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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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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21
기고칼럼
아침의 詩
서대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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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
박스형
요약형
[이 아침의 시] 까치발 / 윤석산
까치발 내 키는 남들보다 한 치 가량 작다무얼 좀 꺼낼 참이면까치발을 들고도 간신히 닿을까 말까 그래서 세상의 일들늘 나보다 한 치 위에 자리하고 있다. 한 치 밖...
2020.08.10 10:07
서대선
[이 아침의 시] 달팽이 / 김두안
달팽이 달을 보며 걷다길이 아삭 밟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신발에 달라붙은 달팽이 집 풀밭에 닦아 버렸습니다어머니 생각 함부로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 풍뎅이 ...
2020.08.03 08:23
서대선
[이 아침의 시] 대추꽃 / 한상호
대추꽃 아무도 모르라고 몰라도 괜찮다고 잎인 듯 줄기인 듯 붉어지면 알 거라고 # ‘크게 한번 상처를 주어야 해.’ 대추나무 이파리 사이로 아기별 같은 “대추...
2020.07.27 08:48
서대선
[이 아침의 시] 여름 한나절 / 김선옥
여름 한나절 산 너머 구름 지나듯마을 어귀 호박잎 위로소낙비 지나는 소리 빈 마당 한구석조는 꽃 위로나비 한 마리 함께 졸고여름 한나절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
2020.07.20 08:40
서대선
[이 아침의 시] 뒤란의 시간 / 박형준
뒤란의 시간 뒤뜰이라는 말을 고향에서는 뒤란이라고 불렀다. 뒤란에는 대숲이 있고 감나무가 있고 그 감나무 아래 장독들이 놓여 있었다. 뒤란에는 새들 먹으라...
2020.07.14 08:34
서대선
[이 아침의 시] 소금 사막 / 류미야
소금 사막 바닥이 안 보일 때 그곳에 가 보리라 슬픔도 끝없으면 눈물조차 마르는 걸 그곳은, 눈물 버리고 돌아오기 좋은 곳 # 바닥을 볼 수 있는 “소금 사막”은 처...
2020.07.06 08:52
서대선
[이 아침의 시] 천 년, 만 년 / 문현미
천 년, 만 년 햇살 한 소쿠리 그냥 받습니다어제도 그리 하였고그제도 그리 하였습니다 밤이 되면달빛과 별빛 무더기로 받습니다 날마다 바라보는 하늘 아래어디선...
2020.06.29 09:05
서대선
[이 아침의 시] 다부원多富院에서 / 조지훈
다부원多富院에서 한 달 농성 끝에 나와 보는 다부원多富院은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려져 있다 피아彼我 공방攻防의 포화砲火가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아아...
2020.06.22 09:00
서대선
[이 아침의 시] 가자미 / 조창환
가자미 한 세상 가자미처럼 살았노라고 그가 말했다 밟으면 밟히고, 누르면 눌리고 갖은 수모와 굴욕과 수치를 견디며 납작 엎드려 살았노라고 말하는 입 꼬리가 ...
2020.06.15 09:23
서대선
[이 아침의 시] 감자떡 / 권정생
감자떡 점순네 할아버지도감자떡 먹고 늙으시고점순네 할머니도감자떡 먹고 늙으시고 대추나무 꽃이 피는 외딴집에점득이도 점순이도감자떡 먹고 자라고 멍석 깔...
2020.06.08 08:51
서대선
[이 아침의 시] 뭉클 / 이사라
뭉클 저녁이 쉽게 오는사람에게시력이 점점 흐려지는사람에게뭉클한 날이 자주 온다 희로애락가슴 버린 지 오래인사람에게뭉클한 날이 자주 온다 사랑이 폭우에 젖...
2020.06.01 08:20
서대선
[이 아침의 시] 깨끗한 수건을 모으다 / 한영옥
깨끗한 수건을 모으다 마음 푸근한 사람들과 마주앉아조근조근 주고받던 틈서리에 피었던말 꽃의 내음 순한 향내를 잃을세라 집으로 돌아와서깨끗한 수건에 잘 끼워...
2020.05.25 08:48
서대선
[이 아침의 시] 애기메꽃 / 홍성란
아기메꽃 한 때 세상은날 위해 도는 줄 알았지 날 위해 돌돌 감아 오르는 줄 알았지 들길에쪼그려 앉은 분홍치마 계집애 # ‘아픈 만큼 성숙(maturation)하는 걸까’, 성...
2020.05.18 08:54
서대선
[이 아침의 시] 밥상 / 이준관
밥상 밥상을 받을 때마다나는 상장을 받는 기분입니다.사람들을 위해세상을 위해별로 한 일도 없는데나는 날마다 상,푸짐한 밥상을 받습니다. 어쩐지 남이 받을 상을...
2020.05.11 08:43
서대선
[이 아침의 시] 객짓밥 / 마경덕
객짓밥 하나님은저 소금쟁이 한 마리를 물 위에 띄우려고다리에 촘촘히 털을 붙이고 기름칠을 하고수면에 표면장력을 만들고 소금쟁이를 먹이려고죽은 곤충을 연못...
2020.05.04 09:33
서대선
[이 아침의 시] 별똥 / 정지용
별똥 별똥 떠러진 곳 마음해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오. # ‘시간을 낭비’한 것이 인생을 살아오면서 제일 후회 된다고 하였단다. 그것...
2020.04.27 08:14
서대선
[이 아침의 시] 희망 / 신현정
희망 앞이 있고 그 앞에 또 앞이라 하는 것 앞에 또 앞이 있다어느 날 길을 가는 달팽이가 느닷없이 제 등에 진 집을큰소리 나게 벼락 치듯 벼락같이 내려놓고 갈 것...
2020.04.20 08:27
서대선
[이 아침의 시] 사월의 노래 / 박목월
사월의 노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2020.04.13 08:31
서대선
[이 아침의 시] 낙화시절 / 서정춘
낙화시절 누군가가<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봄에>문밖 세상 나온 기념으로사진이나 한 방 찍고 가자 해사진을 찍다가 끽다거를 생각했다 그 순간의 빈틈에카메...
2020.04.13 08:29
서대선
[이 아침의 시] 개가 뼈를 물고 지나갈 때 / 박지웅
개가 뼈를 물고 지나갈 때 누가 뼈 있는 말을 던지면덥석, 받아 문다너도 모르게 뛰어오르는 것이다네 안의 주둥이는 재빠르다말을 던진 사람은 모른다점잖게 무너진...
2020.04.06 08:59
서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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