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삼구 ‘보트피플’로 전락한 아시아나항공

한쪽에선 ‘희망퇴직’ 한쪽에선 ‘보은인사’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9/12/24 [14:48]

[단독] 박삼구 ‘보트피플’로 전락한 아시아나항공

한쪽에선 ‘희망퇴직’ 한쪽에선 ‘보은인사’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9/12/24 [14:48]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5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서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회장의 측근들이 아시아나항공에 잇달아 낙하산으로 안착하고 있다. 이러한 인사에 대해 일각에선 박삼구 전 회장이 측근들이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렇기에 아시아나항공이 박 전 회장 측근의 보은인사에 최대 피해 기업이 되고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도장만 찍으면 매각되는데’ 뜬금없는 희망퇴직

“다음 경영진이 구조조정 해도 되잖아”

이해할 수 없는 아시아나항공의 희망퇴직

 

우선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1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희망퇴직 신청 접수 공지를 올렸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2004년 12월 31일 이전 입사자다. 

 

아울러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 위로금 및 자녀 학자금 2년간 지원 등의 혜택이 제공되며, 퇴직 위로금은 기본급과 교통보조비 등을 포함한 2년치 연봉을 계사해 지급한다. 또한 퇴직 후 4년 이내 최대 2년간 자녀 학자금도 지원한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희망퇴직에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곧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매각이 예정돼 있는 상태다. 지난 5월에 진행했던 희망퇴직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를 높이기 위해 진행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이번 희망퇴직은 이러한 설명이 불가능하다. 

 

더욱이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 품에 안기게 되면 이들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구조조정을 할지 안할지에 대해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한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은 오랫동안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지난 2015년에도 아시아나항공은 지점 통폐합과 희망퇴직을 진행해왔다. 당시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 지점 통폐합에 따른 지점장 36명 철수 ▲ 예약·발권부서(CQ) 아웃소싱 ▲ 국내 공항서비스 아웃소싱 ▲ 객실승무원 운영 변화 ▲ 임원 임금삭감과 차량 반납(본부장 포함) ▲ 희망퇴직 ▲ 필요한 경우 안식휴직 시행 등을 진행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아시아나항공은 1998년 외환위기, 2001년에는 의무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이 10년이 넘도록 굉장히 타이트하게 운영됐다는 점을 반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경영진이 와서 구조조정을 해도 되는데 왜 아시아나항공이 스스로 나서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 문화저널21 DB

 

한쪽에선 ‘희망퇴직’ 한쪽에선 ‘보은인사’

희망퇴직과 보은인사가 공존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사

박삼구 전 회장 측근들, 아시아나항공에 ‘보트피플’

 

아시아나항공이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박삼구 전 회장들의 측근들이 아시아나항공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의 비서를 지낸 A씨는 지난 10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판매지원팀으로 이동했다. 

 

또한 같은 날 오남수 그룹 전략경영본부장(사장)의 비서 출신 B씨도 금호티앤아이에서 아시아나항공 상용판매팀으로 이동했다. 뿐만 아니라 박 전 회장의 주치의인 C씨의 딸까지 아시아나항공 상용판매팀에서 판매지원팀으로 인사 이동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항공업에 대해 어느 정도의 업무 연관성과 전문성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들 모두가 박 전 회장의 측근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한쪽에선 오랫동안 아시아나항공에 충성했던 직원들을 희망퇴직이라는 명분으로 내쫓고 한쪽에선 전문가도 아닌 직원들을 낙하산으로 아시아나항공에 내려 보내는 ‘보은인사’가 진행 중이다.

 

이를 따져봤을 때,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넘어갈 아시아나항공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배경이 보이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자체적으로 이번 희망퇴직을 진행함으로써 향후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인수 후에도 구조조정을 못하게 할 수 있고, 보은인사로 내려 보낸 이들이 안정적으로 고용을 보장 받으며 아시아나항공에 재직할 수 있다.

 

이처럼 희망퇴직과 보은인사가 한꺼번에 진행되는 이 황당한 상황이 보트피플에 비유되고 있다. 보트피플이란 베트남 공화국의 패망과 함께 갈 곳이 없어진 남베트남의 중산층과 반공주의자, 화교, 미국에 협조하던 시민들이 자유를 찾아 떠난 사건을 의미한다. 

 

즉, 아시아나항공의 그룹사 이탈로 금호그룹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박 전 회장이 측근들에게 힘들어진 금호그룹을 떠나 아시아나항공이라는 보트에 태워 떠나보내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아시아나항공에 박 전 회장의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점이고, 이러한 보은인사는 사실상 박 전 회장이 ‘나 이제 망했다’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는 그 순간까지 이런식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경영정상화를 하고 매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서는 “항공에 있다가 그룹으로 갔다가 다시 인사이동을 한 것이고 주치의의 딸의 경우 항공 내에서의 이동이다. 보은인사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박삼구 전 회장의 영향력이 이번 인사에도 미쳤냐는 질문에는 “왜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통상적으로 진행된 내부 인사다”고 강조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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