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흔들리는 포스코 ‘최정우’ 리더십

노조에 이어 창업요원‧원로들까지 “자진사퇴하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23/04/10 [16:00]

내우외환…흔들리는 포스코 ‘최정우’ 리더십

노조에 이어 창업요원‧원로들까지 “자진사퇴하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23/04/10 [16:00]

노조에 이어 창업요원‧원로들까지 “자진사퇴하라”

비상경영체제 속 ‘스톡그랜트’ 논란…모럴해저드?

文정부 때 사령탑 오른 최정우, 尹정부로부터 외면

 

노조로부터 연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이번에는 창업 원로들로부터 자진사퇴 요구를 받는 등 안팎으로 흔들리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포스코홀딩스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가운데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원진에 ‘스톡그랜트(Stock Grant)’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모럴해저드 논란에 불을 붙였다. 

 

최 회장으로서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에 40억원을 기부하고 2차전지 관련 리튬사업에 힘을 쏟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로부터 제대로 미운털이 박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 포스코 최정우 회장과 포스코 로고. (사진=포스코)

 

10일 포스코 창업요원들과 원로들은 ‘포스코에는 경영 리더십 혁신이 절실하다’는 특별 성명서를 발표하고 “1년을 더 지켜본 결과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가 ‘더이상 국민기업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 특히 최근에 드러난 스톡 그랜트 소식은 심한 엇박자와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바”라 꼬집었다.

 

특별성명서 발표에는 故박태준 회장과 함께했던 황경로(93세) 2대 포스코 회장, 안병화(92세) 전 포스코 사장, 이상수(92세) 전 거양상사 회장, 여상환(86세) 전 포스코 부사장, 안덕주(85세) 전 포스코 업무이사, 박준민(83세) 전 포스코개발 사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2022년 5월에 포스코 창업요원들은 노구를 움직여 최정우 회장을 크게 질타한 적이 있었다. 더이상 포스코는 국민기업이 아니다 라는 그의 선언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뗀 뒤 “최정우 회장의 진퇴에 대해 자진사퇴함으로써 책임경영의 사례를 남기도록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등 노조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윤리적이고 무능한 경영진은 사퇴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포스코홀딩스가 최정우 회장을 포함한 임원 26명에 ‘스톡그랜트’를 차등 지급한 것에 대해 “제 잇속만 채운 무상주식”이라며 “침수피해 복구에 헌신한 노동자에게는 1000원 비용절감을 위해 장갑 한짝도 아끼라며 위기의식을 주입하고 고통분담을 강요하더니 스톡 그랜트로 158억원의 돈잔치를 벌였다”고 날을 세웠다. 

 

최정우 자진사퇴 압박…기저엔 ‘스톡그랜트’ 

 

노조에 이어 원로들까지, 포스코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최정우 회장 사퇴압박의 기저에는 최근 최 회장을 포함한 임원 26명에 차등 지급된 ‘스톡그랜트’가 자리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17일 공시를 통해 포스코홀딩스 및 사업회사 임원에 대한 주식보상으로 2만7030주를 지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일 종가 1주당 36만8000원 기준 99억8758만원, 약 100억원 규모다.

 

‘스톡그랜트’는 자기주식을 특별상여금 명목으로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제도로, 정해진 시기에 특정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과 다르다. 사실상 회사를 성장시킨 경영진이 챙겨가는 상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책임경영의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하지만 포스코 실적을 들여다보면 스톡그랜트를 챙길만한 상황이 아니다.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5.48% 줄어든 2조2950억원,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은 46.7% 감소한 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철강산업 부문의 부진에 더해 태풍 힌남노로 인한 복구 비용 발생, 화물연대 파업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영업이익 감소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 최정우 회장과 경영진들이 스톡그랜트를 챙긴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스톡그랜트와 책임경영을 함께 꺼내드는 것 역시도 엉뚱하다는 지적이다.  

 

尹정부와의 ‘불화설’도 계속…출구없는 위기

날세운 원로들 “최정우 회장의 부정적‧편견적 생각”

 

윤석열 정부로부터 포스코가 외면받고 있다는 점도 최정우 회장이 안고 있는 숙제 중 하나다.  

 

최 회장은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가 침수될 당시 현장에서 지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당으로부터의 질책을 받은 바 있다. 최 회장이 문재인 정부 당시 사령탑을 맡았던 만큼에서 정권 교체에 따른 수장 교체 가능성도 끊이질 않던 상황에서 터진 이같은 문제는 최 회장의 리더십에 큰 생채기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에 포스코가 제외되며 ‘불화설’이 가속화됐다. 포스코는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은 물론 경제계 신년회에도 불참한 바 있다. 

 

물론 최 회장으로서도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니다.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에 응해 40억원을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에 기부했고, 2차전지 소재 사업의 핵심 원료인 리튬 확보 역시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주총을 통해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최 회장의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내부적으로는 질타가 끊이질 않고 있다.

 

포스코 원로들은 포스코 원로들은 “지금 반도체‧운송업 등 많은 산업이 발달되어 있으나 그 기저에는 언제나 철강업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며 “국가기간산업인 철강업은 특히 비상시기에는 국가경제의 외통수를 지켜내야 하기 때문에 결코 모험기업에 예속될 수 없다.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에 예속된 것에 크게 우려를 표명한다”고 최 회장의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선후배간 포스코 특유의 전통적 교류 단절도 최정우 회장의 역사 부정적, 편견적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생각할 때 심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해 최 회장이 내부소통에도 소홀하다는 점을 직격했다. 

 

성명서 문안을 맡은 여상환 전 포스코 부사장은 “현 포스코 상황에서 어이없는 스톡그랜트에다 엉뚱하게도 '책임경영'을 갖다붙였던데, 직원들이 비웃는 그런 자해(自害) 방패는 내려놓고 책임통감을 해야 한다”며 “다 늙은 우리의 인내에도 한계는 있다. 포스코에는 심기일전이 시급한데 이건 경영리더십을 혁신해야 가능해지는 일”이라 고언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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