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행사에서 사라진 태극기…잃어버린 위상

유관순 열사 기리는 행사서도 ‘태극기 흔들기’ 빠져
친박집회의 태극기 사용 실태 보니…‘대한민국 국기법’ 위반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7/02/27 [09:08]

3·1절 행사에서 사라진 태극기…잃어버린 위상

유관순 열사 기리는 행사서도 ‘태극기 흔들기’ 빠져
친박집회의 태극기 사용 실태 보니…‘대한민국 국기법’ 위반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7/02/27 [09:08]

유관순 열사 기리는 행사서도 ‘태극기 흔들기’ 빠져
친박집회의 태극기 사용 실태 보니…‘대한민국 국기법’ 위반

 

친박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가 태극기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유관순 열사의 고향인 천안에서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태극기를 흔들지 않고 플래시몹을 통해 태극기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당초 행사에서는 항상 참여자들이 태극기를 손에 들고 흔드는 퍼포먼스를 해왔는데 이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 하에 친박 보수단체들이 태극기집회를 벌이면서 자칫 오해를 살까 우려해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참가자들은 미리 나눠준 천으로 카드섹션을 펼쳐 대형 태극기를 만드는 것을 연출한다. 이러한 플래시몹 스케치는 영상으로 제작돼 3·1절 당일 온라인 배포될 계획이다.

 

▲작년 3월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개최된 제97주년 3·1절 기념행사 현장에서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모습. 이번에는 이러한 모습들을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이를 놓고 “대한독립을 상징하는 태극기가 왜 친박 집단에 의해 더럽혀져야 하느냐”, “대한민국 국기법 위반으로 고소당해야 한다”, “친박 단체들이 태극기를 흔드는 바람에 태극기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태극기 집회가 오히려 태극기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앞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하필 태극기 집회라는 이름을 붙여서 태극기의 존엄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태극기 집회의 이름을 바꿀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촛불집회에서도 태극기가 마치 한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유물로 인식되는 것을 우려한 듯, 노란리본을 단 태극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눈치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국민들이 이제 태극기를 보면 자연스럽게 탄핵기각을 떠올리게 돼서 뿌듯하다”라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실제로 박사모가 태극기를 마치 ‘탄핵기각’의 전유물로 삼았다는 이는 문제가 된다. 친박집회에서 태극기를 이용해 벌이는 행동들에는 ‘대한민국 국기법’에 위배되는 행동들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대한민국 국기법 제11조 국기 또는 국기문양의 활용 및 제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깃면에 구멍을 내거나 절단하는 등 훼손하여 사용하는 경우, 혹은 국민에게 혐오감을 주는 방법으로 태극기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국기 또는 국기 문양을 활용해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태극기를 보고 탄핵기각을 떠올린다거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이익돼 다른 이들로부터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라면 태극기를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친박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 탓에 3·1절에 태극기를 안 달겠다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한 30대 주부는 “3·1절에는 태극기를 다는 것이 원칙인데, 순수한 의도와는 상관없이 친박 단체로 오인될까봐 걱정스럽다. 그냥 이번에는 안 달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역 근처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주말만 되면 태극기 때문에 이제 트라우마까지 생길 지경이다. 이제는 태극기를 쳐다보기도 싫어졌다. 그래도 대한민국 국기인데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 태극기의 위상을 이정도로 추락시킨 친박단체들이 원망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국민들로 하여금 태극기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태극기를 사용하는 경우는 국기법에 위배되는 행동이다.

 

친박집회에서는 대한민국 국기법 제10조 국기의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10조2항에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집회 등 각종 행사에서 수기(手旗)를 사용하는 경우 행사를 주최하는 자는 국기가 함부로 버려지지 아니하도록 관리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3항에는 국기가 훼손된 때에는 이를 지체 없이 소각 등 적절한 방법으로 폐기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정작 친박 태극기 집회에 가보면 태극기를 깔고 앉는 것은 비일비재하고, 행사가 끝난 뒤에는 태극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간다.

 

▲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올라온 사진. 쓰레기통에 태극기들이 마구잡이로 버려져 있다. (사진=커뮤니티 사이트 캡쳐 / 자료사진)   

 

한 환경미화원은 “태극기 집회가 끝나고 나면 구겨지고 찢어진 태극기가 바닥에 마구 버려져있다. 치우는 것이야 우리 일이니까 그렇다 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국기인데 이렇게 함부로 해도 되는 건가 싶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얼마 전에는 쓰레기통에 마구잡이로 쑤셔 박히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태극기들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애국을 외치는 사람들이 태극기를 저렇게 함부로 다루느냐”, “태극기부터 소중히 하고 애국을 얘기하라. 애국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애국지사라 말하느냐”, “어르신들은 젊은 사람들은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은 태극기 함부로 구기고 버리지 않는다. 좀 부끄러운 줄 아시라”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박사모를 비롯한 친박 단체들은 오는 3·1절에 태극기를 들고 대대적 집회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3·1절은 일본의 총칼에도 굴하지 않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쳐온 선조들의 거룩한 얼을 기리는 날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호하고 탄핵반대를 주장하기 위한 날은 절대 아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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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군회 2017/03/01 [21:49] 수정 | 삭제
  • 댓글 수준들 하고는.... 기사 졸라 잘 썼구만 물고 뜯고 지랄들이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늬들은 늬들과 생각이 다르면 무조건 빨갱이지? 나와 다른 생각에 무조건 빨갱이 운운하는 늬들의 그런 행동이야말로 빨갱이스러운 짓거리야 이 병신들아~ 정신차려~ 박정희는 늬들 신이요 박근혜는 신의 딸이지? 군대도 안갔다온놈들이 9년동안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해쳐먹으면서 어디서 빨갱이 타령이야?
  • 또또또 2017/02/28 [22:48] 수정 | 삭제
  • 아직도 선동하는 언론.....한심하다. 태국기가 촛불보다 많으니깐 언론은 국민들을 선동말라. 어떤놈의 지시인지 김정은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냐? 태극기 집회 나와서 확인을 해라 어디가 뺄갱이 짓거리인지? 나쁜놈들 사실데로 보도하고 글을 써라,,나라 망하게 선동은 말라..
  • 연꽃불 2017/02/27 [12:21] 수정 | 삭제
  • 태극기를 훼손한죄로 박사모와 친박들은 멸종하게 될것이다
  • 이건 아니잖아 촛불좀비들아~! 2017/02/27 [10:00] 수정 | 삭제
  • 박사모 박사모 하는데~ 박사모도 일부 있겠지만, 대한민국 정통성을 인정하고, '대한의 건국의 아버지'를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둔 중장년층 일반 국민들이 대부분입니다. 제대로 알고 기사 씁시다!
  • 가짜태극기의공모 2017/02/27 [09:45] 수정 | 삭제
  • 태극기 집회의 목적은 '범죄자 박근혜 대통령'을 무조건 옹호하려함이 아니다. 탄핵부터 대충하고! 나중에서야 검찰, 특검에서 탄핵사유를 이것저것 들쑤시며 찾고있는 꼬라지가 너무 기가막혀서, 애국지사들이 전국에서 나온것이다. 이런 저질 뉴스따위에 속을 국민들이 아니다. 태극이 문양에 노란리본따위나 인쇄해 박아넣고 노란리본을 깃대위에 묶어놓는 이들이 '국정농단''태극기 농단'하고 있는것이다. 그리고 태극기 집회에 촛불좌빨들이 많이 스며들어 있다. 끼어들어와서는 시민들 염장지르고, 태극기 휘두르다가 아무데나 버리고 가는 치들은 바로 가짜 태극기 그들이다. 이 멍청한 기자양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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