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먹자] 노니의 배신…‘쇳가루’ 보다 효능 의심해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5/24 [16:41]

[알고먹자] 노니의 배신…‘쇳가루’ 보다 효능 의심해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5/24 [16:41]

얼마전 국내에서 유통되던 노니제품에서 쇳가루가 나오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노니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바에 따르면 말린 열매 형태로 들어오는 노니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 이를 분쇄해 분말로 만드는 과정에서 쇳가루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돼 제조업체들이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노니의 효능이 진짜인지 여부에 대해 고민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노니 속 주성분인 프로제로닌이나, 노니의 건강기능성 효과에 대해서는 식약처는 물론 미국 FDA에서도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최근 공개된 연구들에서 노니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기대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만 효능을 규명해 ‘미개척’ 영역에 해당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때문에 노니의 효능을 완전히 신뢰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쇳가루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된 가루나 환 형태의 노니 제품들을 줄줄이 적발한 바 있다.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image stock )  

 

‘인도 오디’로 불리는 노니는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과 하와이에서 많이 생산되는 열대과일로 △피로회복 △염증으로 인한 통증 완화 △혈액순환 개선 △성기능 강화 △고혈압 예방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전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과일 중 하나다.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건강을 위해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노니를 찾게 됐는데, 노니는 우리나라에서 건강기능성으로 인정받지 않아 일반식품으로 분류돼있는데다가 노니 분말을 제조하는 동남아 업체 등에서 제조공정상의 문제로 쇳가루가 유입되는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실제로 식약처가 지난 1일 노니분말·노니주스·노니환 등 노니 제품 88개를 대상으로 금속성 이물과 세균수·대장균군·대장균 등을 검사한 결과, 22개 제품에서 금속성 이물질이 기준초과 검출됐다. 해당 제품들은 전부 국내 제조업체들이 생산한 제품들이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말린 형태로 수입된 노니에서 쇳가루가 검출되지는 않은 만큼 이를 분쇄해 분말로 만드는 과정에서 쇳가루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향후 분쇄공정을 거치는 분말이나 환 제품에 대해서는 제조시 1만 가우스 이상의 자석을 이용해 쇳가루를 제거하도록 하고 자석의 자력이 유지되도록 주기적으로 세척·교체할 것을 의무화시켰다.

 

식약처가 이같은 조치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식약처가 “노니의 경우, 건강기능성으로 인정받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노니의 효능 자체를 의심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의심은 합리적인 의심이다. 현재 노니의 효능에 대해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연구를 지속하고 있지만 그 진위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개척된 부분이 많다. 앞서 언급한 △피로회복 △염증으로 인한 통증 완화 △혈액순환 개선 △성기능 강화 △고혈압 예방 등의 효과도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규명한 만큼 이것이 인간에게까지 효과를 보인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먼저 노니 속에는 ‘프로제로닌’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 물질은 1985년 생화학자인 랄프하이니크가 발견해낸 물질이다. 프로제로닌에 대한 연구는 완전히 이뤄지진 않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프로제로닌은 효소인 Proxeronine과 만나 체내에서 제로닌을 생성한다는 가설이 존재한다. 

 

노니를 연구한 랄프 하이니크는 제로닌이 대사와 생물학적 기능의 자연적 조절 인자라는 점에 주목해 당뇨병이나 고혈압·암 등의 치료에 노니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가능성에 대해 학계에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우리 식약처 뿐만 아니라 미국 FDA에서도 노니가 암 또는 다른 질병에 효과를 보인다고 신뢰할 임상적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다만,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등에서는 노니의 효능이 일부 검증돼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생쥐를 물에 빠뜨려 수영을 하게 함으로써 체력검사를 진행한 결과, 노니 추출물을 먹은 생쥐그룹은 물만 먹은 생쥐그룹, 녹차추출물을 먹은 생쥐그룹에 비해 운동능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혈액 속 요소질소 농도 값을 비교해 상대적으로 노니 추출물을 먹은 생쥐그룹에서 혈액 속 노폐물 폐출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역시 사람에도 비슷한 효능을 보이는지는 규명된 바가 없다.

 

입소문을 타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니지만, 노니를 먹기에 앞서 과인 이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검증해보는 절차가 필요했다. 더욱이 공정상의 문제로 쇳가루가 검출됐다면 말할 것도 없다. 

 

노니에 효과가 없다고 말할 순 없지만, 보다 건강해지고 싶은 인간의 욕구로 아직 미개척된 분야까지 거창하게 포장돼 노니의 효능이 부풀려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쇳가루 노니 사태로 노니에 대해 의심하게 됐다면 이번 기회에 노니의 진짜 효능에 대해서도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겠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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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END 2019/05/28 [12:59] 수정 | 삭제
  • 사람과 동물의 유전자 자체는 99%일치합니다 1%의 불일치성이 있을뿐이지요 쥐실험이 의미가 없다면 모든 기전연구의 기초가 되지못합니다. 유전자적 실험을 하는 이유는 사람의 유전자와 유사성이 있어 실제 제약회사에서 가장 기본시되는 실험이 쥐실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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