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발 뺀 국토부, 경실련과 ‘끝장 토론’ 무산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9/12/13 [15:04]

[단독] 발 뺀 국토부, 경실련과 ‘끝장 토론’ 무산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9/12/13 [15:04]

국토교통부가 경실련의 기자회견을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끝장토론을 제안하며 강공에 나섰지만, 정작 시민단체가 끝장토론을 하자며 맞붙는 양상이 되자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뒤로는 토론을 미루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말도 엇갈리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실련과 토론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경실련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반면 국토부는 경실련을 배제한채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에게 연락해 ‘정책 발표 등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며 발을 빼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 국토교통부가 경실련에 공개토론을 제안해놓고 모든 협의에서 경실련을 배제하고 있어 여론몰이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사진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4일 발표한 토론회 제안 자료.  © 최재원 기자

 

  • 경실련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목소리에 
  • 국토부 ‘사회적 갈등 조장한다’ 끝장 토론제안
  • 집값 토론 이슈화되자 ‘모르쇠’
  • 국토부의 경실련 ‘패싱’

 

앞서 경실련은 1979년 말부터 40년 동안 우리 국토의 땅값 상승세와 집값 인상분을 계산해 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높은 인상 폭을 나타냈다며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쟁점은 보유세 등의 부동산 세금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를 정부에서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국민과의 대화에서 서울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 와중에 감정원과 한국은행의 통계를 근거로 우리나라 집값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발언을 던진 게 화근이었다.

 

경실련은 이런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부 부처와 주변 고위공직자들이 대통령을 속이고 있다며 감정원과 한국은행의 집값 통계를 거짓 자료로 규정하고 통계의 근거가 되는 표본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감정원 평가 담당자를 검찰에 고발하고 최근에는 청와대 공직자들의 부동산 불로소득 자료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렇자 국토교통부가 시민단체를 직접 겨냥해 “국가통계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일방적인 것”이라고 표현하고 “증가액만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시민단체인 경실련에 어울리지 않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경실련과 관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제안한다”고 공개 도전장을 던졌고, 경실련은 즉각 “언제든지 장소와 시간을 불문하고 토론에 응하겠다”고 회답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토론을 제안하는 보도자료만 배포했을 뿐 앞선 자료와 달리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은 채 경실련을 피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실련 측에 내주 후반부에 토론과 관련해 일정조율을 하자고 이야기했다. 서둘러서 하기보다는 제대로 준비해서 (토론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경실련은 국토교통부로부터 그동안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땅값은 물론이고 부동산과 관련한 어떤 내용도 국토교통부로 전달받은 바 없다”면서 “국토교통부가 토론을 진행하자고 하는 것조차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경실련 관계자의 말이 맞다면 국토교통부는 경실련의 자료와 기자회견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면서 기자들에게 보도자료 형태로 자료만 배포했을 뿐 경실련에는 항의는 물론 어떠한 반박도 하지 않은 것이다.

 

경실련과 함께 땅값 문제를 제기했던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는 “(땅값 문제 토론과 관련해) 의원실에 해당 문제와 관련해 연락이 오기는 했지만 여러 일정과 발표 건 때문에 빠른 시일내 토론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전했다.

 

국토부가 문제를 직접 제기한 경실련과 직접 연락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과 관련해서 이 관계자는 “의원실에 연락 온 것을 보면 의지가 없어 보이지는 않는데,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실련은 앞선 9일에도 국토부에 토론과 관련해 확실한 의견을 전달해달라고 공개 촉구한 바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어떠한 입장도 없이 논란을 회피하고 있어 언론을 통한 여론몰이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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