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철새의 복당…촛불 잊은 민주당의 ‘소탐대실’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1/06 [10:40]

[기자수첩] 철새의 복당…촛불 잊은 민주당의 ‘소탐대실’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1/06 [10:40]

▲ 박영주 기자   

국민의당 출신 무소속 이용호·손금주 의원의 입당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4선 중진인 최재성 의원을 비롯한 반대파는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지만, 찬성파에서는 “의석수 2석이 의미 없는 것도 아니고 들어오겠다는 것을 굳이 막을 수는 없다”는 식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섣불리 이들의 복당을 받아줄 경우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당장 눈앞의 2석을 노렸다가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고 오는 2020년 총선에서 의석수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다. 호남에서 ‘녹색돌풍’이 불었을 때처럼 말이다. 

 

▲ 국회 본회의장 내부 모습. 표결과 각종 의사결정에서 의석수는 매우 중요한 요소기 때문에 모든 정당은 의석수에 대한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현재 이용호·손금주 의원에 대한 문재인 지지자들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우선 손금주 의원은 민주당에 당적을 둔 적 없이 국민의당에서 정치생활을 시작한 전형적인 안철수 라인이다. 안철수 캠프의 수석대변인으로서 반문공세의 최전선에 있었던 손 의원을 민주당이 받아준다는 것은 향후 안철수를 따라 나갔던 이들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친문파를 비롯한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반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용호 의원의 경우는 더욱 문제다. 오랫동안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던 이 의원은 17대 총선때부터 남원지역 출마를 노렸지만 당내 경선에서 밀렸다.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 의원은 낙선했고,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후 꿈에도 그리던 금배지를 달았다. 당시 호남에서 민주당에 대한 반감으로 ‘녹색돌풍’이 불었을 때의 일이었다.

 

그랬던 이 의원이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합당하자 민주당도, 평화당도 아닌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민심의 흐름을 주시하다가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오는 것을 놓고 순전히 ‘금배지’를 달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현재 민주당 박희승 지역위원장이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남원에 출마할 경우 낙선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때문에 굳이 위험부담을 안아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복당 찬성파에서는 2석이 결코 적은 의석수가 아니라는 반응이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현재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현 지도부에 대한 불만은 누적된 상태다. 여당이 자유한국당의 몽니에 끌려 다닌다는 비아냥부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의지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당으로 탈당했다가 무소속을 경유해 민주당으로 복당하려는 ‘철새’ 정치인들까지 받아줄 경우, 지지자들의 반감이 한번에 터져 나올 수 있다. 뭔가 다를 줄 알았더니, 결국 국민 목소리보다는 의석수나 금배지에 눈이 먼 똑같은 정치꾼들이라는 비아냥이 매서운 채찍으로 다가올 수 있다.

 

최근 문재인 청와대는 비서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유야 어떻게 됐든 박근혜 청와대와는 달리 국민 눈높이를 충실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모양새다. 청와대가 국민 눈높이를 위해 제살을 깎고 있는 와중에 민주당은 철새들을 모아 구태정치의 표상인 ‘헤쳐모여’로 몸집을 불리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여당의 행보를 국민들이 어떻게 보고 평가할지는 모르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촛불을 들고 ‘이게 나라냐’를 외치며 대통령을 끌어내렸던 대한민국 국민들은 생각 이상으로 무서운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2020년 총선까지 1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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