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독서담론(讀書談論)

박항준 | 기사입력 2020/02/18 [17:31]

[박항준 칼럼] 독서담론(讀書談論)

박항준 | 입력 : 2020/02/18 [17:31]

우리는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책으로 무엇을 얻어야 할까?

 

독서는 우리 텍스트(생각)를 업그레이드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삶의 방식 중 하나다. 독서로 인해 불완전한 나의 텍스트를 보완하고 내 생각을 다듬을 수 있는 비대면 담론의 과정이다. 이를 ‘독서담론(讀書談論)’이라 하자. ‘독서담론’은 독자가 책에 있는 저자와의 담론을 수행하는 것이다.       

 

다만 ‘독서담론’은 저자와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담론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습관이 있다. 바로 ‘맹독(盲讀, 맹목적 독서)’과 ‘다독(多讀, 다양한 독서)’그리고 ‘편독(偏讀, 편식하는 독서)’습관이다.

 

‘맹독(盲讀)’습관은 책 내용을 그대로 가감 없이 답습하는 맹목적인 독서방식이다. 작가가 유명하고, 노벨상을 탔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주장을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독서방식인 맹독은 매우 위험한 독서방식이다. 저자의 철학 안에 우리를 스스로를 가두게 되는 것이 되기 때문이며, 이를 타인들에게 강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다독(多讀)’습관은 책을 많이 읽는다는 말도 있지만 깊이 없이 다양한 책을 취하는 것을 말한다. 주위에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자기 철학 없이 다독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사회를 바라보는 일관적인 기준이 없이 그때그때 다른 해석을 내놓기 때문이다. 한참 인문학이 유행하던 시기 인문학에 빠진 사장님들의 고집이 더 세졌다고 볼멘소리를 하던 직원들의 볼멘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반면 ‘편독(偏讀)’습관은 한쪽면만 쓰여진 책을 읽는 습관이다. 편독의 대표적 독자로는 히틀러가 있다. 히틀러는 꽤 유명한 다독가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역사에 남을만한 못된 짓을 한 이유는 편독이었다. 한마디로 그는 자신의 생각(텍스트)을 굳건히 합리화해줄 책들만 골라 읽었다. 그는 자기 전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한 줄이라도 꼭 읽고 잠이 들었다고 한다.      

 

바른 독서방법은 책이 말하려는 주제(본질)를 명확히 이해하되, 내 텍스트와의 비교를 통한 담론(談論,contexting)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독서담론’의 과정이 있어야  우리 스스로 하이퍼텍스트(理論)를 만들어 실천할 수 있다.  

 

더불어 바른 책을 고르는 방법 중에 하나는 사장학(詞章學;문학, 인문학,처세, 실용학문)과 경학(經學;경전, 성경, 철학서)서적을 병행하여 교차로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사장학 서적만을 집중해서 읽다 보면 사람이 간교해지고 사악해진다고 경고한다. 반면 경학 서적만 읽게 되면 원리 원칙적으로 변하기 쉽다. 결국 처세나 테크닉을 알려주는 사장학 서적과 더불어 경학 서적으로 철학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하이퍼텍스트를 생성하고 실천하는 균형적인 독서방식이 필요하다. 이것이 ‘독서담론(讀書談論)’이 필요한 시대 올바른 도서 선택 방식이다.

 

박항준 세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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