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기획] 역사 위에 완성된 오늘, 삼일절 발길이 닿는 곳

이영경 기자 | 기사입력 2017/03/01 [08:20]

[3·1기획] 역사 위에 완성된 오늘, 삼일절 발길이 닿는 곳

이영경 기자 | 입력 : 2017/03/01 [08:20]

아직 쌀쌀한 기운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봄을 부를 수 있는 3월이 왔다. 물 속 생물과 들판의 꽃들이 기지개 펼 준비를 하고 학생들은 새학년을 맞이하는 설렘의 달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이 3월의 문을 여는 것은, 우리나라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삼일절이다.

 

오랜 역사 위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오늘날 삼일절의 태극기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일제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전 세계에 한국의 독립의사를 알리기 위해 독립선언서를 발표했던 그 날, 설움과 울분과 확신의 ‘대한독립만세’가 울려 퍼졌던 그 날, 지식인과 학생뿐 아니라 농민, 노동자 등 각계각층의 민중들이 참여한 일제 강점기 최대 규모의 민족운동이 일어났던 그 날이 잊고 있던 긍지를 느끼게 한다. 역사를 기억하면서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되새김질해야 할 때다.

 

한국 근현대사 굴곡 안고 있는 상징의 장소 서울 서대문형무소

 

▲ 삼일절 퍼포먼스 (사진제공=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    

 

서대문형무소는 대한제국 말에 일제의 강압으로 지어졌다. 80여 년 동안 우리 근·현대사 격동기의 수난과 민족의 한이 서려있는 역사의 현장이자 우리 민족의 항일 독립운동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탄압기관이었다. 1908년 10월 21일 경성감옥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뒤 일제에게 우리의 국권이 빼앗기자 이에 항거하는 민족독립운동이 전국에서 거세게 일어나고 일제는 수많은 우리의 애국지사들을 체포 투옥시켰다. 수용인원이 증가하자 그들은 마포 공덕동에 또 다른 감옥을 지었고, 이 때문에 1912년 9월 3일에 서대문감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름의 변화만큼이나 많은 민족수난의 역사를 간직한 채 1992년 8월15일  ‘서대문독립공원’으로 개원했다.

 

서대문구에서는 1995년부터 서대문독립공원 사적지에 대한 성역화사업을 시작했다. 조국 독립을 위해 일제의 침략에 맞서 싸우다 투옥되어 모진 고문과 탄압을 받고 순국하신 애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고, 후손들에게 우리 선열들의 자주 독립 정신을 일깨워 주는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삼기 위해 새롭게 단장해 1998년 11월 5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개관했다. 현재는 역사성과 보존가치를 생각해 7개 동만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그 중에서 옥사 3개동과 사형장은 사적 제324호로 지정됐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제98주년 삼일절을 맞아 무료개방과 함께 전 국민이 참여 가능한 ‘서대문, 1919 그날의 함성!’을 개최한다. 이어 오전 11시부터 ‘3·1독립만세운동 재현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애국지사 후손과 어린이들은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시민들과 함께 만세 삼창을 한다. 이어 역사관 정문에서 독립관을 거쳐 독립문까지 약 400m 구간을 행진하며, 이때 일제 헌병과 대치하는 퍼포먼스도 개최된다. 이 외에도 자유와 평화의 대동놀이, 독립만세 크게 외치기 대회, 태극기 가방 만들기, 독립운동가 코스튬 플레이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국민 성금으로 건립된 역사의 현장 천안 독립기념관 

 

▲ 천안 독립기념관 (사진제공=천안시)    

 

독립기념관은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지켜온 우리 민족의 국난극복사와 국가발전사에 관한 자료를 수집·보존·전시·조사·연구함으로써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 하고 국민의 민족정신과 국가관을 정립하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1987년 8월 15일 국민의 정성어린 성금으로 건립됐다.

 

독립기념관은 3월 1일 국민 참여형 문화행사와 국민과 함께한 독립기념관 30년 야외 사진전을 개최한다. 독립기념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 1919명의 명예독립운동가와 함께하는 ‘대한독립 만세 행진’을 시작으로 그날의 함성과 감동을 느끼는 3·1만세운동 재현행사를 오전 11시 20분부터 30여분 동안 실시한다. 그 뒤를 이어 ‘온 겨레의 한마음으로’의 주제로 비빔밥 행사가 진행된다. 체험행사로는 독립투사 고문체험, 태극기 바람개비 만들기, 무궁화볼펜 만들기, 역사인물 뱃지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이밖에도 겨레의 큰 마당에 길이 110m 약 1000기의 태극기를 설치해 나라사랑의 마음을 길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3·1태극기‘ 터널을 조성,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독립기념관 야외전시에는 국민들과 함께했던 독립기념관의 30년 역사를 되돌아보기 위해 개관 30년 기념 야외사진전을 개최한다. 이번 야외사진전에는 독립기념관 건립의 기반이 되었던 국민들의 성금운동 및 자료기증, 국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한 독립기념관의 모습,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 담긴 사진 40여 점이 전시되며 3월부터 6월까지 겨레의 큰 마당 야외 넝쿨터널(3·1태극기 터널)에서 ‘국민들과 함께한 독립기념관 30’년이라는 주제로 개최한다.

 

애국 열사들의 영혼이 잠든 화성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

 

▲ 제암, 고주리 학살사건 재현 (사진제공=화성시)    


화성시 향남읍 제암리는 일본군이 저지른 만행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학살현장으로 기억된다. 1919년 4월 15일, 두렁바위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서 주민들은 3·1 독립만세운동에 이은 만세운동을 벌였는데 얼마안가 마을엔 총성이 울리고 집들은 화염에 휩싸이게 된다. 일본군은 제암리를 완전히 포위하고 15세 이상의 남자들을 모두 교회당으로 모이게 한 뒤, 출입문과 창문을 밖에서 걸어 잠그고 무차별한 총격을 가했다. 또한 죽은 시체들을 교회당 밖에 모아 불지르는 만행을 저질렀는데 이 당시 무참히 살해된 주민이 어린아이를 포함해 모두 23명이다. 일본군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마을 곳곳에 불을 질렀으며, 이웃주민인 고주리까지 쫓아가 주민학살을 자행했다.

 

화성시는 3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 3.1독립운동 기념주간을 운영키로 하고 ‘독립’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다양한 기념행사와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화성시는 1919년 3월 28일 송산․서신․마도지역을 시작으로 3월 31일 향남·팔탄, 4월 3일 장안·우정지역에 이르기까지 전국 그 어느 곳보다 격렬한 독립운동을 전개한 지역이다. 특히 4월 15일 제암·고주리 사건은 일제의 잔인한 민간인 학살로 선교사 스코필드 등에 의해 우리민족의 독립과 자유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일제의 통치방식 변화와 국내외 독립운동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시는 첫 만세시위가 일어난 송산면에서 3월 1일 기념식과 함께 사진전과 태극기 거리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준비했다. 또한 우정읍 화수리 3.1독립운동기념비 참배와 헌화 등도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 날 유앤아이센터에서는 삼일절 기념행사가 열린다. 채인석 화성시장을 비롯한 각계 각층의 주요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해 독립선언서 낭독, 만세삼창 등이 진행된다. 관내 12개 시립도서관에서는 3월 31일까지 태극기 바람개비 만들기, 나라사랑 페이스페인팅, 독립운동가 북아트 등 체험프로그램과 부모님과 함께 배우는 3.1절 등 특강과 ‘동주’, ‘귀향’ 등 일제강점기를 주제로 한 영화도 상영된다.

 

골목길마다 깃든 역사의 흔적 대구 근대문화골목

 

▲ 3·1운동 만세길    © 문화저널21

 

근대문화골목은 2012년 한국 관광의 별, 한국관광 100선(3년 연속)선정되어 골목투어를 전국 유명 관광지로 만든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다. 가곡 동무생각이 탄생한 동산 청라언덕이 있고, 청라언덕 동무생각 노래비 옆에서 시내 쪽으로 내려가는 90계단까지는 3.1운동 당시 만세운동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일본군의 감시를 피해 도심으로 모이기 위해 지나다녔던 솔밭길이다. 계단길에는 3.1운동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전시돼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대구시는 제98주년 삼일절을 맞아, 3월 1일 오전 10시 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애국지사, 기관단체장, 광복회원, 군·경, 학생 등 시민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1절 기념식을 개최해 선열들의 고귀한 독립정신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린다. 기념식은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유공자 포상, 권영진 시장 기념사, 기념공연, 3·1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된다.

 

10시에는 청라언덕(의료박물관, 제일교회)에서 중구청과 대구장로회총연합회 주관으로 만세운동 재연 행사가 개최되고 정오에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애국지사, 보훈단체장, 시민 등 150여명이 참여해 기미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의 업적과 3·1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타종행사가 이어진다. 같은 시간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는 대구국학원 주관으로 시민과 함께 북공연, 독립선언 퍼포먼스, 태극기 몹(mob) 행사가 펼쳐진다.

 

문화저널21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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