록 기반 지키기에도 나서야 할 것이다.

박진호 기자 contract75@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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