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승계' 본격화…휴온스 정기주총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3/04/03 [15:13]

'3세 승계' 본격화…휴온스 정기주총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3/04/03 [15:13]

휴온스 그룹의 지주사 휴온스글로벌과 휴온스‧휴메딕스‧휴엠앤씨 등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달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특히 휴온스글로벌 주총에서는 오너 3세인 윤인상 전략기획실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돼 눈길을 끌었다. 사내이사는 경영 참여가 가능한 만큼, 사실상 ‘3세 경영’의 신호탄이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특히 과거 휴온스 계열사·관계사 등의 지분 분포나 합병과정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윤인상 이사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비쳐지는 대목이 많다. 윤 이사의 사내이사 선임 승계의 첫단추인 셈이다.  

 

▲ 지난달 31일 휴온스글로벌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휴온스글로벌)

 

휴온스그룹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배당(현금배당 1주당 배당금 500원)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 윤인상 선임의 건 △사외이사 배종혁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배종혁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주요 사업회사인 휴온스와 휴메딕스도 배당 및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가결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휴온스글로벌 주총이다. 이번에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윤인상’ 이사는 윤성태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기 때문이다.

 

1989년생, 만 34세의 윤 이사는 에모리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뒤 2018년 휴온스에 입사, 지난해 6월 임원인사를 통해 휴온스 부장에서 휴온스글로벌 전략기획실장으로 승진했다. 그랬던 그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휴온스글로벌 사내이사로 승진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휴온스 그룹의 경영승계 시계가 빨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적극적 M&A…윤성태 회장의 ‘승계’ 작업들

오너일가 회사, 내부거래로 키우고 합병시켜 상장

페이퍼컴퍼니 ‘휴노랩’…3세 승계 위한 지렛대였나

휴온스 ‘팬젠’ 주식 사들인 속내? 윤인상 밀어넣기

 

윤성태 회장의 경영승계 작업은 오래 전부터 착실하게 추진돼왔다. 

 

2022년 3월 휴온스 윤성태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선언하긴 했지만, 같은해 5월 회장직에 오르며 미뤄왔던 2세 승계 작업을 마쳤음을 공식화했다. 그 과정에서 비상장 계열사에 대한 내부거래 등의 작업을 통해 자신의 아들인 윤인상 이사에도 확실히 힘을 실어줬다. 

 

일례로 휴엠앤씨·휴온스메디텍·휴노랩·펜젠 등 휴온스 그룹 계열사와 관계사들의 내막을 들여볼 필요가 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던 윤성태 회장이 윤인상 이사에 어떻게 힘을 실어줬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먼저 화장품 부자재 제조기업 ‘휴엠앤씨’의 경우, 2022년 7월 의료용기 제조기업 ‘휴베나’를 흡수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휴베나는 2015년부터 꾸준히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는데 안을 들여다보면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이른바 ‘내부거래’로 이뤄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발생할 소지가 다분한 셈이다. 

 

휴엠앤씨의 흐름을 쫓다보면 ‘휴노랩’이라는 기업이 등장하는데, 이 기업은 최근 1월 장내 주식 매입으로 휴온스글로벌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지분율은 0.08%다. 휴노랩은 최근 3세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선 윤인상 이사가 작년 3월부터 대표로 있던 회사로, 휴엠앤씨에 흡수된 휴베나의 2대 주주다. 

 

문제는 휴노랩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페이퍼컴퍼니’로 비쳐질 정도로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이렇다 할 매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휴노랩의 자기자본이 172억원이나 된다는 점은 석연치 않다. 

 

휴노랩이 소유한 휴베나가 합병 형태로 상장사가 되고, 휴노랩이 휴온스글로벌 지분을 매입한 것 등을 놓고 일각에서는 윤성태 회장이 윤인상 이사에 대한 승계를 위해 휴노랩을 지렛대로 사용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현재 윤인상 이사는 윤성태 회장의 뒤를 이어 휴온스글로벌의 2대 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2022년 2월 의료기기 분야 사업사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메디컬을 합병해 출범한 ‘휴온스메디텍’ 역시도 휴엠앤씨와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휴메딕스와 오너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휴온스메디컬은 2017년부터 꾸준히 매출·영업이익 성장을 일궈냈다. 그 배경에는 역시 내부거래가 있었다. 

 

바이오의약품 기업 ‘팬젠’의 2대 주주인 휴온스가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 것 역시도 눈길을 끈다. 

 

휴온스 측은 최대주주인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꾀한다는 입장이지만, 오너 3세인 윤인상 이사를 팬젠 이사회 구성원으로 합류시키는 등의 행보는 승계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팬젠 기타비상무이사는 그동안 휴온스에서 대표이사가 맡아왔던 것을 감안하면 윤인상 이사를 합류시켰다는 것은 그를 차기 대표이사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중으로 비쳐진다.

 

일련의 흐름을 보면 휴온스 그룹은 오너일가가 보유한 회사를 내부거래로 키우고 이를 합병해 상장시키는 형태를 주로 취하는 모양새다. 윤성태號가 적극적인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온 것을 감안하면 그러한 움직임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3세 승계’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휴온스 그룹의 ‘고배당 정책’이 의심스럽다

겉으론 주주환원, 속내는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

휴온스, 작년 특별세무조사 이슈…편법승계 의혹  

사외이사에 부장검사 출신 특수통 선임, 의도했나   

 

배당 문제와 관련해서도 휴온스 그룹의 ‘고배당 정책’은 어디까지나 오너일가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 휴온스글로벌은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휴온스 그룹 측은 과거에도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에 꾸준히 열을 올려 왔는데, 사측은 “어디까지나 주주들을 위한 것으로 주주친화경영을 실천하고자 한 것”이라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정작 주주들은 주식배당은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아왔고, 실제 주주총회에서도 관련 내용이 언급된 바 있다. 주주환원이라고 포장하지만 결과적으로 현금·주식배당으로 인한 이익을 최대로 챙기는 쪽은 ‘오너일가’인 만큼 지배력 강화를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윤성태 회장의 뒤를 이어 윤인상 이사가 제대로 승계를 받으려면 결국 ‘상속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막대한 금액의 상속세를 내려면 현금배당을 통한 자금확보가 필수적이다. 겉으로는 주주들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고배당 정책의 속내에는 이러한 전략이 숨어있는 셈이다.

 

‘3세 승계’를 핵심에 두고 보면 휴온스글로벌이 주총에서 사외이사에 부장검사 출신의 금융통 배종혁 이사를 선임한 것도 일견 이해가 간다. 

 

배 이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 대구지검 특수부장 출신으로 금융감독원 법률자문관과 분쟁조정위원 등을 역임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사건 특수통이다. 

 

지난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이후, 윤성태 회장 취임 4개월 만에 휴온스가 중부국세청 조사3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는 일이 발생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윤성태 회장이 아들들에게 현금이나 주식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포착된 것 아니냐는 설이 오간 바 있다. 

 

오너 3세 승계 과정에서는 지배구조나 증여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휴온스글로벌이 배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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