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준 칼럼] 태도와 상황으로부터 오는 결과물! ‘행동’

박항준 | 기사입력 2020/03/17 [11:32]

[박항준 칼럼] 태도와 상황으로부터 오는 결과물! ‘행동’

박항준 | 입력 : 2020/03/17 [11:32]

얼마 전까지 10여 년간 431부작을 남기고 종영된 ‘안녕하세요’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이상한 행동습관을 가진 이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주위 사람이 주인공들을 고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철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 안하무인, 퍼주기만 하는 사람, 착하기만한 사람, 모으기만 하는 사람, 소비만 하는 사람, 절약만 하는 사람, 이상한 습관을 가진 사람 등 ‘세상에 이렇게 특별한 행동(Behaviour)이나 생각을 가진 이들이 이렇게 많을까?’라고 할 정도로 특이한 사람들이 출현했다. 

 

프로그램이 시작하고 특이한 행동을 하는 주인공을 소개하는 앞부분에는 주인공이 너무 심하거나 정신병자 같아 보여서 방청객이나 게스트들의 인상을 찡그리게 하고,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안심하고 화를 내게 만들었다.

 

프로그램에 출현한 주인공들에게는 공통점 세 가지가 있었다.

 

첫째,  자신들이 믿는 텍스트가 매우 강했다. 주위에서 힘들어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거나 힘들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고칠 마음이 없다. 심지어 자신의 독특한 텍스트를 주위에서 따라 하기를 바라기도 한다. 

 

둘째, 자신의 텍스트를 타인의 텍스트와 결합하는 담론(콘텍스팅)할 마음과 노력이 부족했다. 그냥 습관적으로, 내가 편해서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행동이 주위를 힘들게 하고 엉뚱한 것을 알면서도 도무지 타협하려 않는 모습도 보여준다.

 

셋째, 어찌 보면 비상식적인 사람들이지만 치명적인 경계선은 넘지 않는다.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지만 정상은 아니다. 그냥 비정상과 정상의 경계선에 서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장수 프로그램이 된 이유가 있다. 여기에 출연한 주인공들은 자신의 모습이 이상하게 비치는 것을 제삼자로부터 확인하려 한다. 방청객 다수가 고쳐야한다는 의견이 나오면 자신의 행동이 그렇게 문제가 있었는지 반성하고 고치겠다고 약속도 한다.      

 

반면 주인공의 독특한 텍스트가 왜 생성되었는지 그 원인을 주인공에게 직접 듣는 시간도 있다. 어렸을 적 상처일 수도, 잘못된 정보로부터, 이제는 습관화된 버릇까지 그들이 자신의 이상행동을 하게 된 원인과 상황(context)을 듣게 되고 시청자들이나 방청객들은 주인공의 행동을 조금씩은 이해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타자의 행동만으로는 타인을 잘 이해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매우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사람의 행동(Behaviour)은 그의 태도(Attitude)와 상황(context)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라는 장수 프로그램은 주인공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상황과 태도를 체크하게 해준다. 결국 이 체크과정을 거쳐 시청자와 주인공 모두가 자신들의 텍스트들을 상호 조율하며 담론(談論)의 장으로 나오게 했던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교훈삼아 담론을 수행할 때 상대의 태도와 상황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겠다.

 

박항준 세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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